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무권구속 유권석방, 법치몰락 정의기각'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9.2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되면서 실망한 여권 지지층을 어떻게 달랠지 국민의힘의 고심도 커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가결된 이후 구속 영장도 발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법원이 27일 새벽 기각으로 판단하자 당황한 국민의힘은 비공개 최고위에 이어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등 당황한 기색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그동안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를 앞세워 대야 공세에 나섰지만 영장이 기각되면서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특히 이재명 대표 영장 기각이 추석 밥상머리 민심에 오를 것인 만큼 이 대표의 구속을 원했던 지지층의 달래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 기각이 유죄가 아니라는 점을 적극 알린다는 계획이다. 자칫 기각이라는 말로 이 대표의 범죄 혐의가 없어지는 것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당원 게시판이나 문자, 카드뉴스, 플래카드 등을 통해 이 대표의 범죄 혐의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지지층에서는) 화가 많이 나 있는 상황"이라며 "법원이 김명수 사법부 알박기를 해서 이렇게 된 것이라는 걸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재명 대표가 죄가 없다고 기각된 게 아니다"며 야당 대표니까 공익적 감시 대상이라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것 아니냐. 그럼 연예인은 더 많은 사람이 얼굴을 아니까 증거인멸을 못하는 것이냐"고 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의 공세에 맞서 재판은 사법 당국에 맡기고 여야가 이재명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나 민생을 챙겨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재명 사법리스크 때문에 정치 이슈 공방에 빠져 있는데 이제 벗어나 민생을 해야 한다"며 "그동안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당의 주요 의제였는데 어찌됐든 체포동의안은 처리됐으니 이제 의제에서 조금 빠져서 이재명 대표 재판이 화두가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사법 당국에서 알아서 할테니까 민생 행보로 치열하게 싸우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재명 대표 영장 기각 결정이 단기적으로 국민의힘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각이란 결정이 일반 국민에게는 죄가 없다는 것으로 비치면서 야당에서 주장하는 정적 제거라는 프레임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민주당 내부에서 당 외부의 친명(친이재명)계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커지면 당이 분열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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