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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건강] 오늘은 '세계 금연의 날'…"이 감염자는 꼭 금연을"

매년 800만명 흡연으로 숨져…HIV 감염인 폐암 위험 14배 증가
HIV 감염인 흡연은 치료 여부 관계없이 치명적…수명 8년 줄어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2023-05-31 05:40 송고 | 2023-05-31 10:34 최종수정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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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은 '세계 금연의 날'(World No Tobacco Day)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987년 전 세계적으로 흡연 관련 질병 발생 및 사망 위험 증가를 막고 세계적인 관심을 이끌고자 제정했다.
흡연은 매년 전 세계 80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다. 심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 암, 당뇨병, 고혈압 등의 위험을 키운다.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 외에도 매년 전 세계 120만명의 조기 사망 원인이 된다.

31일 대한금연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백유진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흡연은 모든 사람에게 해롭지만, 특히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더 해롭다. 일일이 꼽기 힘들 정도다.

최근에는 감염 질환이지만 치료 발전으로 만성질환의 반열에 오른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에게 금연 중요성이 강조된다. HIV는 흔히 '에이즈'로 잘 알려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의 원인이다.

HIV는 감염된 뒤 빠르게 진단해 하루 한 알의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RT)를 시작하기만 하면 에이즈 증상의 발현과 진행을 막고 증상이 거의 없는 HIV 감염 상태에서 관리할 수 있다.

즉 에이즈와 HIV 감염은 다른 개념이다. HIV 치료제를 복용하는 20세 HIV 감염인의 기대 수명은 78세 내외로 보고됐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평균 기대수명인 80.5세와 유사한 수준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장인 김연재 감염내과 전문의는 "HIV 감염인에게 식이나 운동 등 전반적인 건강관리도 상당히 중요한데, 특히 금연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가정의학과의 백유진 교수(대한금연학회 회장)(왼쪽)와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 김연재 센터장(감염내과 전문의)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가정의학과의 백유진 교수(대한금연학회 회장)(왼쪽)와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 김연재 센터장(감염내과 전문의)

HIV 감염인의 흡연은 치료 여부와 관계없이 치명적이다.

미국 대규모 연구를 보면 비감염인 대비 HIV 감염인은 폐암 발병 위험이 14배 증가한다. 치료받더라도 흡연하는 40세 이상 남성 HIV 감염인은 에이즈보다 폐암으로 숨질 확률이 10배 더 높다.

덴마크 연구를 보면 심근경색이 발병한 비감염인 4명 중 1명(25%)에서 흡연자인데, HIV 감염인의 심근경색 발병자 4명 중 3명(75%)이 흡연자다.

흡연을 계속한 40세 HIV 감염인은 비흡연 감염인보다 기대수명이 6년 이상 줄어든다.

치료제를 꾸준히 잘 복용하면 에이즈로 인한 사망 위험이 감소하지만, 흡연하는 경우 8년 이상의 기대수명을 잃는다. 즉 ART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해, 흡연을 지속해서는 안 된다.

김 센터장은 "HIV 감염인의 흡연율이 전체 인구 흡연율보다 2배가량 높게 보고된다. 감염 사실에 대한 좌절감이나 사회적 낙인, 편견이 흡연율이 높게 나타나는 데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HIV는 식사나 대화, 사우나 이용 등 일상생활로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을뿐더러 계속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 평생 관리할 수 있는 만큼 낙담보다 본인 건강을 위해 금연해야 한다고 김 센터장은 당부했다.

금연으로 얻을 건강 회복은 분 단위, 시간 단위부터 차츰 나타난다. 금연 직후에는 신체에서 나는 냄새가 사라지고 미각과 후각이 회복된다.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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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20분부터 혈액과 맥박, 손발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금연 12시간 차부터 혈액 속 산소량이 증가하고 체내 일산화탄소량이 떨어진다.

금연 2주~3개월 차부터 혈액순환과 폐 기능이 각각 좋아진다. 금연 1년 차에는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흡연자의 절반으로 감소하고 금연 5년 차에는 중풍의 위험이 비흡연자와 동일해진다.

흡연하던 HIV 감염인이라도 금연하면 다시 기대수명이 늘고, 다양한 질병 발생 가능성은 감소한다. 미국의 한 연구 결과, 흡연하던 HIV 감염인이 치료와 함께 금연할 경우 수명이 4.6~5.7년까지 증가했다.

이밖에 금연하면 체내 바이러스 수치를 적절하게 조절하게 되고 폐렴이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춘다. 폐암 포함, 최소 12가지 유형의 암 발생 위험을 낮춘다.

백 교수는 "오랜 기간 흡연해 왔다고 자포자기할 필요 전혀 없다. 금연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현재 전 국민 대상으로 다양한 금연 정책과 프로그램을 시행해 오고 있으니, 본인이 편리한 방법으로 금연을 시도해 보라"고 당부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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