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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했던 제주 원도심 활기 돌게 한 뜻밖의 손님들

[엔데믹 중국 관광객을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①
뜨거운 중화권 관광객 유치 경쟁…제주 한발 빨랐다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2023-11-20 07:00 송고
편집자주 팬데믹에 숨죽였던 외국관광시장이 중국 등 중화권 관광객을 중심으로 재개되고 있다. 중국관광객은 과거 저가관광 등 여러 문제점과 사회적 부작용도 있었지만 여전히 제주관광산업의 중요한 한축을 차지하고 있다. 뉴스1제주본부는 3회에 걸쳐 코로나 이후 바뀐 중국인들의 여행 트렌드와 제주도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 등을 살펴본다.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도착장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을 환영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뉴스1DB)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도착장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을 환영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뉴스1DB)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도민 A씨는 최근 제주시에 있는 한 고깃집을 찾았다가 생소한 풍경에 놀랐다. 자신의 일행을 제외하고 식당 손님 대부분이 중화권 관광객들이어서다.

이 고깃집은 따로 해외에 광고를 한적은 없다고 한다. 중화권 관광객들이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스스로 찾아온 것이다.

제주시 원도심에 위치한 B카페는 이전부터 내국인들 사이에서도 '핫플레이스'였지만 올해들어 중화권 MZ세대의 방문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이 카페 관계자는 "올해부터 젊은 중국인들의 방문이 늘었다. 정확한 통계를 내보지는 않았으나 체감상 전체 고객의 40% 정도는 돼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원도심 카페 역시 "중국인 비중이 70%로 추정된다"며 "음식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는 젊은층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카페뿐만 아니라 내국인 관광객들의 사진 명소인 용담 무지개 해안도로, 애월읍 한담, 함덕 해수욕장, 제주목 관아 등에서도 한껏 차려입은 MZ 중국관광객들을 쉽게 찾아볼수 있다.

인근 동문재래시장에도 중국인 방문으로 활기를 흐른다. 김원일 동문재래시장 상인회장은 "야시장(푸드트럭)을 중심으로 중국인 방문객이 증가했다"며 "아직은 야시장 이외 다른 상품 매출로 이어지는 수준은 아니지만 시장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했다.

제주시 관덕로 제주목관아에서 한복을 입은 외국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뉴스1DB)©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시 관덕로 제주목관아에서 한복을 입은 외국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뉴스1DB)© News1 고동명 기자

◇외국관광객 60만명 돌파...내국인 빈자리 메워


코로나19시대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못했던 외국관광객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 외국관광객수는 2016년 360만명이 찾아 정점을 찍었지만 2017년 사드 사태와 2020년 코로나19로 점차 급감해 2022년에는6만3945명까지 감소했다.

올해에는 11월18일 기준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60만3965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844.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약 60% 이상이 중화권이다. 고물가와 해외여행 재개 등으로 내국인 방문객이 다소 줄어든 공백을 외국인이 메워주고 있다.

국제선이 재개된 지 1년이 되지 않아 달성한 기록이고 제주~중국 직항노선이 점차 늘어난다면 내년에는 100만명도 가능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8월31일에는 사드 사태로 중단됐던 중국발 크루즈가 6년 5개월만에 재개해 11월7일 기준 62회 입항해 12만6845명이 찾았다. 내년에도 이미 372척이 제주에 기항 신청을 했다.

고무적인 것은 과거 카지노와 면세점에 집중됐던 중국관광객들의 소비가 다방면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관광자원이 없고 상권이 침체된 제주시 원도심에서 20~30대를 중심으로 한 중국관광객들이 발길이 늘었다.

제주를 찾은 중국 관광객들이 길거리 음식을 즐기고 있다(뉴스1DB)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를 찾은 중국 관광객들이 길거리 음식을 즐기고 있다(뉴스1DB)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도 미래성장과 빅데이터팀이 9월말~10월초 중국 중추절과 국경절 연휴 기간 중국인 관광객의 신용카드(BC카드) 결제금액을 분석한 결과 면세점 비중은 20.19%로 지난해 30.88%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56.34%에 비해 대폭 줄었다. 소비 비중을 업종별로 보면 기타 대형마트 종합 소매업(대형마트 등) 17.75%, 호텔업 11.97%, 한식 음식점업 11.97%, 여관업 10.42% 등 비교적 골고루 분포됐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개별여행, 자유여행을 하는 MZ중국인들은 버스 등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다보니 공항, 시외버스터미널과 가까운 원도심의 맛집이나 이쁜 카페 등을 즐겨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도, 변화한 트렌드 반영 단체-개별 투트랙 전략 

제주도는 관광시장이 개점휴업 상태였던 코로나19 시기에도 꾸준하게 해외 잠재 관광객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펼쳐왔다. 기존 제주 외국관광시장을 주도한 단체관광객뿐만 아니라 중국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개별여행객 유치에도 공을 들였다.

오영훈 지사는 올해 2월, 7월 두차례에 걸쳐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6월 제주포럼에서는 중국외교부 전 차관을 만나 단체관광 재개를 건의했다.

중국의 방한 단체관광 재개 발표(8월10일) 이후에는 일주일만인 8월18일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베이징에서 제주관광설명회를 개최했다. 제주도가 단체관광 재개를 염두에 두고 설명회를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베이징 제주관광설명회(제주도 제공)
베이징 제주관광설명회(제주도 제공)

코로나로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기 어려웠던 시절에는 '팝업스토어'와 'SNS'를 최대한 활용했다. 이같은 비대면 유치 방식은 오히려 현재 중국관광시장을 주도하는 중국 MZ세대에게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기간 중국 광저우에서 선보였던 팝업 행사는 SNS에서 누적 조회수가 644만회를 넘었다. 중국 MZ를 상대로 제작한 제주관광 홍보 웹툰은 301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중국 MZ세대의 잠재시장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부각돼왔다.

한국관광공사의 '중국 대학생 관광시장 조사보고서(2019년)'를 보면 중국 대학생 잠재 관광시장 규모는 대학생 약 2754만명, 석박사 약 264만명으로 추정된다. 2018년 기준 전체 중국인 해외여행 출국자 가운데 19~25세 비율은 23.4%, 26~35세는 35.2% 등 19~35세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중국 단체 관광 재개에 따른 수용태세 대책회의(제주도 제공)
 중국 단체 관광 재개에 따른 수용태세 대책회의(제주도 제공)

중국 관광객에 대비한 수용태세도 갖췄다. 과거 저가 단체관광의 부작용을 막기위해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나선 것이다.

도는 '제주관광산업의 고품질화'를 비전으로 삼고 3대 목표로 △고부가가치 관광상품 개발로 단체·개별 양방향 유치 △환대분위기 조성으로 제주관광 이미지 제고 △해외 관광시장 다변화를 통한 균형 성장을 설정했다.

또 △상품개발 및 유치 마케팅 △친절서비스 환대분위기 △관광사업장 지도점검 △관광시장 다변화 등 4대 분야에 10대 중점과제를 선정했다.

중국뿐만아니라 일본, 아세안, 유럽, 미국까지 관광시장의 다변화도 꾀할 방침이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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