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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 마스가 부르는 韓 노래?…AI 가수 등장 속 가요계 미래는 [N초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2023-06-06 07:00 송고
인공지능 브루노 마스 보컬로 만든 뉴진스의 '하이프 보이' 영상 갈무리
인공지능 브루노 마스 보컬로 만든 뉴진스의 '하이프 보이' 영상 갈무리
최근 가요계에서 인공지능(AI)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인공지능 커버들도 대중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이 가수들의 자리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는 가운데, 과연 인공지능 커버 등의 인공지능 가수들은 앞으로 가요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하이브(352820)와 SM엔터테인먼트(041510) 등 대형 기획사들의 인공지능을 이용한 음원 제작이 활발해진 가운데, 유튜브 및 틱톡 등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에서는 인공지능 커버곡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명 가수의 목소리를 딥러닝으로 학습한 인공지능을 활용해 다른 가수가 부른 곡을 유명 가수가 가창한 것 처럼 만드는 것.
이 중 '후앰아이 AI커버'(WhoAmI AiCover)라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만든 브루노 마스 버전 '하이프 보이'(Hype Boy)는 유튜브에서 150만회(6월5일 기준)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영상은 뉴진스가 부른 '하이프 보이'를 브루노 마스의 목소리를 학습한 인공지능을 활용해 마치 브루노 마스가 직접 부른 것 같은 효과를 줬다.

해당 곡은 브루노 마스의 창법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많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이에 브루노 마스 버전 '하이프 보이'는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에서 3억회 이상의 스트리밍 기록을 내기도 했다.

여기에 '크립트 AI 커버스'(Krypt's AI Covers)라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만든 위켄드 버전 '큐피드'(CUPID)도 화제를 모았다. 해당 영상 또한 앞서의 경우처럼 팝가수 위켄드의 목소리를 학습한 인공지능이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드'를 부르는 것으로, 위켄드의 목소리와 창법을 그대로 따라했다. 유튜브에서는 134만회(6월5일 기준)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인공지능 커버 곡 제작 방식은 간단하다. 이미 유명 가수의 목소리를 학습한 인공지능을 사용해 커버곡을 만들어주는 사이트가 존재해, 음원을 가지고 해당 사이트에서 변환만 하면 1분 만에 인공지능 커버곡의 생성이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 해당 사이트에서는 기존의 유명 팝가수들의 목소리로 인공지능 커버가 가능하게 했던 기능의 다수를 막아뒀다. 가수들의 목소리 역시 저작권으로 보고, 다수의 해외 가수들의 에이전시에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 News1 DB
© News1 DB
저작권 논란은 최근 위켄드와 드레이크가 부른 것으로 알려진 '허트 온 마이 슬리브'(Heart on My Sleeve)에서 촉발됐다. 두 사람의 컬래버레이션 곡으로 인기를 끌던 이 곡이 사실은 인공지능으로 만든 가짜 음원이라는 것이 밝혀졌고, 이에 유니버설뮤직 그룹은 자사가 저작권을 보유한 곡에 대해서는 인공지능 커버곡 게재를 금지해 달라고 유튜브 등의 플랫폼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공지능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서 커버곡들 역시 우후죽순 만들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가수들의 목소리 역시 넓은 의미의 초상권의 개념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등장하고 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뉴스1에 "초상권처럼 목소리에 대해서도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해야 부작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만약에 주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 맞다"라고 얘기했다.

이외에도 인공지능 커버 등의 기술들이 실제 가수의 입지를 약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음반 제작 자체를 인공지능 보컬로 대체한다면 누구나 손 쉽게 제작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현재는 구글이 지난 5월 출시한 뮤직LM으로 수월하게 인공지능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가요 관계자는 "인공지능이 가수의 영역까지 대체할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큰 위협으로 보인다"라며 "과거 사이버 가수 '아담'의 경우 실제 보컬이 따로 있는 경우였지만, 이건 아예 실체가 없는 디지털상의 무언가가 음악을 만들고 부르는 상황이다, 만약 좀 더 기술이 발전해 인공지능과 사람의 구별이 불가능해진다면 음가수들의 입지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오히려 인공지능 음악 시장의 한계가 있다며 음악의 가치를 높이는 K팝 산업계의 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 평론가는 "현재 K팝 시장을 주도하는 몇몇 기획사에서는 비대면, 가상현실을 접목한 가요계의 변화를 예상하고 있는데 오히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대면 공연, 아날로그 음반에 집중하는 반대 성향을 보이고 있다"라며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에서 결국 실체가 있는 존재와의 '대면'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느낀 것이라고 보는데, 기획사들 역시 새로운 기술을 계속 개발하기 보다는 K팝 자체의 가치, 가수들의 가치, 콘텐츠의 본질적인 가치를 되돌아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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