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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3일 (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2023.9.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북한 김정은 총비서와 만나 군사 협력을 도모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달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이 방중 직후 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평양으로 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10월17일 예정된 '일대일로(一帶一路) 포럼'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회담하면서 "10월 베이징에서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의 세밀한 양자 협상이 열리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해 곧 중러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올해 중러는 이미 한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3월 시 주석은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푸틴 대통령에게 중국에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때문에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통한 긴밀한 양자회담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최근 김 총비서를 각별하게 대우하며 군사협력을 중점으로 한 북러 간 밀착을 강화한 뒤 이뤄지는 것으로, 더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신냉전' 구도에서 3각 밀착에 집중하는 북중러 3국의 밀착 고도화의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제사회의 눈을 신경 쓰지 않는 북러의 고강도 밀착이 '위험한 거래'로 평가받는 상황에서 중국의 입장이 다소 모호한 상황인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의 용인의 수준을 뛰어넘는 북러 간 노골적 행보에 대해 중국은 '적극적 지지'를 표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중국은 미국과 '대국'으로서의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서 명분을 잃는 행동을 하는 것을 경계하기 대문이다.
다만 미국과 정면승부가 쉽지 않은 중국의 입장에서는 한동안은 신냉전 구도의 지속이 필요하기 때문에 북한과 러시아를 밀어내기도 어렵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체포 영장을 발부한 이후 첫 해외 순방지로 중국이 '대국굴기'(大国崛起) 달성을 위해 추진하는 일대일로 포럼을 택하며 나름의 '성의'를 보이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중국이 북러의 밀착에 대해 계속 '암묵적 묵인'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은 북러에게 '불편한 소리'를 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만일 푸틴 대통령이 중국 방문 후 곧바로 평양으로 향한다면, 중국의 이와 같은 입장을 확인한 데 따른 것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과 러시아는 이르면 10월 초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최선희 외무상의 회담을 갖기로 합의한 상황이다.
북러가 10월이 되자마자 고위급 대화를 갖는다면, 여기에서 푸틴 대통령의 방중 이후 방북도 최종 합의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양 측의 고위급 대화의 시점이 10월10일 북한의 당 창건 기념일을 넘긴다면,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은 10월 중에 성사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
9월 김정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 후 곧바로 10월에 푸틴 대통령의 '속전속결' 방북 답방이 이어진다면 이는 북한과 러시아의 강력한 '속도전 밀착'을 재차 과시하는 행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