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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에서 키운 고기 '배양육'…단백질 미래 될까[미래on]

소·닭·돼지·푸아그라·생선·캥거루 배양육 연구 중
닭고기는 미국, 싱가포르서 시판 허가 받아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2023-09-12 05: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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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농무부가 식품기업 두곳을 상대로 실험실 배양육 판매를 승인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은 식품기업 업사이드푸드가 캘리포니아 에머리빌에서 생산한 닭고기 배양육이다. 2023.6.2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미국 농무부가 식품기업 두곳을 상대로 실험실 배양육 판매를 승인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은 식품기업 업사이드푸드가 캘리포니아 에머리빌에서 생산한 닭고기 배양육이다. 2023.6.2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축산업은 기후변화 유발, 환경 오염, 부지 부족, 공장식 축산의 비윤리성 등 다양한 과제에 직면했다. 대안으로 배양육 산업이 점차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축 감염병, 사료 원료 가격 널뛰기 등으로 육류 공급 불안정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공급 불안정은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저렴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사랑받는 닭 고기도 지난 1년새 10%가량 올랐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9월1일 기준 육계 1㎏은 1년 전 5617원에서 10.5% 오른 6210원에 거래됐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배양육은 이같은 한계에 대응할 수 있고 동물권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 입맛에도 부합한다는 게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배양육은 1990년대 줄기세포 연구가 발달하며 이론적 가능성이 열렸다.

2013년 네덜란드 연구팀이 3억여원을 들인 소고기 패티 배양육을 최초로 공개하며 연구에 탄력이 붙었다.

배양육은 동물의 세포를 채취한 뒤 배양액에서 키워 육류 제품을 만드는 기술이다. 소, 닭, 돼지, 푸아그라, 생선, 캥거루 등 다양한 종류가 개발되고 있다. 배양육은 식물성 대체육에 비해 기존 육류와 유사하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과 싱가포르 당국이 닭고기 배양육을 시판 허가하는 등 시장은 형성 단계다. 컨설팅기업 AT커니(AT Kearney)는 배양육이 2030년 대체육을 포함한 전체 육류 시장의 10%를 점유하고 2040년에는 35%를 점유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 선점 및 식량 안보 차원에서 여러 나라가 배양육 기술을 개발 중이다. 미국은 2020년부터 5년간 총 350만달러 규모의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고 중국도 2021년 '제14차 국가 농업 및 농촌 과학 기술 발전 5개년 계획'에 배양육 기술을 포함했다.

한국 정부도 관련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4월 홍진기 연세대 교수는 정부 지원으로 고단백 파우더 고기를 개발했다. 이 파우더는 소고기 안심이나 닭가슴살의 두 배가량 되는 단백질을 가졌다. 이외에도 영남대, 서울대, 중앙대, 충북대, 한국식품연구원 등이 배양육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CJ제일제당, 대상, 롯데, 다나그린, 씨위드, 셀미트, 스페이스 에프, 티센바이오팜 등 기업도 배양육 투자에 나섰다.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농식품 테크 스타트업 창업 박람회(AFRO 2023)'를 찾은 업체 관계자들이 돼지고기 배양육으로 만든 소시지를 선보이고 있다. 2023.7.2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농식품 테크 스타트업 창업 박람회(AFRO 2023)'를 찾은 업체 관계자들이 돼지고기 배양육으로 만든 소시지를 선보이고 있다. 2023.7.2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배양육 상용화 시대가 눈 앞에 다가오며 식품 안전성과 산업 성장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는 제도 논의도 필요해졌다.

양용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규제 연구 보고서에서 "배양육 상용화를 앞둔 시점이므로 식품유형을 정하고 법적 정의를 정립해야 한다"며 "배양액, 지지체, 식품첨가물, 항생제의 안전성 기준과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배양액과 식품첨가물은 식용 허가를 받은 성분을 활용하도록 하는 포지티브 리스트 방법을 원칙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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