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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가 21일 방영한 북러 정상회담 기록영화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경호차량으로 포착된 현대차. (조선중TV 갈무리)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러시아 방문 당시 현대자동차를 사용한 러시아 측의 경호를 받는 모습이 공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21일 조선중앙TV는 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을 조명한 '조로(북러)관계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한 사변적 계기'라는 제목의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영상에서 김 총비서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방탄 차량을 4대의 승합차가 사방에서 호위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는 모두 현대차의 '스타리아'로 보인다.
기록영화에는 현대차 엠블럼이 편집되지 않고 그대로 방영됐다. 다만 이 경호차량들이 러시아 번호판을 달고 있는 것으로 미뤄 북한이 경호를 위해 직접 가져온 것이 아니라 러시아 측이 제공한 의전 차량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 시장 판매량 1위를 기록할 만큼 러시아에서 인기를 끌었다. 현대차가 러시아에서 의전 차량을 비롯해 여러 용도로 사용되는 것이 특이한 일은 아닌 것이다.
특히 우크라 전 발발 이후 한러관계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초코파이나 '도시락' 라면 등 가공식품은 여전히 러시아에서 높은 매출을 보이며 호평을 받는 러시아 시장에서 '한국산'에 대한 인식은 좋은 편이다.
러시아가 김 총비서의 의전 차량으로 현대차를 제공한 데에도 별도의 정치적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제작한 김정은의 기록영화에서 한국의 브랜드인 현대차의 로고가 그대로 노출됐다는 점에서 '편집 실수'가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한다. 북한은 실제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을 무단으로 녹화중계할 때도 화면에 잡힌 현대차 광고판을 모자이크 처리하는 등 한국 브랜드 노출에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 입장에서 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제공된 대대적인 러시아의 의전과 경호는 '고마움'의 대상이다. 만약 북한이 러시아의 의전 제공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영상을 편집했다면 오히려 외교적 결례로 여겨졌을 것으로 보인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