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해법 모색한 역동경제 로드맵…"단순지원 자영업정책은 아쉬워"

정부, 기업 밸류업·25조원 소상공인 대책 등 담은 역동경제 로드맵 내놔
"기업하기 좋은 환경 노력, 늦었지만 잘했다"…"재원 마련 대책은 어디에"

3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주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 회의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2024.7.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3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주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 회의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2024.7.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세종=뉴스1) 김유승 손승환 기자 = 정부가 서민·중산층 시대 구현을 목표로 하는 '역동경제 로드맵'을 올해 하반기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이번 대책에는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등 기업의 활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과, 약 25조 원 규모의 소상공인 대책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상이 담겼다.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환경을 조성하거나, 소상공인 경쟁력 제고 방안을 마련하는 등 경제 활력을 위해 정부가 근본적 해결을 시도한 점에는 긍정적 반응이 따른다.

반면 소상공인 대책이 이전의 단순 지원 위주 정책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구체적인 재원 마련 대책이 빠져 가시적 성과를 내긴 힘들 것이란 우려도 나타난다.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은 여느 때와는 달랐다. 총 10페이지에 걸쳐 우리 경제의 과거와 현재 문제를 짚어내고, 과제와 2035년까지의 향후 비전도 제시했다.

정부는 90년대 이후 우리 경제 성장 엔진이 주요국 대비 빠른 속도로 둔화했으며, 사회 이동성도 떨어져 양질의 일자리 부족, 부의 대물림 등 계층이동 인식이 줄어드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혁신생태계 강화 △공정한 기회 보장 △사회이동성 개선의 3대 축·10개 과제를 통해 역동경제를 구현해야 한다고 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역동경제 로드맵 등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7.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역동경제 로드맵 등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7.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특히 생산성 높은 경제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과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방안 등 구조적 해결책을 제시한 점에 대해 전문가들의 긍정 평가가 따른다.

정부는 대책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가치 제고를 위해 기업 승계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던 최대주주 주식 평가액 할증을 없애고,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는 방안을 하반기에 추진하기로 했다. 밸류업 기업에는 주주환원 증가분의 5%를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세제혜택도 부여하기로 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역동경제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해외에 나가려는 기업을 국내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 시작"이라며 "한마디로 늦었지만 잘했다"고 평가했다.

소상공인의 폐업을 지원하고 재취업을 유도하거나, 경쟁력을 갖춘 소상공인이 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해 구조조정을 꾀한 부분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을 통해 소상공인이 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최대 7억 원을 공급하고, 이들의 채무 조정을 위한 새출발기금과 연계해 재취업·창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폐업 점포 철거 지원금도 기존 250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에 비해 소상공인 비중이 커 그들끼리의 경쟁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이같은 정책으로 소상공인이 소기업이 되거나 취업자가 돼 시장에서 빠져나가게 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했다.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상가 밀집 지역. 2024.7.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상가 밀집 지역. 2024.7.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반면 이번 대책의 핵심인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이 단기적 지원책 위주로 편성됐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소상공인 경쟁력 개선 대책도 일부 존재하지만, 정책 대다수는 이들의 '버티기'를 연장하는 단순 지원책으로 구성됐다는 것이다.

전기료 20만 원 지원 대상을 연 매출 기준을 3000만 원에서 6000만 원으로 높여 대폭 확대하거나, 영세 소상공인에 대해 플랫폼 배달료를 지원하는 방안, 정책자금·보증부대출 상환기간 연장 등이 대표적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역동경제라고 표현은 했지만 이름이 어떻든 간에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미시적 대응책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국 소상공인더러 버티라는 대책에 불과하다. '일자리 부족'으로 취업 시장에서 떠밀려 온 이들이 자영업 시장에 몰려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정부가 돈을 충분히 들여 이들을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파산 문제부터 시작해 경제 자체가 허물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1~5월 걷힌 국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줄며 2년 연속 세수 펑크가 기정사실화됐지만, 재원 마련 대책이 빠졌다는 점 역시 논쟁거리다.

정 교수는 "재정 기반이 허약한 상태에서 역동경제 정책을 하려면 재원 마련 로드맵이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없다"며 "구조적 개선을 제대로 하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재정이 부족하다 보니 실제로 가시적 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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