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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의 '한국 자동차 사랑' 이야기 [선남국의 튀니지 통신]

2012년 합계 8%였던 신차 점유율… 작년엔 25% 달성
태권도·K팝 등 '한류' 일찌감치 전파돼 한국에 우호적

(튀니스=뉴스1) 선남국 주튀니지대사 | 2023-11-20 10:00 송고
선남국 주튀니지대사./ 뉴스1 DB

우리나라 최대 자동차그룹에서 최근 자사 유튜브에 올린 '정해인과 떠나는 이색적인 튀니지 여행'이란 동영상이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튀니지인들에게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남긴 댓글을 보니 "튀니지가 이렇게 아름답고 좋은 곳인지를 처음 알게 됐다"는 반응이 다수다. 이미 튀니지를 방문한 경험이 있는 분들은 "그때 느낌이 난다" "다시 가고 싶다"고 추억을 되짚는다.

튀니지인들은 한류스타인 정해인씨가 "튀니지를 이렇게 아름답게 보여줘서 고맙다"고 열심히 동영상을 퍼 나르고 있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해당 유튜브 영상의 영어 버전이 한국어 버전보다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많은 튀니지인이 한국을 좋아하고 있어 튀니지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이 동영상이 더 반갑고 기쁜 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아울러 이 기회에 튀니지인들의 '한국 자동차 사랑'에 대해서도 알려드리고 싶다. 튀니지에서 우리나라 현대차와 기아차의 성장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튀니지는 1994년부터 유럽국가 외에서 생산한 자동차 수입을 금지해 오다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자유화했다. 그러나 '만성적 외화 부족' 문제로 그 유출을 줄이고자 튀니지 정부는 2011년 이후에도 자동차 수입량을 매년 5~6만대 수준으로 제한해왔다.

이에 따라 튀니지 자동차 수입업체(딜러)들은 자체 회의를 통해 최근 3년간 판매실적(신차 등록 대수)을 토대로 다음 해에 수입할 수 있는 자동차 수량을 배분하고 있다.

'정해인과 떠나는 이색적인 튀니지 여행' 유튜브 영상 캡처. (현대자동차그룹 유튜브 캡처)
'정해인과 떠나는 이색적인 튀니지 여행' 유튜브 영상 캡처. (현대자동차그룹 유튜브 캡처)

기아차는 튀니지에서 지난 2020년(4864대)과 2021년(7019대) 연속 자동차 판매율 1위를 기록했고, 현대차는 2021년(6982대) 판매율 2위를 기록한 후 2022년(7420대) 1위로 올라섰다.

튀니지 자동차 신차 시장 점유율를 보면, 현대·기아차는 2012년 합계 8%를 점유한 이후 매년 꾸준히 2~3%씩 늘면서 2022년엔 합계 25%를 달성했다. 한국 차의 나라별 점유율로 따지면 상위 10위 안에 드는 성적이다. 튀니지인들이 그만큼 한국 차를 좋아한다고 할 수 있다.

튀니지 자동차 시장을 독차지했던 유럽·미국 브랜드들은 2012년 이후 그 점유율이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 결과, 튀니지 시장에선 일본 차와 우리 차가 경합을 벌이게 됐다.

2012년만 해도 프랑스의 대표적인 4개 브랜드 차량의 튀니지 내 합계 점유율이 40%를 넘었지만 이젠 다 합쳐도 현대차에 못 미친다. 독일 차도 크게 줄었고, 미국 차는 찾아보기도 쉽지 않다.

최근엔 일본 차도 튀니지 시장을 점차 중국과 인도 차(마힌드라)에 내주고 있다. 중국 차의 경우 2011년 이후 '체리'(Chery) 'MG' '하발'(Haval) 등이 튀니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2015년 튀니지 정부는 새로운 브랜드 차량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자국에서 조립 생산한 차량만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에도 중국의 'GAC' '지리'(Geely), 'BYD' 등 여러 브랜드가 자체 투자 또는 합작 형태로 튀니지에 들어왔고, 현재 튀니지에서 판매되는 중국 차 브랜드는 총 16개에 달한다.

2021년과 22년 튀니지 내 신차 판매에서 중국차들은 총합 11%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그 중에서도 체리, MG, 하발, 기리 등이 빠르게 성장했다. 체리의 경우 SUV 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22년엔 중국 차 최초로 튀니지의 신차 판매 10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홍보 문구를 부착한 현대차의 전기차./뉴스1 © News1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홍보 문구를 부착한 현대차의 전기차./뉴스1 © News1

튀니지에선 차량 구입시 배기량에 따라 차등 부과되는 소비세(20~84%)와 부가가치세(19%)를 내야 한다. 따라서 배기량 2000㏄ 이상의 차를 구입할 경우 차량 가격만큼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전기차는 소비세를 면제해주고,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 차량의 절반 수준으로 소비세를 줄여준다.

튀니지 당국은 전기차에 대해선 부가세를 더 낮춰주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튀니지에서도 장기적으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튀니지는 아프리카에서 자동차 부품 산업이 발달해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유럽 유수의 자동차 부품회사들이 튀니지의 우수한 저임금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이곳에 진출했다.

튀니지 자동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200여개 자동차 부품회사에 10만명이 고용돼 있다.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약 24억유로로서 튀니지 전체 수출의 14%를 차지한다고 한다. 수출 대상국은 독일(37%), 프랑스(21%), 루마니아(12%), 이탈리아(11%) 순이다.

우리나라의 유라코퍼레이션도 2007년에 튀니지에 부품공장을 설립해 이곳에서 생산한 제품을 동유럽의 현대차와 기아차 공장에 납품하고 있다. 이 업체는 그간 좋은 실적을 거둬 올 4월에 '제3공장'을 새로 설립했다. 현재 3개 공장에서 총 2600명의 튀니지 직원들을 채용, 지역 경제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튀니지는 우리나라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를 잇는 요지에 있다. 교육과 과학기술 수준도 아프리카에서 매우 우수한 편이고, 이슬람권이지만 '여성 파워'도 강하다.

튀니지엔 태권도와 'K팝' 등 한류가 일찍 들어와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정해인 탤런트의 동영상이 튀니지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빠르게 퍼져나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국민과 기업들도 튀니지를 포함한 아프리카에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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