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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군수의 '통 큰 기부' vs 체육회장의 '출연금 꼼수'

정영철 군수, 장학금 10억 기부 약속 이행
김진균 회장, 출연금 축소 정관개정 논란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2023-05-31 07:00 송고
정영철(왼쪽) 영동군수, 김진균 청주시체육회장. / 뉴스1
정영철(왼쪽) 영동군수, 김진균 청주시체육회장. / 뉴스1

정영철 영동군수의 인재양성을 위한 '통 큰' 기부가 최근 화제가 되면서 출연금 '꼼수' 논란이 일고 있는 김진균 청주시체육회장이 비교대상에 오르고 있다.
정 군수는 영동읍에 있는 본인 소유의 농장이 공익사업에 편입되면서 받은 보상금 10억원을 지난 24일 군민장학회에 쾌척했다.

지난해 군수 선거 후보 때 군민과 약속했던 기부를 기대 이상으로 실천한 것이다.

반면 김 회장은 체육인 양성에 필요한 출연금 납부의 부담을 어떻게 해서든 덜어보려 한다는 불신을 받고 있다.

정 군수가 10억원의 장학금을 낼 당시 시체육회는 이사회를 열어 회장 출연금 납부 기한을 '매 회계연도 시작일부터 3개월 이내'에서 '매 회계연도 시작일부터 당해 연도 이내'로 변경했다.
회장은 매년 5000만원 이상 출연금을 내야하는 의무 규정도 삭제하고 '출연금은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금액으로 한다'는 단서조항을 신설했다.

공교롭게도 정관 개정이 있던 이날은 김 회장이 출연금 5000만원을 완납해야 하는 날이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2월24일 취임 후 출연금 2000만원을 선납했고, 나머지 3000만원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런데 정관 개정으로 김 회장은 출연금 잔액을 납부하지 않아도 될 기회를 얻었다.

매년 정해진 일정액이 아닌 이사회에서 출연금 규모를 정하다 보니 올해 회장 출연금이 2000만원으로 정해지면 김 회장은 3000만원을 아낄 수 있다.

이번 정관 개정이 회장 출연금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이 많아 2000만원 정도로 정해질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체육계 안팎에서 꼼수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그동안 과도한 출연금이 체육회 진입 장벽을 높이는 공공연한 규제로 지적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출연금 납부 의무를 감수하면서 민선 체육회 회장에 출마해 놓고 본인 임기 때, 그것도 납부 기한 당일 정관을 개정하는 것은 약속 위반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도내 일부 체육회에서는 이 같은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민선2기 회장 선거 전인 지난해 미리 규정을 개정해 출연금을 5000만원에서 최소 2000만원까지 낮춘 곳도 있다.

김 회장은 사실상 출연금 납부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전제로 선거에 출마했지만, 당선 후 이를 '셀프 개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한 일간지와 한 당선 인터뷰에서 김 회장은 매년 5000만원 이상의 출연금을 기탁해야 하는 예산규정에 대한 질문에 "회장으로서 체육회 재정을 튼튼히 해야 할 책임이 있다. 예산규정 의무를 반드시 지켜나가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김 회장은 이사회의 정관 개정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지만, 종전 출연금 규정을 그대로 따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면 개정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신분상 단체장이라는 똑같은 지위를 가졌지만, 약속을 기대 이상 충실히 이행한 미담과 그렇지 않은 사례가 비슷한 시기에 교차되면서 뒷말이 무성할 수밖에 없다.

이미 알고 시작한 회장 출연금이 이제와서 부담스럽다면 본인 임기가 아닌 민선3기부터 개선할 길을 마련해 줬다면 논란이 아닌 박수를 받았을 수도 있다.


ppjjww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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