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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최대 수혜자 김신록 "배우 인생 2막 연 것 같아" [N인터뷰](종합)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2021-12-06 14:00 송고 | 2021-12-06 14:38 최종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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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박정자 역

김신록 /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작품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지난달 19일 공개된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지옥'(감독 연상호)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지옥'은 공개 하루 만에 드라마와 예능 등 TV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순위를 정하는 '넷플릭스 오늘 전세계 톱 10 TV 프로그램(쇼)' 부문(플릭스 패트롤 집계 기준)에서 당당히 1위를 거머 쥐는 등 글로벌 흥행도 거뒀다.

김신록은 '지옥'에서 박정자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박정자는 남편 없이 자녀를 키우고 있는 어머니로, 아이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다 지옥의 사자들을 마주하는 인물. 김신록은 사자의 시연과 고지의 과정을 설명하는 역할이자, 현실에 지치고 모성애만이 남은 인물의 감정을 풀어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주로 연극무대에서 활약했던 김신록은 드라마 '방법' '괴물'에서 밀도 높은 연기를 펼쳤고 이후 '지옥'의 최대 수혜자라는 평을 받으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드라마 '어느 날' '재벌집 막내아들' 등 쉼없는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신록은 6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지옥'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본 소감과 함께 연극을 시작으로 더욱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 마음가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지옥'을 통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실감하고 있나. 또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웹툰을 찾아봤을 때도 너무 재미있어서 영상화가 잘 될 것 같다는 감이 왔다. 박정자 역할이 주목을 받을 줄은 몰라서 어리둥절하고 기분도 좋다. 제 남편(박경찬)도 배우인데 제 남편 작업을 보고 가장 처음 평을 해주는 사람인데 '지옥'을 보고 이제까지 했던 모든 연기 중에 제일 잘 했다고 해줘서 뿌듯했다.(웃음) 지금은 '괴물' 이후에 제안이 들어온 작품을 찍고 있어서 (반응은) 인터뷰 자리가 많이 생긴 걸로 체감하고 있다.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배우 김신록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지옥'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인간이 누구나 죽기 때문이다.(웃음) 죽음이라는 건 전 인류의 가장 큰 화두이자 고민이자 두려움이다. 그걸 정면으로 조명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지옥이라는 건 두려움과 수치심, 피하고 싶은 마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그런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하는 불안감까지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주제다.

-지옥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아주 큰 맥락에서는 죽음 앞에 선 인간이 겪는 이야기이고 지옥이라는 건 인간의 상상력의 산물이기도 하고 종교적인 산물이기도 하지 않나. 그것이 더해지면서 인간이 원초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죽음 앞에서 얼마나 많은 상상, 감정, 생각을 하게 되는지 그것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대본으로 접한 박정자와 직접 연기로 표현한 박정자는 어떤 점이 같고, 또 차이가 있나.

▶'지옥'에 간다고 고지를 받고 죽는 역할인데 아이들의 엄마 역할이다보니 단면적으로 슬프고 연민을 자아내다가 끝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죽음 앞에 선 인간의 존재가 평면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다. 너무 이 인물이 단편적이거나 평면적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평범한 사람이지만 하찮거나 품위가 없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김신록 / 저스트엔터테인먼트 , 포토그래퍼 이승희 제공 © 뉴스1

-이 고민을 어떻게 해결했나.

▶추상적으로 모성을 연기한다기보다는 지킬 수 없는 것을 지키는 인간을 연기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변호사 사무실에서도 내가 어떤 것을 부탁하러 온 약자이기는 하지만 너무 계급적으로 미천하거나 하찮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인간 대 인간으로 겪는 심리적 갈등을 세분화해서 이해하려고 했다.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 박정자를 표현하면서 가장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인지.

▶감정적으로 힘들다기보다 5일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밀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고민이 있었다. 5일째 되는 날 밖에 사람들이 구경하러 와있고 집이 허물어져있고 아이들 방에 있다가 시간이 돼서 나오라고 하지 않나. 나오라는 장면이 있는데 그 순간에 남아있는 인간의 존엄을 최대한 발휘해서 옷을 추스르는 장면이 있다. (박정자를) 연기할 때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을 했다.
김신록 / 저스트엔터테인먼트 , 포토그래퍼 이승희  제공 © 뉴스1

-연상호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박정자에 대해 어떤 디렉팅을 했나.

▶'지옥'에서 사전 디렉션은 거의 없고 연기할 때 한, 두 마디 툭툭 해주시는 스타일이었다. 그런 것들이 캐릭터의 축을 미세하게 진동시키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인물이 훨씬 입체적이 되는 경험을 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공항에서 애들 보내고 민혜진 변호사가 나왔을 때 툭 하고 안도하는 모습이다. 원래 나는 나는 막 박수를 치면서 '감사합니다'라며 주저앉고 울먹이며 표현했다. 연감독님이 '김배우 연기 다 마음에 드는데 이 부분은 나와 다른 것 같네 툭 안도하는 느낌으로 했으면 한다'라고 하시더라.

-민혜빈 변호사 역의 김현주가 김신록의 연기를 보며 배우로서 자극을 받았다는데, 호흡은 어땠나. 

▶김현주 배우는 현장에서 연기했을 때 굉장히 진심이 느껴지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장면 중에 새진리회 사람들하고 변호사 사무실 분들이 박정자 집에 와서 계약을 하는 장면이 있다. 정진수(유아인 분)가 질문에 다 답하자 민혜진이 '그런 이야기까지 하실 필요 없다'라고 하는데 민혜진이라는 변호사가, 그를 연기하는 김현주 배우가 진짜더라. 현장에서 연기할 때도 든든했고 시청자로서도 인상적이었다. 박정자를 보호해주고 지켜주는 역할이고, 선배 배우로서도 따뜻하고 존경스러웠다.

-시즌2가 나오면 당연히 중요한 캐릭터로 나올 것 같은데 기대하고 있나. 어떻게 해석하고 연기했나.

▶지금 나는 시즌2가 20년후로 나올까봐 걱정하고 있다.(웃음) 나도 여러가지 해석을 찾아봤다. 작품을 받아봤을 때는 어떤 논리인지 해석하지 않았다. 돌아오는 박정자도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너무 다양한 방법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 시즌2로 이어질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너무 많은 것을 표현하지 않고 중립적인, 이제 막 시작되는 표정과 상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배우 김신록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박정민(배영재 역)과 유아인이 박정자의 엔딩 장면을 언급하며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직접 연기한 입장에서 (화면을 통해) 접하고는 어떤 기분이었나.

▶신이 났다. 웹툰에는 없는 장면이더라. 마지막에 그렇게 됨으로써 세계관이 확 더 열리는 것 같고 배우로서도 임팩트가 생겨서 좋았다.

-시즌2가 박정자 이야기부터 시작된다면 어떤 전개가 나올 것 같나.

▶감독님이 상상하지 못한 전개를 보여줄 것 같다. 이 사람이 귀환한 것이라면 메시아처럼 추앙받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이로 인해 또 다른 파쇼적인 사회가 나오지 않을까 상상해봤다.

-'지옥'의 최대 수혜자라는 평에 대해서는.

▶아마 내가 인지도가 제일 없어서 발견한 기쁨이 있으신 것 같다. 발견했으니 더 너그러운 찬사를 해주시는 것 같다. 인생에서 한 번 받을 수 있는 칭찬을 받은 것처럼 기쁘다.

-최근 '괴물' 이후 매체 연기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는데 잘 맞나.

▶'방법'을 하면서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게 굉장히 재미있다 또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가 전혀 접해보지 않은 환경에서 내가 해왔던 연기를 변주해서 해보는데 어떻게 작동하는지 프로세스를 쫓아가는 재미가 있더라. 모르고 새로운 부분이기 때문이다. 굉장히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배우가 되고 싶고 매체, 시각예술, 무용예술 등 여러 부분을 넘나들고 싶다.
김신록 /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서울대 지리학과 출신인데 어떤 계기로 배우의 길에 들어섰나.

▶대학 때 사회대 연극반 활동을 한 것이 결정적이다. 그보다 앞서 중학교 때 아버지가 지역 극단에 데려가서 연극이 아니라 인생을 배우라면서 다니게 하셨다. 공연도 보고 극단원들이 몸을 풀고 연습을 하는 걸 봤다. 연기 가르치는 자리가 있어서 그걸 보기도 했다. 그 시간이 내게 어렴풋하게 배우를 꿈꾸게 한 것 같다.

-올해 많은 작품을 했고 많이 주목받았다. 전후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매체 작업을 메인으로 하고 있는 것이 달라진 점이다. 저스트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하고 본격적으로 회사 신입사원이 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영화 드라마 세계를 적극적으로 탐색하는 마인드로 임하고 있다.

-올해는 어떤 해인가. 앞으로의 계획은.

▶시간이 지나면 올해가 내게 어떤 해인지 알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지금 느끼기에는 '지옥'에도 1, 2부가 있는 것처럼 내 인생의 2부가 시작된 해 같다. 여러 작품을 촬영하고 있는데 특색있는 작은 역, 전체를 끌어가는 큰 역할까지 두루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장르적으로도 일상적인 내용부터 다양한 것까지 해내고 싶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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