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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뽑으면 개 된다”…온라인 선거교육 받은 18세 유권자 정치띵언


송고 2020-04-13 18:48   수정 2020-04-1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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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유권자 “더 나은 삶 살기위한 나의 소중한 한표 써볼 것”
교육청 권고 문자 발송만으론 새내기 유권자 선거교육 힘들어

13일 오후 부산 부경고에서 진행된 18세 유권자 선거교육에 참여한 고3 학생들이 자신만의 정치 띵언(명언)을 소개하고 있다.© 뉴스1 조아현 기자

(부산=뉴스1) 조아현 기자 = "어제의 일을 보고도 오늘 투표하지 않으면 내일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개 뽑으면 개 된다."

"누군가는 죽을 정도로 갖고 싶었던 권리를 제대로 누리자."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새내기 유권자들이 자신만의 정치 띵언(명언을 뜻하는 인터넷 용어)을 표현한 글귀들이다.

13일 낮 12시쯤 부산 부경고등학교에 재학중인 고3 학생들이 온라인 선거교육 수업을 통해 자신만의 정치 띵언을 만들어 표현한 한 마디들이 눈길을 끈다.

선거권 행사를 독려하는 다소 격한 표현부터 투표의 소중함을 깊이 체감하는 듯한 한 줄 명언들이 인상적이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신의 지역구 후보가 누구인지, 공약은 무엇을 발표했는지, 비례정당이 얼마나 있는지조차 구체적으로 잘 몰랐지만 오늘에서야 비로소 투표권이 얼마나 굉장한 의미를 가진 것인지 깨달았다고 했다.

부경고는 이날 창의적 체험활동 수업을 통해 인터넷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과 구글 클래스를 활용한 선거교육을 진행했다.

선거교육은 전체 고3 학생 170여명 가운데 만 18세 유권자 5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수업은 의무가 아닌 자율참여 방식으로 실시돼 실제 참여한 인원은 20여명으로 추산된다.

무선 인터넷이 불안정한 탓에 수업이 2차례에 걸쳐 끊기기도했고 학생들이 들어왔다가 나가거나 뒤늦게 온 학생들도 있었다. 학생들의 출석율은 비교적 높지는 않았지만 자발적으로 수업에 들어온 10대 유권자들의 의지는 적극적이었다.

이날 새내기 유권자들은 인류가 선거권을 가지기까지 어떤 역사를 경험해왔고 어떤 희생을 치러야 했는지, 18세 유권자들이 자신의 참정권을 인정받기까지 어떤 논쟁이 이어져 왔는지를 배우고 토론했다.

수업 내용은 선거권에 대한 의미와 올바른 투표를 하는 방법에 중점이 맞춰졌다.

13일 오후 부산 부경고에서 만18세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선거교육이 진행된 가운데 교사가 학생들과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뉴스1 조아현 기자

이융 한국사 교사는 "뉴스를 읽고, 후보별 공약집 같은 자료를 찾아보고, 주변 사람과 토론해 봐야 한다"며 "공부를 하지 않고 투표하는 것은 아이언맨 수트를 입고 하찮은 데 힘을 쓰는 것밖에 안 된다"고 호소했다.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가짜뉴스에 대한 문제점도 다뤄졌다.

이 교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지난 대선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가장 인기가 많았던 가짜뉴스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했던 내용"이라며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고 알아보지 않는다면 가짜뉴스에 현혹되기 쉽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후보가 시장에 나와 국밥을 먹고 오뎅을 먹는다고 서민은 아니다"라며 "풍부한 배경지식과 정치에 대한 관심을 통해 가짜뉴스를 판별할 줄 아는 현명함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플라톤이 말한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는 명언을 접한 학생들은 각자 자신만의 정치 띵언을 만드는 시간이 주어지자 펜을 들고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거침없이 써내려갔다.

1분가량이 지나자 학생들은 화면에 자신만의 띵언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민주주의란 누구에게나 똑같은 기회다' '개 뽑으면 개 된다' '어제의 일을 보고도 오늘 투표하지 않으면 내일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죽을 정도로 갖고 싶었던 권리를 제대로 누리자' '바른 지도자를 뽑아야 바른 세상에서 살 수 있다' '권리를 가졌을 때 누려라' '정치는 야생이다'까지 생애 처음으로 선거권을 가지게 된 새내기 유권자들의 다양한 명언들이 쏟아졌다.

김다인 고3 학생(18)은 "선거권을 갖기 위해 사람들이 오랜기간 투쟁해온 역사와 그 과정이 인상깊었다"며 "'(선거권을)안 주면 안주는 대로 살지 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 권리를 찾기 위해 헌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 18세 학생들이 선거권을 갖기까지 굉장히 많은 논의가 있었고 이는 인생에 한 번 밖에 없는 기회"라며 "지금부터라도 후보와 정당에 대해 공부하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나의 소중한 한표를 써보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곽민규 고3 학생(18)은 "사전투표를 하고 왔는데 친구들과 투표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이번 수업에 함께하게 됐다"며 "코로나 사태로 나라의 상황도 안좋은데 국민들이 투표하지 않으면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이득을 취하는데만 몰두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투표율 수치가 높아지는 것을 국회의원들이 체감한다면 조금이라도 국민들을 위한 법을 만들고 정치도 그런 방향으로 진행될 것 같았다"며 "주변에 보면 사전투표에 참여하고 인스타에 인증샷을 올린 친구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김성곤 부경고 교장은 "학생들의 선거교육 참여율이 생각보다 저조한 것 같은데 오늘 참여하지 못한 학생들은 담임교사를 통해 다시 한번 독려하고 교육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라며 "어찌보면 18년동안 기다려온 귀중한 참정권인 만큼 학생들이 투표를 통해 민주주의를 실감하는 시간으로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choah45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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