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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뭇한 작황에 밤잠이 안 와"… 북한, 연일 '풍작' 선전 눈길

주민들 "우리 수고를 땅도 알아줬는가…" 풍년 예견
가을걷이 한창인데 벌써 들뜬 분위기… '성과' 자신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23-09-25 06:00 송고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가을걷이 앞둔 북한 농촌.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가을걷이 앞둔 북한 농촌.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식량난 해소에 사활을 걸어온 북한이 올해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아 연일 '풍작'을 선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최근 가을걷이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농촌 각지 소식을 보도하면서 "흐뭇한 작황이 펼쳐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24일엔 올 8월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폭우 피해가 발생한 강원도 오계농장·월랑농장의 벼 수확 현황을 전하며 "벼포기들이 큰물(폭우)에 잠겼던 그땐 상상도 못 했던 풍요한 가을을 맞이했다"고 선전했다.

신문은 "침수 논들에서 지난해보다 더 많은 알곡을 수확할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이들 농장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태풍 피해 직후 상황 점검과 복구를 위해 2차례 찾았던 곳이다.

신문도 이 같은 사실을 거론하며 "포전들에 펼쳐진 작황은 총비서 동지의 애국헌신의 노고와 심혈이 안아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 내 최대 곡창지대로 꼽히는 황해남도 재령벌에서도 "예년에 없는 흐뭇한 작황"이 펼쳐졌다고 한다.

신문은 "올해라고 해서 특별히 일기 조건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나날이 심각해지는 재해성 이상 기후 현상은 의연히 나라의 전반적 농업 생산에 적지 않은 후과를 미쳤다"며 그보다는 영농물자 보장과 과학기술적 농사가 '풍작'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가을걷이에 나선 북한농민이
 가을걷이에 나선 북한농민이 "이런 흐뭇한 작황을 마련하고 보니깐 정말 기쁘다"며 "우리 수고를 땅도 알아주는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신문은 특히 관련 '지침'을 내리고 그 실현을 위해 온갖 조치를 다 취한 김 총비서의 '심혈과 노고' 또한 거듭 칭송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에서도 유사한 내용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평양 강남군의 한 농민은 "작황이 좋다. 농사가 얼마나 잘 됐는지 요샌 밤잠이 오지 않는다"고 들뜬 마음을 전했다.

다른 농민도 "이런 흐뭇한 작황을 마련하고 보니깐 정말 기쁘다"며 "우리 수고를 땅도 알아주는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물론 북한의 가을걷이가 아직 한창 진행되고 있는 데다 '가을 태풍'의 한반도 북상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북한의 올해 농사 성과를 예단하긴 다소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올해 북한 매체들의 관련 보도에선 작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읽힌다. 특히 북한 매체들은 올해 작황이 좋은 요인으로 벌써부터 김 총비서의 '농업정책'을 꼽고 있어 그만큼 올해 '풍년'에 대한 자신감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북한은 심화된 식량난을 해소하겠다며 올해 달성해야 할 12개 경제과업 중 1순위로 '알곡 고지 점령'을 제시했다. 이후 북한은 농기계 생산·보급 확대 등을 통해 식량 증산에 집중해 왔다. 즉, 이 같은 정책 집행이 '효과'를 봤다는 게 북한 측 주장인 셈이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도 북한의 식량 사정이 전보다 개선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단 작년보다 식량 수입이 늘었고, 쌀에 앞서 밀·보리 수확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정부 당국의 설명이다. 북한은 최근 '이례적'으로 러시아의 식량 지원을 거절했다고 한다.

다만 북한 매체들의 관련 선전전이 '허풍'이 아니라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난 해소에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이 될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당국과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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