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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남부 진격하는 이스라엘…북부보다 더 어려운 싸움 기다린다

진퇴양난 빠진 하마스…죽기 살기로 저항 예상
230만 피란민 생명도 위험…인질 생사도 아직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2023-11-20 15:14 송고
19일(현지시간) 공개된 사진에서 이스라엘군의 탱크가 가자지구의 도로를 지나가고 있다. 2023.11.2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19일(현지시간) 공개된 사진에서 이스라엘군의 탱크가 가자지구의 도로를 지나가고 있다. 2023.11.2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가자지구 북부를 완전히 장악한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소탕을 위해 이제는 남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스라엘 군의 남부 작전은 북부와 비슷한 방식으로 흘러가면서도 하마스 역시 진퇴양난에 빠져 죽기 살기로 치열하게 저항하면서 더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스라엘이 그동안 가자지구 북부의 주민들에게 대피를 촉구하며 모두 남쪽으로 보낸 만큼 더는 갈 데가 없는 민간인들의 안전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마스는 전투 외에 남은 선택지가 거의 없는 남부에서 더 강력한 적이 될 것"이라며 "현재 이곳에 몰려있는 수많은 민간인의 존재로 이스라엘의 남부 전략이 복잡해진다"고 보도했다.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인해 가자지구의 건물과 시설들이 처참히 무너져있다. 2023.11.20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인해 가자지구의 건물과 시설들이 처참히 무너져있다. 2023.11.20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공습하고 지상작전을 펼치며 하마스 소탕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이 과정에서 100만여 명의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에게 남부로 대피할 것을 촉구했고 하마스 의사당, 군경찰 본부 등을 차례로 점거했다.

또 현재는 하마스의 거대 지하 본부가 있다고 주장한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을 급습하며 수색하고 있다.

이처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를 완전히 장악했지만 하마스 대원들이 남부로 도망갔다며 남부로의 작전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하마스가 존재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자지구 남쪽을 포함하여 어디든 작전을 진행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고 남부 칸유니스 주민들에게 서쪽으로 대피하라는 전단을 살포했다.

이후 이스라엘군은 실제로 누세이라트 난민촌과 칸유니스 등을 공습했고 이로 인해 현재까지 26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1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도시 칸 유니스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희생된 시신을 현지 주민들이 수습하고 있다. 2023.11.1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1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도시 칸 유니스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희생된 시신을 현지 주민들이 수습하고 있다. 2023.11.1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무엇보다 이스라엘군은 최우선 표적으로 삼은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와 군사령관 무함마드 데이프가 가자지구 중부와 남부에 살아있다며 진격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이 진격 의지를 나타낸 만큼 하마스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육군사관학교 현대전연구소의 존 스펜서는 "남쪽에서도 똑같은 문제들이 있겠지만 이스라엘군이 모든 사람을 그곳으로 보냈기 때문에 민간인과 하마스 대원들을 구분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지상작전에서 지난 17일 기준 하마스 병력 약 100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3만 명으로 추정되는 전체 병력의 일부에 불과하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가 억류한 240여 명의 인질도 구출하지 못한 점도 걸림돌이다.

그동안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터널에 직접 진입하지는 않고 입구를 폭파하는 전략을 펼쳤지만 인질의 생사를 모르고 남부에서도 같은 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WSJ은 지적했다.

16일(현지시간) 공개된 사진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이동하고 있는 모습. 2023.11.17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16일(현지시간) 공개된 사진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이동하고 있는 모습. 2023.11.17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하마스가 더는 물러날 곳이 없듯이 가자지구 주민들도 오갈 데가 없는 신세다.

현재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유일한 육로인 라파 검문소는 외국 여권 소지자 등에게만 열려있으며 북부는 한 달 넘게 이어진 이스라엘군 공습과 지상작전으로 사람이 살 수가 없는 환경이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들을 또다시 더 작은 지역인 남서부 알마와시에 '인도주의 구역'으로 보내려 하지만 230만명을 수용하기는 어렵다.

이집트 역시 안전 등을 이유로 난민 수용을 거부하고 있으며 이미 지칠 대로 지친 피란민들에게 다시 떠나라고 설득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고 WSJ은 짚었다.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도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서 이스라엘에 구체적인 민간인 보호 방안을 세우기 전까지는 남부 진격을 미뤄달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까지 가자지구에서는 약 1만13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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