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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대전 중구의회 제254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 출석한 김광신 구청장이 2024년도 예산안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3.11.20 /뉴스1 ©News1 최일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대법원 선고를 열흘 앞둔 국민의힘 소속 김광신 대전 중구청장이 내년도 구정 구상을 밝히며 “새로운 변화를 위한 과감한 도전과 혁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1지방선거 후보등록 시 재산신고 과정에 일부 내역을 누락한 혐의로 1심에서 당선유효형, 2심에서 당선무효형의 엇갈린 선고를 받고 최종심을 기다리고 있는 김 구청장은 20일 제254회 중구의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 출석, 올해 대비 273억원(4.4%) 증액한 6482억원 규모의 2024년도 예산안을 제출했다.
김 구청장은 시정연설을 통해 “작년 7월 민선 8기 출발선에 서서 구민 행복과 중구 발전을 위해 막중한 소임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했다”며 “그 첫 다짐을 잊지 않고 내년에도 공직자들과 뜻을 모아 중구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고 구민의 목소리를 구정에 담아내겠다”고 말했다.
지난 1년 반의 성과와 내년 주요 사업을 설명한 김 구청장은 “5대 분야 47개 공약사업 중 11건은 완료했고, 나머지 36건은 정해진 로드맵에 따라 추진 중”이라며 “내년엔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중구 발전을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맞춘 판단력과 속도감 있는 추진력으로 우리가 그리는 미래를 현실로 실현시켜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날 본회의에 배석한 중구 간부공무원들 사이에선 “이번이 김 구청장의 마지막 시정연설이 될 수도 있다”라는 씁쓸한 목소리가 흘러나오며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엿보게 했다.
본회의 후 일부 구의원들은 내달 4일 3차 본회의에서 진행될 구정질문과 관련 “구청장이 직을 상실하면 질문 내용도 바꿔야 할 것”이라며 집행부 수장의 거취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고, “별다른 동요 없이 각종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고 담담하게 구정을 이끄는 김 구청장이 참 대단하다”라고 평하는 구의원도 있었다.
2021년 12월 말 기준 재산신고를 하면서 신규 매입한 세종시 토지계약금·중도금을 누락한 혐의로 기소된 김 구청장은 지난 4월 1심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아 직위를 유지(벌금 100만원 미만)했지만 두 달 후 2심 재판에선 당선무효형인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김 구청장이 대법원에서 극적으로 기사회생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2심 선고가 유지될 경우 내년 4월 22대 총선과 함께 대전에선 중구청장 재선거가 치러진다.
중구 정책개발실 관계자는 “고의성이 없는 일부 재산신고 누락으로 당선 무효에까지 이르는 건 가혹하지 않느냐”라며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내년에도 김 구청장이 '일하는 중구'를 만들어갈 수 있는 판결이 내려지길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cho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