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뉴스1) 박진규 기자 = 호남을 기반으로 창당한 민생당이 4·15총선에서 완패했다.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생당은 이번 총선에서 단 한석도 얻지 못했다.
11명의 현역의원들이 모두 낙마하면서 20석의 원내 3당이던 민생당은 창당 2개월만에 존폐의 기로에 섰다.
특히 6선의 천정배(광주 서구을), 정치 9단 박지원(전남 목포), 17대 대선 후보 정동영(전북 전주병) 등 호남 대표 정치인들이 모두 고배를 마셨다.
비례대표 투표에서도 의석 확보 기준치인 3%에 못 미치는 2.71%의 초라한 득표율을 기록했다. 호남에서도 광주 6.36%, 전남 7.41%, 전북 6.33% 득표에 그쳤다.
이번 참패는 합당 과정에서부터 예견됐다.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의 3당이 노선이나 정책의 동일성보다는 눈 앞에 다가온 총선에서의 이해관계에 얽혀 급히 합치다 보니 다툼이 끊이질 않았다.
창당 초 당 지도부 구성부터 시작해 공천관리위원회 갈등, 범여권 비례대표 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둘러싼 계파간 충돌 등 외형상 물리적 통합만 이뤄졌을 뿐, 하나의 당이라고 볼 수 없는 형국이었다.
선거운동 기간 광주와 전남은 시·도당 선대위 구성도 하지 못했다. 각기 후보별로 알아서 선거를 치렀을 뿐 당 차원의 지원이나 전략은 없었다.
민생당 지도부가 선거운동 첫 날인 지난 2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총선 출정식을 가졌지만, 상당수 후보들마저 이 자리에 불참했다.
또한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후보들의 고사로 텃밭인 광주·전남에 지원유세를 다니지 못했다.
결국 선거 결과는 참패로 돌아왔다.
손 상임선대위원장은 지난 17일 해단식에서 "우리당이 존립 위기에 처했다"면서도 "국회의원 1명 없는 정당이지만 조직과 약간의 예산이 남은 상황에서 우리가 제3지대를 어떻게 펼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김정화 공동선대위원장도 "민생당의 후보들은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당의 후보로 나서줘 큰 희생과 고난을 감내했다"면서 “후보자들의 깊은 뜻을 받들어 당을 조속히 재정비하겠다"고 재건 의지를 내비쳤다.
민생당은 5월 전당대회를 준비해 새단장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이제 원외정당으로 전락하면서 인물과 자금 부족 등 각종 현실적인 한계로 인해 연명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호남이라는 지지기반이 사라진 현 시점에서 거대 양당 틈 속에서 민생당이 설 자리는 좁아 보인다.
김대현 위민연구원장은 "선거로 인해 급조된 정당이다 보니 원외 정당으로서는 버티기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낙선한 호남지역 중진들은 일부는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일부는 2년뒤 대선에서 호남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나름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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