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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다음은 中?… 정부 'APEC 계기 한중회담→내년 시진핑 방한' 추진

북러 밀착·내년 美대선 불확실성 등에 한중도 '관리 외교' 돌입
전문가 "習 방한 여건은 아직… 한중 공통분모 발굴 노력 먼저"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이창규 기자 | 2023-09-27 14:00 송고 | 2023-09-27 14:22 최종수정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대통령실 제공) 

정부가 출범 이후 '한미동맹 강화·발전' '일본과의 미래지향적 협력'에 집중해왔던 대외 기조를 올 하반기 들어 '다변화'하려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최근 중국과의 대화·소통 강화에 힘쓰는 모양새여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달 들어 윤석열 대통령은 리창(李强) 중국 총리와, 그리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우리나라의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 한중 양국관계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윤 대통령과 리 총리의 회담은 이달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시 주석의 한 총리 접견은 23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개최된 아시안게임(AG) 개회식에 한 총리가 우리 정부 대표로 참석하면서 성사됐다.

그 배경은 다르지만 한중 양국 정상들이 저마다 상대국의 '행정부 2인자'들과 각각 회담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특히 이들 회담에서 한중 양측은 우리 정부가 차기 의장국을 맡는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와 더불어 한중 간 교류·소통 활성화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우리 정부는 작년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대외적으로 미국과의 협력 폭을 넓히는 데 집중해왔다. 또 올 3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을 기점으로 한일관계 개선 흐름을 이어오는 데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한미일 3국 협력'이 전례 없이 강조되는 모습을 보이자 그동안 미국과 전방위 패권경쟁을 벌여온 중국 당국의 '경계'가 지속돼왔던 상황이다.

특히 △작년 말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 갈등과 △윤 대통령의 올 상반기 외신 인터뷰 중 대만 관련 발언에 따른 중국 측의 반발, 그리고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의 내정간섭 논란 등이 이어지면서 한중관계의 경색 국면이 심화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중 간의 소통 강화 움직임에 대해 양국의 '필요'와 함께 최근 동북아시아 역내를 포함한 국제정세 변화 기류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태극기(왼쪽)과 중국 오성홍기./뉴스1
태극기(왼쪽)과 중국 오성홍기./뉴스1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이후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달 13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무기거래·군사기술 이전 등에 관한 사항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게댜가 미 정가에선 내년 11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고, 일본에서도 하반기 중 중의원(하원) 해산 및 조기 총선거 실시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중추국가'를 국정목표 가운데 하나로 제시한 우리 정부는 2024~25년 임기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수임에 따른 국제적 역할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와 더불어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 가운데 하나다.

외교가에선 이처럼 다양한 정세 변화 요인들이 한중 양국 간 '관리 외교' 필요성을 요구하는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 내에선 연내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와 더불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한중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이르면 내년 초쯤 시 주석의 방한을 성사시키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에선 그간 한일중 정상회의에 국가주석이 아닌 총리가 참석해왔다.

아직 한중 양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는 상황이지만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이 이번 APEC 정상회의에 나란히 참석하고, 이를 계기로 정상회담에 임한다면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APEC 계기 정상회담 이후 1년 만이 된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시 주석이 APEC 회의에 참석하면 한중정상회담도 열릴 것"이라며 "중국이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시 주석 방한은 아직 여건이 성숙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위해선 한중 간 공통분모를 발굴하고 심화시키는 노력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한중 간 고위급 교류뿐 아니라 중·저위급 교류도 활발히 하면서 양국 간 토대를 튼튼히 마련해야 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앞서 한 총리 접견 당시 방한 의사를 '먼저'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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