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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군이 가자 북부 지구에 진입해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2023.11.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지상작전을 펼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인 다수가 사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가자지구 민간인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아랍권을 비롯해 국제사회의 여론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찰스 브라운 미 합참의장은 기자들로부터 '민간인 사상자가 많아지면 미래의 하마스 무장 세력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렇다"고 답했다.
NYT는 이에 대해 "민간인 사망자가 증가하지만,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지지한다고 선언한 이스라엘과 바이든 행정부 사이의 분열을 드물게 엿볼 수 있는 발언"이라고 풀이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길어질수록 분쟁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일부 관리들은 하마스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강력한 대응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전 세계의 동정심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하마스는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삼고 지하 벙커, 무기 저장고, 로켓 발사대를 학교나 모스크, 병원 지하에 배치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군사 작전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화요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주변의 올가미를 조이고 있다"며 가자지구의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벙커에 숨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정보 당국자는 신와르의 정확한 위치는 여전히 불분명하며, 이스라엘 보안·정보당국이 그의 행방 관련 어떠한 정보를 수집했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결국 신와르 등과 같은 하마스 지도부를 색출하기 위해선 병원과 같은 시설을 공격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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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벨베디어에서 열린 전미자동차노조(UAW)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 백악관을 나서면서 취재진을 만나 “이스라엘에 사흘보다 더 긴 교전 중지를 요청했다”고 밝히고 있다. 2023.11.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민간인 사상자로 인한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에 이스라엘과 미국은 가자 북부 주민들에게 재차 대피를 촉구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인도주의 차원에서 하루 4시간씩 교전을 일시 중지하기로 했으며, 가자 북쪽에서 남쪽으로 안전한 통로를 허용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미군 지도부가 거의 매일 전화 통화를 통해 이스라엘 측에 더 계산적이고 정밀한 표적 공격을 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군사 목표물에 1000~2000파운드(0.45~0.9t)의 폭탄 대신 250파운드(약 113kg) 소형 위성 유도 폭탄을 사용하도록 촉구했다.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을 지낸 케네스 F. 매켄지 주니어 장군은 이스라엘의 작전이 매우 신중하게 진행됐다면서도 전략적으로 볼 때 "시간이 반드시 이스라엘의 편이 아니다"고 우려했다. 즉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하마스의 10월7일 기습 공격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으며, 폐허로 변한 가자지구와 민간인 사상자 관련 보도가 연일 쏟아지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운 합참의장 또한 "내가 관여했던 거의 모든 전쟁은 생각한 것보다 오래 지속됐다"며 "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상자에 둔감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스라엘 첩보기관 신베트의 전 국장 야코브 페리는 군과 정보기관이 10월7일 공격을 감행한 하마스 지휘관들을 사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브라운 합참의장과 마찬가지로 그는 "우리는 4~5년 안에 그들의 아들들과 싸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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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시티와 가자 북부의 다른 지역에서 남부 지역으로 탈출한 팔레스타인인들이 2023년 11월8일 도로를 걷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단체 하마스 사이의 전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 AFP=뉴스1 |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