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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에 나락으로…최악의 결말 맞은 서준원, '역대급 재능'의 배신

경남고 에이스 2019년 1차 지명…원태인과 같은 계약금
자기관리 늘상 도마 위…경찰 조사 사실도 숨기다 방출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23-03-24 10:53 송고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의 1차 지명을 받던 서준원. /뉴스1 DB © News1 임세영 기자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의 1차 지명을 받던 서준원. /뉴스1 DB © News1 임세영 기자

사이드암으로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는 고졸 루키의 등장. '역대급 재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1차 지명으로 프로 무대에 입성할 때까지만 해도 이런 전개를 예상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모두의 기대를 한몸에 받던 루키의 결말은 최악이었다.
2000년생, 만 23세밖에 되지 않은 유망주가 프로 데뷔 4년만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전(前) 롯데 자이언츠 소속 투수 서준원의 이야기다.

롯데는 지난 23일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고 서준원의 방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준원은 지난해 말 미성년자 약취·유인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후 사건을 송치 받은 검찰은 보완 수사를 통해 아동 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서준원을 기소했다. 이 과정에서 구속영장도 청구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서준원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아직 재판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하지만 서준원은 언론 보도가 되기 전까지 구단과 에이전시, 가족에게까지도 사실을 숨겨왔다. 특히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하루 전날인 20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하기까지 했다. 검찰의 기소 여부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롯데가 서준원의 방출을 결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더구나 검찰 수사 단계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것 또한 작지 않은 의미다.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프로야구 1군 소속 선수를 상대로 구속 수사의 의지를 보였다는 것은 혐의가 중대하다고 판단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준원은 경남고 시절 '특급 유망주'로 분류되던 투수다. 이미 2학년 때부터 '전국구'로 이름을 날렸고 3학년이던 2018년에는 '고교 최동원상'을 받기도 했다.

2019년 1차 지명에서 롯데의 선택을 받은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당시 롯데 스카우트 팀장은 "고교 최고의 선수가 올해 우리 지역에 있었다. 여러분 모두가 아는 그 선수를 지명하겠다"며 뜨거운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롯데가 서준원에게 안긴 계약금은 3억5000만원. 그해 입단한 신인 중 최고 몸값으로 경북고의 원태인(삼성), 광주동성고의 김기훈(KIA), 휘문고의 김대한(두산)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서준원. /뉴스1 DB © News1 박세연 기자
서준원. /뉴스1 DB © News1 박세연 기자

하지만 프로무대에선 좀처럼 꽃을 피우지 못했다. 특히 입단 이후 매년 체중이 불어나면서 제구 불안, 구위 감소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자기 관리 문제가 매년 대두됐지만 좀처럼 마음을 잡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4시즌동안 1군 무대에서 거둔 성적은 123경기 15승23패 5홀드 평균자책점 5.56. 입단 당시 받았던 기대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입단 동기 원태인이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잡은 것을 넘어 국가대표팀까지 발탁되는 등 승승장구한 것과 대조적인 행보였다.

롯데는 어떻게든 서준원을 가다듬으며 안고 가려 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는 호주 프로야구 소속의 질롱코리아로 서준원을 파견보내기도 했다.

서준원도 올해만큼은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며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고, 시범경기에서도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 시범경기가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뛴 마지막이 됐다. 어쩌면 그가 프로야구 선수로 뛰는 마지막 장면이었을 지도 모른다.

이미 '무적' 선수가 됐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징계도 피할 수 없다. KBO는 조만간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서준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리그 최고의 유망주로 꼽히던 서준원은 결국 모두에게 실망과 분노만 안긴 채 최악의 결말을 맡게 됐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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