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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정(바른손이앤에이 제공) |
지난 9월27일 개봉한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다.
최근 '거미집' 인터뷰를 진행한 정수정은 극중 라이징 스타 한유림 역을 맡았다. 한유림은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의 젊은 여공 역을 맡은 주연 배우이자 차기작이 줄줄이 서 있는 대세 배우로, 어떻게든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촬영해야만 하는 김감독의 애를 태우다 가장 마지막으로 재촬영에 합류한다. 특히 정수정은 영화와 영화 속 영화, 양쪽에서 활약을 펼치며 극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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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정(바른손이앤에이 제공) |
정수정은 '거미집'을 통해 기라성 같은 선배 배우들과 열연을 펼쳤다. 그는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박정수, 장영남 등이 다 계시는데, 이런 분들이랑 한 호흡으로 같이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하고 재밌고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나는 언제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매일 느꼈다"며 "송강호 선배님은 워낙 애드리브의 달인이니까 생각지도 못한 거에서 '빵빵' 터지는 걸 던지더라, 그래서 '이렇게 하면 되는 거구나, 근데 그 생각을 어떻게 하셨을까' 싶기도 하고, 늘 감탄하면서 봤던 기억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전부 너무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장영남 선배님이 혼자 이끌고 가는 신에서 현장에 있던 모두가 박수를 쳤는데 기억에 남는다"라며 "저런 에너지를 본받아야 하는구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극 중 갈등을 유발하는 캐릭터를 소화해 호평을 얻은 정수정은 "영화 자체가 신선하고 새로워서 연기하는 맛이 느껴졌다"라며 "사실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는 게 스스로 만족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좋은 얘기를 해주면 힘을 얻고 연기를 또 할 때 자신감을 얻게 되는 건 당연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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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정(바른손이앤에이 제공) |
'당찬 역할을 선호하냐'는 물음에 "저는 (역할에) 늘 열려있다"라며 "마냥 당차지 않은 것도 해보고 싶긴 해도 당찬 이미지가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어떤 이미지에 대한 불만이나 그런 건 전혀 없고 오히려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다"라며 "'거미집'에서도 유림이 신여성인데, 저뿐만 아니라 민자(임수정 분), 미도(전여빈 분), 오여사(박정수 분), 백회장(장영남 분)도 모두 다 할 말하고 당돌하고 당찬 여성인데 지금 현대 여성상과도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해서 그런 점에서 좋은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거미집'에 대한 열렬한 애정을 드러낸 정수정은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을 받은 '거미집'을 통해 지난 5월 프랑스 칸을 처음 방문해 그 의미를 더했다.
그는 "처음부터 느낌이 좋았던 작품이고, 내가 대본을 봤을 때도 좋았는데 칸 영화제도 가고 보신 분들도 재밌다고 해주니까 내가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꿈같고 생각도 못한 칸 영화제까지 가게 된 거다, '거미집' 팀이랑 같이 가니까 '거미집'을 연속으로 찍는 느낌도 들고, 재밌었다"라며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운이 좋은 건데 계속 운이 좋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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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정(바른손이앤에이 제공) |
또한 그는 "올해 데뷔한 지 14년인데 별로 그렇게 연차를 생각해 본 적은 없다"라며 "나이나 데뷔 연차를 생각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고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 생각한다, '한 게 없지는 않고, 열심히 해왔고, 앞으로 더 행복하게 살아가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가수 활동에 대한 생각을 묻자,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는 것도 아니어서 아쉬움이 너무 크다"라며 "그래도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요즘은 다 하는 게 무기인 것 같고, 다 할 수 있는 사람도 흔치 않기 때문에 저도 기회가 된다면 앨범을 내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 열려 있고, 활동에 대한 벽을 치는 건 없다"며 "좋아하는 장르가 너무 많아서 내가 하면 뭘 해야 하나 고민도 했고, 난 그냥 (음악을) 들어야 하는 사람인가 생각도 했는데, 나를 잘 찾아줄 수 있는 프로듀서가 나타나면 앨범을 내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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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정(바른손이앤에이 제공) |
seung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