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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장원준.2021.5.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두산 베어스 베테랑 투수 장원준(38)이 위기에 빠진 선발진에 한줄기 희망을 쐈다.
장원준은 6일 서울 잠실 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5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두산이 한화를 4-1로 꺾으면서 장원준은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장원준이 2경기 연속 선발승을 따낸 건 지난 2017년 9월2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부터 2018년 3월25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3경기 연속 선발승을 챙긴 이후 1899일만이다.
지난달 2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며 통산 130승을 채운 장원준은 등판 직후 2군에 내려갔다가 1군 선발진에 구멍이 생기면서 다시 부름을 받았다.
장원준의 역할은 막중했다. 두산은 현재 딜런 파일, 최원준, 곽빈 등 핵심 선발 3명이 각각 부상과 부진 등으로 이탈한 상태다. 당장 7일 경기에도 박신지가 대체 선발로 들어간다. 장원준을 시작으로 선발이 연쇄적으로 무너지면 연패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도 선발진에 대한 걱정을 피력하며 "이번 주가 최대 고비"라고 했다. 장원준이 스타트를 잘 끊어줄 필요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장원준은 자기 몫을 다 했다. 지난 4일 경기에서 10점을 뽑아낸 한화 타선을 최소 실점으로 봉쇄했다. 구속과 구위는 전성기 시절에 한참 못미쳤지만 '단짝' 양의지와 배터리를 맞춰 노련함을 무기로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한화 타자들을 공략했다.
이날 장원준은 새로 장착한 투심(42구)을 기반으로 슬라이더(26개), 체인지업(15개), 커브(4개), 포심(1개) 등을 고루 던지는 '팔색조 피칭'으로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경기 후 이승엽 두산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장원준이 2경기 연속 최고의 피칭을 해줬다. 노련한 투구로 베테랑의 가치를 입증했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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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장원준. 2018.7.8/뉴스1 © News1 DB |
장원준은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좋지 않았지만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 최근 선발 투수들이 일찍 무너져서 한 이닝이라도 길게 던지자는 마음으로 올라왔는데 5이닝 이상 던지게 돼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선발 복귀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일까.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 장원준은 이전과 비교해 보다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장원준은 "지난 번 등판은 제 야구 인생이 걸려있었기에 긴장이 많이 됐다. 그런데 그 경기에서 130승을 달성했고, 모든 미련을 털어냈기 때문에 오늘은 마운드에서 좀 더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승리로 통산 131승을 따낸 장원준은 임창용(130승)을 제치고 다승 단독 10위로 올라섰다. 3승을 더하면 9위 김원형 SSG 감독(134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하지만 장원준은 "다승 기록에 대한 욕심은 전혀없다. 지금으로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 선발 장원준이 호투를 펼치면서 두산은 계산이 서는 선발 투수 한 명을 확보했다. 현재 선발진에 변수가 많아 향후 장원준의 쓰임새가 확대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장원준은 "감독님께 특별히 들은 말은 없다. 나중에 코치님과 얘기해봐야 알 것 같다"면서 "지금 선발진이 좋지 않은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superpow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