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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사냥꾼들 등판…'리바운드'·'킬링~'·'드림', 4월 韓 영화 살릴까 [N초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23-03-26 06:00 송고
장항준, 이원석, 이병헌 감독(왼쪽부터) /뉴스1 DB
장항준, 이원석, 이병헌 감독(왼쪽부터) /뉴스1 DB
웃음 사냥꾼들은 흔들리는 한국 영화의 위상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

3월에도 한국 영화의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극장가를 꽉 잡고 있는 것은 일본 애니메이션들이다. 지난 1월에 개봉해 아직까지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머물고 있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420만여명의 누적 관객(이하 24일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기록 중이다. 지난 8일에 개봉해 17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온 신카이 마코토 연출 '스즈메의 문단속'의 위력도 만만치 않다. 이 영화의 누적관객수는 231만2271명이다. 올 1분기가 저물어 가고 있지만 올해 누적 200만명을 넘긴 영화는 일본 애니메이션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스즈메의 문단속', 단 두 편이다.

그 가운데 4월 개봉을 확정한 한국 영화 세 편은 독특한 개성으로 무장한 감독들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한국 영화 부진의 고리를 끊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준다. 세 명의 감독 장항준, 이원석, 이병헌은 과거 코미디 장르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했던 이들. 이들이 갖고 있는 특유의 유머 감각이 관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리바운드' 메인 포스터
'리바운드' 메인 포스터
가장 먼저 개봉하는 장항준 감독의 '리바운드'는 코미디 장르가 아닌 드라마 장르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다. 오는 4월5일 개봉 예정.

'리바운드'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불러 일으킨 농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어갈 수 있을만한 작품이다. 지금도 현역으로 한창 활동 중인 실제 코치와 선수들의 이야기를 그린 만큼, 기존 농구 팬들과 애니메이션 인기로 늘어난 농구 팬들의 관심을 두루 받을 수 있다. 본격적인 코미디 장르는 아니지만, 드라마 장르에서도 유머는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호감도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라이터를 켜라' 같은 코미디 영화 뿐 아니라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탁월한 유머 감각을 인정받아 온 장 감독이 실화 영화로 관객들을 울고, 웃길 이야기를 선보일 수 있을지 기대감을 준다. 특히 이번 영화는 장 감독의 아내이자 '시그널' '킹덤' 등 인기 드라마를 집필한 김은희 작가가 각색에 참여해 기대감을 더 높인다.
'킬링 로맨스' 포스터
'킬링 로맨스' 포스터
4월14일 개봉을 앞둔 영화 '킬링 로맨스'는 '남자사용설명서' 이원석 감독의 신작이다. '남자사용설명서'는 키치한 코미디 영화로 개봉 당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두루 받았던 작품. 사극 영화 '상의원'으로 한 차례 장르 외도(?)를 했던 이 감독은 '킬링 로맨스'를 통해 자신의 전문 영역으로 돌아왔다.

'킬링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 분)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이하늬 분)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 분)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얼핏 '로맨스 영화'인가 싶은 이 영화의 주 장르는 코미디다. 영화 측은 개봉을 앞두고 콧수염을 붙이고 파격 변신한 이선균과 발랄해 보이는 이하늬의 스틸 사진을 공개, '코미디 영화'라는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영화 '극한직업'과 드라마 '열혈사제' '원 더 우먼' 등을 통해 코미디 연기에도 일가견이 있음을 보여준 이하늬, 코믹한 변신이 기대되는 이선균 두 배우와 이원석 감독의 조합은 상당히 동시기 개봉작들과 비교해도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는다.
영화 '드림' 포스터
영화 '드림' 포스터
영화 '극한직업'으로 천만 감독 반열에 오른 이병헌 감독의 신작 '드림'도 단연 상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다.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분)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 분)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 그린 작품. 홈리스들의 국대 도전기를 그린 이 영화 역시 '코미디'를 전면에 내세웠다.

캐스팅은 화려하다. 올해 가장 '핫'한 배우 박서준과 '브로커'로 스크린에서도 존재감을 각인시킨 아이유가 주연을 맡았으며 김종수, 고창석, 정승길, 홍완표, 양현민, 허준석, 백지원 등 연기파 조연진이 각기 다른 캐릭터로 보는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스물'부터 '극한직업', 드라마 '멜로가 체질'까지 '말맛'이 살아있는 각본과 절묘한 연출력으로 능력을 입증했던 이병헌 감독이 한국 영화의 구원투수가 돼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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