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전 헤레디움에서 열리는 안젤름 키퍼 개인전 전경. 2023.9.14/뉴스1 © 뉴스1 김일창 기자 |
대전에 있는 헤레디움은 2024년 1월31일까지 독일 태생의 세계적인 작가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의 개인전 '안젤름 키퍼: 가을'(Anselm Kiefer: Herbst)을 연다.
키퍼는 20세기 후반의 신표현주의 미술 운동의 주요 인물로 평가받는 작가다. 문화적 기억과 정체성, 역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기반으로 역사와 신화, 문학적 소재에서 촉발된 다층적 주제들을 작품으로 표현해 왔다.
키퍼가 회화의 환영(illusion)과 재료의 성질을 공존시키는 방식은 캔버스의 물리적 실재감을 상기시키고 구체성과 추상을 넘나들며 작품에 은유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모래와 밀짚, 나무, 재, 진흙, 납과 같은 비(非) 회화적인 재료들을 사용해 반(反) 회화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이미지와 물질, 텍스트가 함께 어우러지기도 한다.
1992년부터 파리와 바르작을 오가며 활동하는 키퍼는 1980년 제39회 베니스비엔날레 서독 파빌리온의 대표 작가로 선정된 후 뒤셀도르프 시립미술관, 베를린 구 국립미술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구겐하임 빌바오, 런던 왕립 미술 아카데미, 파리 퐁피두 센터, 파리 로댕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다수 개최했다.
2007년에는 파리 루브르 박물관으로부터 조르주 브라크 이후 최초로 영구 설치 작품을 의뢰받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키퍼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작품을 포함 총 18점의 작품으로 구성되는데, 이는 국내에서 열리는 키퍼의 개인전 중 가장 큰 규모다.
키퍼는 오스트리아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R. M. Rilke)의 시 수 십편을 외우고 있을 정도로 릴케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고백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그의 신작들은 릴케의 '가을날'(Herbsttag, 1902), '가을'(Herbst, 1906), '가을의 마지막'(Ende des Herbstes, 1920) 세 편의 시를 기반으로 한다.
한편, '유산으로 물려받은 토지'라는 뜻의 헤레디움은 1922년에 만들어진 구 동양척식주식회사를 복원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이곳은 2004년 문화재로 등록됐고 다양한 고증자료와 분석을 통해 옛 모습을 최대한 살린 채 복원됐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