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2.12.12/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
지난달 제조업에서 고용이 10달째 감소한 가운데, 이같은 흐름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제조업 생산과 수출이 개선된다고는 하지만, 고용 증가로 이어지기엔 아직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산업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 요인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도 예전 만큼의 증가세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0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7만7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지난 1월부터 10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 수는 3개월 연속 증가 폭이 확대돼 34만6000명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특히 제조업 고용 감소 폭은 4개월째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제조업 취업자는 3만5000명 감소했고, 8월엔 6만9000명, 9월엔 7만2000명, 지난달엔 7만명대 후반 감소 폭이 나타났다.
지난 9월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3.0% 증가했다. 10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1% 증가했고, 일평균 수출액도 26억2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7.6% 늘었다. 그럼에도 제조업 고용 감소가 이어지는 까닭은 아직 고용을 늘릴 만한 장기적 성장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제조업 등 광공업 생산이 작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여기엔 지난해 생산이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기저효과가 반영돼 있다.
지난해 광공업 생산 증가 폭은 꾸준히 줄어들기 시작해 그해 9월 0.1% 증가했고,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따라서 고용이 증가할 만큼 제조업이 나아졌다고 보기엔 이른 시점이다.
수출 증가율 또한 10월 들어 플러스(+)로 돌아서긴 했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간 꾸준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만큼 회복 영향이 고용까지 이어지긴 미미한 수준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제조업에서 일부 생산이 증가하는 것은 맞지만 장기적인 산업 개선 전망은 보이지 않고, 실제 개선이 되더라도 인력 고용을 늘리는 형태의 투자는 일어나고 있지 않다"며 "수출도 개선이 됐다지만 감소 폭이 축소돼 온 것이어서 고용 증가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라고 분석했다.
![]() |
13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11.1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
제조업 일자리는 대표적인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된다. 서비스업 등 여타 업종 일자리와 비교해 고용 안정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40대 취업자 수와 함께 고용의 질을 나타내는 척도로도 활용된다. 그런 의미에서 제조업 고용 감소는 그만큼 우리 경제가 좋지 못하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제조업 일자리는 산업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 요인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정체될 수 있다. 중국의 추격으로 반도체 등 주력상품의 대중(對中) 무역 흑자가 예전만 못하고, 향후 우리 경제를 지탱할 뚜렷한 신산업도 아직 보이지 않아 앞으로 양질의 일자리 수가 얼마나 늘지 미지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조선, 철강만 보더라도 예전 같은 경쟁력이 있었으면 고용이 늘어 지금처럼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수출 경쟁력이 약해진 만큼 신산업 성장없이는 제조업 고용이 예전처럼 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k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