빗장풀린 주식교환 M&A…한국도 '왓츠앱 신화' 열린다

정부 M&A활성화 방안 발표...벤처-구조조정 M&A 활성화 기대
대기업 문어발 확장우려...재계 "벤처생태계 더 공고해질 것"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6일 오전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M&A 활성화 방안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부는 상장법인에 대한 합병가액 산정 범위를 확대하며,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합병가액에 반영해 주식교환 방식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M&A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2014.3.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지난달 29일, 미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회사인 페이스북은 직원이 32명뿐인 모바일 메신저 회사인 왓츠앱을 160억달러에 인수했다. 우리 돈으로 17조원에 달한다. 앞으로 4년간 조건부로 왓츠앱 직원들에게 제공되는 주식까지 합치면 인수금액은 무려 190억달러(약 20조원)에 이른다. 말그대로 '세기의 빅딜'인 셈이다. 주목할 대목은 페북은 왓츠앱을 인수하면서 160억달러의 인수대금 가운데 120억달러를 페이스북 주식으로 지급키로 했다. 한마디로 40억달러에 왓츠앱을 인수한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과 같은 사례가 등장할 수 있게 됐다. 6일 정부는 기업 인수합병(M&A)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 지원 및 정부 지원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정부의 활성화 방안에는 그동안 금지돼 있던 주식교환형 M&A를 전명 허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정부 발표에 재계와 증권가는 벤처기업 생태계의 활성화와 구조조정 기업들에 대한 M&A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벤처기업 M&A 활발해질 것"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을 인수하려면 현금으로 피인수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는 것만 허용됐다. 기업들은 은행이나 펀드들로부터 자금을 빌려 해당 지분을 인수하고 장기적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M&A를 주로 했다. 이러다보니 차입금이 과중하거나 업황이 급격히 악화되면 M&A에 나선 기업이 쓰러지는 이른바 '승자의 저주'도 많았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현금이 없어도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M&A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정부가 합병가액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형태로 주식교환형 M&A를 허용하기 때문이다. M&A 과정에선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주기 마련인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선 현금으로 프리미엄을 주는 것은 제약이 없었지만, 주식으로 프리미엄을 주는 것을 막아놨다. 이번에 바로 이 빗장이 풀린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머저딜(주식교환형 M&A)은 그동안 합병가액에 대한 규제가 커서 국내 시장에선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며 "머저딜에서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하기 쉬워지면 주식 가치를 산정하기 어려운 벤처기업에 대한 M&A는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기업 문어발 확장? 그래야 벤처 육성

일각에선 주식교환형 M&A가 활성화되면 대기업이 벤처기업들을 싹쓸이해 벤처생태계를 말살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에 대해 재계에선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 오히려 벤처생태계를 조성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대기업이 벤처기업을 흡수합병하면 오히려 그게 성공신화로 남게 돼 벤처를 활성화할 것"이라며 "벤처기업가들의 꿈은 아이디어로 기업을 세우고 이를 대기업에 매각해 거액을 쥐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반짝했다가 사라질 수 있는데 대기업에 제값을 받고 매각하면 아이디어도 살리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벤처를 하려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 벤처생태계가 더 풍성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구글은 네스트랩스란 실내공기 조절기 개발업체를 32억달러(3조3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 회사 창업자는 애플 출신 엔지니어다. 아이팟 제품의 다지안과 개발을 담당했던 토니 파델과 매트 로저스가 만든 회사다. 애플에서 성공한 경험과 자본을 바탕으로 새로운 벤처를 만들어 제2의 성공신화까지 만든 셈이다. ◇구조조정 M&A도 조기 해소도 가능

최근 M&A 시장엔 구조조정 매물이 다수 나와있다. STX조선해양, STX팬오션 등을 비롯해 동부그룹과 현대그룹 등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내놓은 매물도 많다.

경기 침체기 M&A 시장은 활성화되기 어렵다. 대규모 자금을 동원하기 어렵고 자칫 차입금 부담 탓에 인수 회사가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차입금을 통해 M&A에 나섰다가 모회사가 어려움을 겪는 이른 바 승자의 저주도 많다. 주식교환형 M&A가 활성화되면 이같은 '승자의 저주'를 피할 방법이 생긴다. 주식을 교환해 M&A를 성사시키고 전략적 시너지를 낸 뒤 차후 주식 시장에서 차익을 챙기는 형태다. 특히 은행이 주도하는 구조조정 M&A의 해법으로 주식교환형 M&A가 대두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선 채권을 바로 회수하면 좋지만 매수주체가 현금이 모자랄 경우 주식형 M&A를 통하는 것을 전향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며 "전략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회사와 주식 교환형 M&A를 단행하고 정상회사로 전환한 뒤 채권을 회수하면 구조조정 M&A를 활성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과거에는 미국도 현금을 주고받는 M&A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주식교환형 M&A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주식교환형 M&A를 통해 한국 M&A시장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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