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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펙수클루 팀’이 18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9.1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판도가 몇 년새 변하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에 권고되는 위산 분비 억제제는 해외제약사의 'PPI'(프로톤 펌프 억제제) 제제가 오래 자리잡고 있었지만, 최근 대웅제약 펙수클루(성분명: 펙수라잔) 등 'P-CAB'(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가 등장하면서 판세가 흔들리고 있다.
펙수클루는 국산 34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P-CAB 계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로, 지난해 7월 국내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국내에서 P-CAB 제제가 2019년 처음 등장한 점을 고려하면 후발주자 인 셈이다. 그러나 출시 1년 만에 누적 처방액 500억원을 넘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대웅제약 본사에서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진재훈 소화기사업팀 마케팅본부 팀장, 이창형 펙수클루 PM(Product Manager), 이주강 펙수클루 PM, 김혁 펙수클루 PM, 이아름 펙수클루 MSL(Medical Science Liaison)을 만나 펙수클루의 경쟁력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펙수클루, 기존 PPI제제 대비 '긴 반감기·빠른 약효' 장점
기존에 주로 쓰이던 PPI 제제는 위산 분비의 최종단계에 있는 프로톤 펌프와 결합해 위산 분비를 억제한다. 약물이 혈액에 흡수돼 위산을 분비하는 위의 벽세포에 작용하는 것으로 위산에 의해 활성화된다. PPI 제제는 위산에 의해 활성화 과정이 필요한 만큼 아침 공복이나 식전 30분에 복용해야 한다. 또 반감기가 짧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반면 P-CAB 제제는 PPI 제제와 전혀 다른 기전을 가졌다. P-CAB 제제는 위벽 세포에서 위산 분비 최종 단계에 위치하는 양성자 펌프와 칼륨 이온을 경쟁적으로 결합시켜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위산에 의한 활성화 기전이 없는만큼 약물이 위에 도착하자마자 약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김혁 펙수클루 PM은 "위식도 역류 질환 치료제 중에서도 펙수클루는 9시간이라는 가장 긴 반감기를 가지고 있다. 야간 증상을 치료하는 데 매우 유리하다"며 "만성기침 증상 개선은 P-CAB 제제 중 펙수클루만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김혁 PM은 펙수클루의 강점으로 △야간 위산분비 증상개선 △빠른 약효 발현 △만성기침 증상개선 △식사와 상관없는 복용 △약물 간의 낮은 상호작용 △약효의 일관성 △저렴한 약가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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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펙수클루 팀’이 18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9.1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
◆누적 매출액 500억원 코 앞…"'P-CAB' 패러다임 전환이 목표"
펙수클루는 국내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의약품 표본 통계정보인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펙수클루는 발매 1년 이후 누적매출 364억원을 기록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이번달 기준 누적매출은 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펙수클루팀은 빠른 성장의 비결로 마케팅 부분에서 P-CAB 제제의 우수성을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알린 점을 꼽았다. 또 다른 성공전략으로는 소화기내과와 다른 진료과에 각기 다른 마케팅을 적용한 점을 꼽았다.
이주강 PM은 "펙수클루가 PPI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고자 개발되고 출시된 약물인만큼, 펙수클루가 PPI 시장을 대체하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전략"이라며 "(경쟁사인 케이캡과) 펙수클루 모두 항궤양용제 시장에서 PPI 제제를 P-CAB으로 바꿔나가는 즉, 패러다임을 바꿔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형 펙수클루 PM은 "다양한 온·오프라인 학술 프로그램 을 통해 P-CAB 제제와 펙수클루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며 "소화기내과와 그 외 타과에서의 전략을 다르게 두고 있다"고 말했다.
진료과별 핵심 전략으로 이창형 PM은 류마티스 내과와 수술과에서 NSAIDs(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와 병용하도록 하고, 이비인후과 영역에서 인후두역류질환 환자 치료시 PPI 대안으로 펙수클루를 소개하고, 항혈전제 제제 투여시 위장관 출혈 예방차원에서 펙수클루 사용하도록 하는 등의 전략이 있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국내로서는 다소 생소한 MSL(제약의사)을 팀에 투입해 마케팅에 힘을 보태고 있다. MSL이란 연구자와 의료인들이 필요하는 약품이나 장비 등을 파악해 회사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의료 전문가를 뜻한다. 이아름 MSL은 펙수클루팀에 투입된 전문가로, 펙수클루의 임상단계에서부터 참여해왔다.
◆‘K-신약’ 세계에 알려…2027년 100개국 진출 목표
P-CAB 시장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BCC에 따르면 전 세계 P-CAB 시장은 지난 2015년 610억원에서 오는 2030년 1조8760억원으로 연 평균 25.7%씩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해외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펙수클루는 지난해 7월 출시 1년도 안돼 필리핀, 에콰도르, 칠레 등 3개 국가에서 품목 허가 승인을 획득했으며, 현재는 약 18개 국가와 기술 수출 계약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소화기1팀은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68회의 온라인 세미나와 150회 이상의 온라인 세미나 등 200건이 넘는 온·오프라인 세미나를 통해 펙수클루를 전세계에 알려왔다고 밝혔다.
그 중에서도 지난 5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23 미국 소화기 학회(DDW 2023)’에서 국산 신약인 펙수클루가 위식도 역류질환의 치료 패러다임을 기존 PPI에서 P-CAB로 바꿔나갈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밝혔다.
DDW 2023에서 대웅제약은 △국내 케미컬 약제 최초로 오프라인 부스 전시 진행 △국내외 KOL(Key Opinion Leader)를 연자로 한 학술 심포지엄 '펙수클루의 밤' 개최 △펙수클루의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포스터 발표를 진행했다.
진재훈 소화기사업팀 마케팅본부 팀장은 "DDW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국내 신약 '펙수클루'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었다"며 "전 세계 전문가들로부터 'K-pop, K-Food에 이어 'K-medical'의 시대에 한 걸음 다가간 것 같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가슴이 벅차 오르는 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아름 MSL은 "전세계 위식도역류질환 P-CAB 시장에서 펙수클루가 넘버원(1등)이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전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도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