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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유선 이어폰 단자가 사라진 이유[손엄지의 IT살롱]

이어폰 단자 없애면서 디자인 고민 줄어들고 배터리 성능 늘려
무선 이어폰 불편해 다시 유선 이어폰으로 넘어오는 사람도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2023-10-23 05:30 송고 | 2023-10-23 09:31 최종수정
(LG전자 제공)
(LG전자 제공)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다시 유선 이어폰을 쓰는 게 멋으로 통한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기껏 무선 이어폰을 쓰라고 동그란 이어폰 단자(전기기기, 전기장치 등이 외부의 회로와 연결되는 부분)까지 없앴는데, 기술을 역행하는 유행이다. 

유선 이어폰 단자가 없어진 건 2016년 애플의 아이폰 7 시리즈가 시작이다. 스마트폰을 살 때 제공하던 이어폰도 당연히 사라졌다. 그리고 이는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가 따라 했다.

여기서 말하는 이어폰 단자는 지름 3.5㎜의 동그란 구멍을 이야기한다. 이를 3.5파이라고 부른다. 그동안 우리는 동그란 구멍에 꽂는 이어폰을 이용해왔다.

COMS의 블루투스 리시버 제품 (네이버쇼핑 갈무리)
COMS의 블루투스 리시버 제품 (네이버쇼핑 갈무리)

예전에 쓰던 이어폰을 그대로 쓰려면 블루투스 리시버나 3.5파이 변환 젠더를 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선 이어폰의 대세를 따르거나, 충전 단자에 맞는 새로운 이어폰을 구매해야 한다. 

애플이 이어폰 단자를 없앤 이유는 우선 '디자인' 때문이었다. 이어폰 단자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4㎜ 두께가 보장돼야 한다. 최근 스마트폰의 두께가 7~8㎜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단자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상당히 고민스러웠을 거다.

애플은 '포트리스 디자인'과 같이 간결한 디자인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포트리스 디자인이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충전 단자를 없애는 디자인을 의미한다.

단자를 없애면서 확보한 공간은 '성능' 개선에 힘썼다. IT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신 배터리 크기가 커지며 수명이 15% 이상 늘어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스마트폰의 카메라가 중앙이 아닌 구석으로 간 것도 배터리 용량 확보와 관련이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이 얇아지고 가벼워지면서 디자인은 조금씩 계속 변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적인 요인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당시 '에어팟'이라는 무선 이어폰을 만들었고 다른 회사들도 무선 이어폰을 잇달아 출시했다. 이어폰 단자가 사라지면서 무선 이어폰은 불티나듯 팔렸다.

삼성전자의 C타입 이어폰 (네이버쇼핑 갈무리)
삼성전자의 C타입 이어폰 (네이버쇼핑 갈무리)

유선 이어폰을 이용하길 원하는 고객에겐 C타입 이어폰이라는 새로운 상품을 팔 수도 있게 됐다. 핸드폰을 살 때 제공하던 무선 액세서리에서도 이어폰이 빠졌고, 이제는 스마트폰과 이어폰은 당연히 따로 구매해야 하는 기기가 됐다.

무선 이어폰이 만들어지면서 전에 없던 편리함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케이블 선이 없어 옷이나 가방 등에 걸리지 않아 손발이 자유롭고, 충전 케이스에 넣어 보관하기 때문에 휴대성이 좋다는 것이다. 노이즈 캔슬링 등 이어폰의 기능도 더 많아졌다. 

하지만 불편도 많다. 무선 이어폰은 충전을 신경써야 하고, 제품의 수명도 있다. 스마트폰에 적합한 무선 이어폰이 따로 있다. 아직도 스마트폰 제조사와 다른 회사의 무선 이어폰을 쓰면 호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가격도 비싸다.

아이러니하게 누군가는 돈을 더 지불하면서 불편을 사게 됐다. 기술의 발전이라고 볼 수 있을까. 유선 이어폰의 시대가 오면 배터리 탈부착 스마트폰의 시대도 도래할지 모를 일이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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