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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화 "차정숙 향한 응원, 이런 반응은 처음…나도 감격·위로" [N인터뷰]①

JTBC '닥터 차정숙'에서 차정숙으로 열연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23-06-05 06:10 송고 | 2023-06-05 08:36 최종수정
배우 엄정화 /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엄정화 /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정말 다시 제 전성기가 왔나요? 너무 행복한데, 믿기지 않아요"라며 엄정화가 웃었다. 다시 엄정화의 시대다.

1993년 데뷔한 엄정화는 가수와 배우 사이의 장벽을 깨고 30년간 대중의 곁에서 연기와 노래를 들려줬다. 두 분야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며 사랑받은 그는 안주하지 않고 늘 도전해왔다. 파격적인 무대를 꾸몄고 새로운 콘셉트에 도전했으며, 믿고 보는 연기력으로 다양한 장르 속 인물로 분했다. 나이나 결혼 등 대중 연예인에게 주어진 편견 어린 시선, 갑상선암으로 다시 노래를 부르지 못할 뻔했던 위기를 넘어 엄정화는 다시 대중 앞에 섰다.
그는 지난 4일 종영한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극본 정여랑/연출 김대진)에서 타이틀롤을 맡아 열연했다. 집안일에 파묻혀 살던 차정숙이 늦은 나이에 다시 꿈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 남편의 불륜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지만, 좌절한 가운데에서도 차정숙은 오롯이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나선다. 엄정화는 스스로 차정숙이 되는 것은 물론, 보는 사람들도 차정숙을 응원하길 바랐다. 더불어, 차정숙처럼 늦은 나이에 좌절하지 말고 무엇이든 도전하는 용기를 갖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연기했다.

동시기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그는 김완선 이효리 등과 함께 무대에 선다. 예전 추억을 재소환하는 것뿐만 아니라, 요즘 세대에게 더욱 새로운 분위기로 다가서는 가수 엄정화다.

배우이자 가수 엄정화로 사는 요즘 그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때로는 차정숙으로 불리고, 자신을 모르는 어린 친구들에게 엄정화로 불리는 게 신기하단다. 차정숙을 통해 스스로 찾는 행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배우 엄정화 / JTBC 닥터 차정숙 제공
배우 엄정화 / JTBC 닥터 차정숙 제공

-'닥터 차정숙'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차정숙'을 하면서 정말 많은 응원을 받고 있고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더라. 차정숙을 연기하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게 보시는 분들이 공감하면서 진심으로 느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시청자분들이 차정숙을 정말 많이 응원해주시더라. 어떤 상황에서도 차정숙을 지켜야한다는 응원을 받는데, 이런 것을 처음 느끼게 해준 캐릭터다. 정말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다. 실시간 반응을 보면 '그래서 엄정화 어떻게 됐대' 라든지, 길에서 보면 저보고 '차정숙'이라고 한다든지 그런 일이 많아서 차정숙을 응원해주시는 건지 엄정화를 응원해주시는 건지 헷갈릴 정도다. (웃음) 이런 반응은 정말 감격스럽달까, 마음이 느껴진다.

-대학축제에 가서 '나 차정숙이야!' 외친 영상이 많이 화제가 됐다.

▶난 사실 이런 게 처음인 것 같다. 나이를 생각하면 (대학생들이) 내 노래를 알 나이가 아닌데, 저쪽에서 '차정숙!' 외치더라. 두 가지가 맞물려서 감동이었다. '너희들이 내 노래를 안다고?' 놀랐다. 나를 차정숙으로 부르고, 엄정화로서 부른 내 노래도 안다니 참 새로운 경험을 하는 요즘이다. 요즘 정말 저를 반가워 해주시는 것 같다. 드라마 덕분인 것 같기도 하다.
배우 엄정화 / JTBC 닥터 차정숙 제공
배우 엄정화 / JTBC 닥터 차정숙 제공

-주부이자, 장성한 자녀가 있는 엄마 역할이다.

▶내가 엄마가 되어본 적은 없지만 배우로서 어떤 캐릭터든 자기화되어야 하지 않나. 연기 하면서 내가 엄마가 아닌데 이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했다. 아주 극단적인 설정이 아니면 공감할 수 있는 것 같다. 엄마같은 마음이나, 엄마를 대하는 딸의 마음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것이니까 공감하면서 연기했다.

-이렇게 큰 아들이 있는 역할은 처음일 것 같다.

▶맞다. 엄마(김미경 분)도 젊잖나. 그동안 작품을 하면서 딸, 아들과 생활연기를 하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작품이 많지 않았다. '오케이마담'은 어린 아이였고, 그 전에는 딸들이 사라지고 슬픈 연기를 할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이번 작품은 정말 너무 아껴주고 싶고 연기가 즐겁더라. 새로운 감정이 많이 생겼다.

-'닥터 차정숙'의 대본을 처음 봤을 때는 어땠나. 뻔한 스토리로 전개되지 않을까 걱정은 없었나.

▶'닥터 차정숙'을 보는 분들이 차정숙화되고 차정숙을 응원하게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진심에 가까워지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재미있게 표현하기보다 내가 오롯이 차정숙으로 보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배우 엄정화 / JTBC 닥터 차정숙 제공
배우 엄정화 / JTBC 닥터 차정숙 제공

-연예인 엄정화는 차정숙과 너무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않나. 어떤 점에 공감해서 출연했나.

▶일단 의학드라마를 너무 해보고 싶었다. '차정숙'이 병원, 의학이 주가 되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환자들과의 장면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차정숙이 돌파해나가는 것들이 와닿았다. 큰일을 당했는데 회복이 되어서 자기 인생을 찾으려는 시도가 너무 좋았다. '이런 이야기라면 나 정말로 하고 싶다' 생각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고 이 드라마를 통해서 뭔가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많은 분들이 메시지를 보내주신다. 어떤 분은 '주부로 살다가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에 도전했다'고도 하시더라. 작은 공감에서 시작해 여러 도전을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 점은 내게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갑상선암 투병 후 다시 활동을 재개했을 때 심정도 다시 떠올랐을 것 같다.

▶차정숙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난 다음에 어떤 감정일까 이입하게 됐다. 차정숙은 저보다 더 큰 수술을 하기는 했지만, 그런 일이 인생을 대하는 시간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서 많이 공감했다.

-'나이든 사람이 못하는 건 무능한 거다'라는 말에 차정숙이 '나이가 많다고 실수가 무능으로 취급받는 건 억울하다'라고 하는데. 그 대사가 특히 공감이 됐다고.

▶나이가 많은 사람은 나이를 부담으로 느끼고 살지 않나. '나이 먹고 그러면 안 되는데' '나이 먹고 저걸 왜 못하냐' 등. 그런데 차정숙 입장에서는 한창 공부하고 있던 동료보다 핸디캡이 많지 않나. 작가님에게 '이 대사 너무 좋다'고 했다. 이 대사라면 정말 너무 공감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배우 엄정화 /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엄정화 /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장 마음을 울린 대사나 장면은.

▶차정숙이 자신의 행복을 스스로 찾겠다고 다짐하던 장면이다. 사람들이 '내가 너때문에 산다' '내가 너때문에 어떻게 살았는데' 같은 말을 많이 하지 않나. 차정숙은 오롯이 자기 스스로 행복해지는 길을 찾는 거다. 그 말이 너무 마음에 들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차정숙의 그런 감정과 대사가 너무 소중했다. 나도 위로를 받고 힐링했다.

-시청률은 어느 정도 예상했나.

▶예상은 못했다. 많이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배우들도 만드는 분들도 간절했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시작한 줄도 끝난 줄도 모르고 지나가면 어떡하지 걱정도 했다. 나는 10%만 넘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정말 기분 좋았던 것이 2회, 3회에서 시청률이 엄청 뛰더라. 1회를 보신 분들이 너무 좋게 봐주셨고 기사도 좋은 내용이 많더라. 기사를 보고 엉엉 울었다. (웃음) 내가 표현한 차정숙이 성공적인 건가 싶었다. 주변에서 '선배님, 이거 터진 것 같아요'라고 하길래 '어머, 터진 게 뭐야?'라고 물었다. (웃음)

-로이킴과 썸을 탄다든지, 차정숙이 부정적으로 보일까봐 우려하지는 않았나.

▶어쨌든 (남편과) 사랑이 충만한 결혼생활은 아닌 것 같더라. 10년간 각방을 쓸 정도잖나.  집안일 하고 아이들 키우는 사람으로 살아왔던 것 같다. 차정숙의 그런 시간을 가볍게 넘기고 싶지는 않았다. 차정숙이 무조건 불쌍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이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N인터뷰】②에 계속>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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