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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소속의 국가대표 외야수 최지훈. © News1 문대현 기자 |
SSG 랜더스의 주전 외야수 최지훈(26)은 2023시즌을 누구보다 기다렸다. 잘 할 자신도 있었다.
지난해 그는 144경기 모두 출전해 타율 0.304(팀내 1위) 10홈런 61타점 31도루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고,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에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경험했다.
올스타전과 WBC는 각각 정수빈(두산 베어스)과 최지만(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대체 선수였지만 결국 실력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했던 행운이었다. WBC에서는 2경기 3타수 2안타 2볼넷 1타점 4득점을 기록했다.
자신감이 붙은 최지훈은 시즌 초 22경기에서 타율 0.352(88타수 31안타) 6타점 16득점 2도루로 순항했다. 이로 인해 6월 발표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그러나 전반기 막판부터 침체에 빠졌다. 4월28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때 왼쪽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2주 가량 쉬었는데 이후 타격감을 잃었다.
결국 최지훈은 전반기를 타율 0.269로 마쳤다. 후반기 들어 간간이 몰아치는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타율은 나아지지 않았다.
원체 승부욕이 많기로 소문난 최지훈 스스로가 납득할 수 없는 성적이었다.
최근 뉴스1과 만난 최지훈은 "작년에 해둔 게 있다 보니 솔직히 기대가 있었다. 준비도 잘 됐다. 그러나 4월 발목을 다친 후 타격의 밸런스가 무너졌다. 안 다치고 쭉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지훈은 콘택트가 좋은 유형이지만 지난해 10홈런을 치며 장타에 대한 가능성도 엿봤다. 그러나 올해 성적이 부진하자 주위에서는 '장타를 의식하다 보니 힘만 잔뜩 들어가고 결과가 안 난다'는 지적이 새어 나왔다.
이에 대해 그는 "전혀 장타를 의도하지 않고 있다. 나는 타석에서 오른쪽 다리를 높게 드는 스타일이었는데 왼쪽 발목을 다친 후 그 폼을 유지하는 게 힘들었다"며 "부상 이후 부진했던 것이지 장타를 의식한 것은 전혀 아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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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던 최지훈. 2023.3.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스스로 납득하지 못할 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그 감정에 사로잡혀 있을 수만은 없다. 이제 소속팀 생각은 잠시 내려두고 AG에 집중해야 한다.
야구 대표팀은 2010 광저우 대회 우승 이후 4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WBC에서 최지훈은 막내 그룹이었으나 AG 대표팀에서는 다르다. 대표팀 멤버 중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해 동생들을 이끌 위치다.
또한 백업 멤버에 그쳤던 WBC와 달리 이번에는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의 부상 이탈로 주전 중견수 출전이 유력하다. 류중일 감독이 이정후의 이탈 후 최지훈의 주전 기용을 시사하기도 했다.
최지훈은 "첫 번째 국가대표에서 강력한 경험을 하고 왔는데 이번에는 내가 선수들 중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해 부담도 된다. 태극마크를 달면 당연히 잘 해야 하는 것이라 더욱 그렇다"고 부담감을 털어놨다.
이어 "국가를 대표해서 출전하는 대회니 만큼 잘 해야 겠다는 생각 밖에 없다. 마냥 '잘 하겠다'라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지훈은 "소속팀에서도 그랬지만 대표팀에서도 어떻게 해서든지 이길 수만 있다면 몸 사리지 않겠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