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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한국 상륙작전" 현대카드가 베어 문 사과…약일까 독일까

[애플페이가 온다]④현대카드, 애플 이용자 숙원 '애플페이' 국내 들여와
금융위 심사서 배타적 서비스 사용권 포기…카드업계 '애플페이 효과'에 촉각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2023-03-21 06:30 송고 | 2023-03-21 08:42 최종수정
미국 애플사의 간편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출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출시 9년 만에 국내에 상륙하는 ‘애플페이’는 애플의 비접촉식 간편결제 시스템으로 아이폰이나 애플워치에 카드 정보를 저장하면 지갑이나 카드 없이 상점, 식당 등에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사진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애플 스토어에 마련된 ‘애플페이’ 단말기. 2023.3.2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미국 애플사의 간편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출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출시 9년 만에 국내에 상륙하는 ‘애플페이’는 애플의 비접촉식 간편결제 시스템으로 아이폰이나 애플워치에 카드 정보를 저장하면 지갑이나 카드 없이 상점, 식당 등에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사진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애플 스토어에 마련된 ‘애플페이’ 단말기. 2023.3.2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아이폰 이용자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애플사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21일 국내에 상륙하면서 카드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2014년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 애플페이는 국내 애플 이용자들의 숙원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단말 시장에서 '절대 갑'으로 통하는 애플이 요구하는 애플페이 수수료 문제와 추가 비용이 드는 근접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 문제로 국내 카드사들이 감히 나서질 못했다. 막대한 비용부담까지 떠안으며 '굳이 애플페이를 모셔올 필요는 없다'는 공감대였다.
그 빗장을 '카드업계의 이단아'로 통하는 현대카드가 열었다. 애플의 유별난 '비밀주의'로 양사간 계약조건 등이 알려진 바는 없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상당한 비용부담을 지고 애플페이를 들여온 것으로 본다. 대신 애플은 현대카드에 애플페이 '독점 서비스권'을 주기로 했지만 이 마저도 국내 금융당국의 심사과정에서 무산됐다. 애플과 협상만 된다면 현대카드 이외 카드사도 애플페이를 출시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현대카드 입장에서는 초기 애플페이 도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가입자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하지만 10% 미만에 불과한 NFC 단말기 보급률이 문제다.

카드업계는 당분간은 현대카드의 독무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인데 미래 핵심 소비층인 MZ세대의 애플페이 사용량이 늘어난다면 다른 카드사들의 '참전' 역시 불가피할 전망이다.
애플코리아와 현대카드는 이날 국내에 애플페이 서비스를 출시한다. 현대카드를 발급받은 아이폰 이용자라면 이날부터 전국 편의점과 주요 백화점, 대형마트, 카페 곳곳에서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해진다.

지난달 3일 애플페이 국내 출시 마지막 관문이었던 금융당국의 '허용' 결론이 나온 지 약 한 달 반만이다. 금융위는 "관련 법령과 그간의 법령해석을 고려한 결과 신용카드사들이 필요한 관련 절차를 준수해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을 추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애플페이 국내 사용 허용을 공식화한 바 있다.

금융위 심사 과정에서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서비스에 대한 배타적 서비스 사용권을 포기했다. 이에 여타 카드사에서도 애플페이 출시가 가능해졌지만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출시 의사를 밝힌 카드사들은 없다. 다른 카드사들은 애플의 수수료와 국내 NFC 단말기 보급량이 미미하다는 점 등을 감안해 득실을 따져보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6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사옥 로비에서 출근길 임직원들을 상대로 사과를 증정하는 깜짝 이벤트를 열었다.(현대카드 제공)
현대카드는 지난달 6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사옥 로비에서 출근길 임직원들을 상대로 사과를 증정하는 깜짝 이벤트를 열었다.(현대카드 제공)

◇ MZ 몰려간 현대카드…올해 들어 체크카드 3만장 늘어

카드사들이 미래 핵심 고객인 MZ세대 공략에 힘쓰고 있단 점을 고려하면, 향후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 서비스 출시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최근 카드사들은 펭수, 잔망루피 등 MZ세대 공략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MZ세대 특화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당장 큰 수익이 나진 않더라도 네이버페이를 비롯한 빅테크에 익숙한 젊은 고객층을 붙잡아두려는 의도가 크다.

여기에 아이폰 사용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MZ세대가 애플페이를 사용한다면 카드사들의 선택지는 줄어들게 된다. 이미 MZ세대 사이 애플페이의 인기는 현대카드 발급량에서 간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신용카드 발급 비중이 높은 현대카드의 체크카드 발급량이 올 초에만 3만장 가까이 급증하면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지난달 기준 사용 가능 체크카드 수는 17만9000장으로, 지난 연말(15만1000)보다 18.54% 증가했다. 이는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 중 가장 큰 증가율이다.

체크카드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카드의 체크카드 발급량은 외려 늘어난 것이다. 금융 이력이 부족해 상대적으로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20대를 중심으로 체크카드 발급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카드사 관계자는 "비은행계 카드사인 현대카드에서 체크카드가 한 달 사이 1만장 이상 늘어난 건 정말 이례적인 일"이라며 "애플페이 국내 상륙을 앞두고 아이폰을 많이 사용하는 20대 소비자들이 몰려갔다는 것이 아니라면 설명이 힘들다"고 말했다.

사진은 애플페이 사용을 준비 중인 서울의 한 대형마트 결제창 모습. 2023.3.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사진은 애플페이 사용을 준비 중인 서울의 한 대형마트 결제창 모습. 2023.3.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애플페이, 세계 시장서 일부 카드사 결제 금액 능가

국내 애플페이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NFC 단말기 인프라 확대와 함께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카드사의 위상은 더욱 약화할 전망이다. 간편결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 속 카드사들의 강점 분야인 오프라인 결제까지 위협받게 된다면, 카드사들로선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

애플페이는 글로벌 간편결제 시장에서 경쟁 빅테크의 간편결제나 일부 카드사의 결제 처리 금액을 능가할 만큼 주요 결제 사업자로 성장하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애플페이는 글로벌 결제 규모에서 전 세계 1위인 비자(VISA) 뒤를 쫓고 있다. 지난 2021년 기준 비자의 글로벌 결제 금액은 10조달러, 애플페이는 6조3000억달러로 집계됐다.

다만 애플이 다른 카드사에 애플페이 서비스를 열어줄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현대카드도 애플페이 출시를 위해 애플과의 물밑 접촉부터 시작해 공식 출시까지 수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다른 카드사의 애플페이 개시가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출시한다는 이유만으로 이용자 수가 크게 늘었는데 이후에도 소비자들 반응이 좋고 가맹점들도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으면 다른 카드사들 역시 뛰어들 것"이라며 "다만 애플페이를 도입할 경우 수수료 문제가 있어서 득과 실을 꼼꼼히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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