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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한파' 삼성·SK, 조 단위 적자 예고…추가 감산 나서나

삼성전자 재고 52조·SK하이닉스 15조…1분기 적자 각각 1.9조·3.1조 전망
"감산 미루면 3개 분기 이상 적자 우려…공급 더 줄여야"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23-03-19 06:00 송고
반도체 생산라인
반도체 생산라인

'반도체 한파'가 길어지면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메모리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재고가 쌓이면서 올해 1분기 조단위 적자가 우려된다.

일부에서는 반도체 가격 반등을 위해서는 추가 감산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미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등이 감산에 나섰고, 삼성전자 역시 라인 재조정 등을 통해 공급 조절에 나섰지만 상황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부진한 수요와 업체들의 높은 재고 수준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공급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삼성전자(005930)의 재고자산은 52조1879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41조3844억원)보다 10조8034억원 늘었다.

반도체 사업부인 DS부문의 재고가 29조57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2021년 말(16조4551억원)보다 약 12조6025억원이나 증가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해 말 재고자산은 15조6647억원으로, 1년 전(8조9501억원)보다 6조7146억원 커졌다.

고물가·고금리발(發) 글로벌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TV를 비롯한 가전 교체·구입을 미루면서 재고가 증가했다. '경기 침체→모바일·가전제품 등 소비 위축→반도체 주문 감소 및 재고 증가→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가격은 이미 원가에 가까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9월까지 4.1달러를 유지하던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 가격은 1월부터 평균 1.81달러로 떨어졌다.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도 2021년 7월 4.81달러에서 지난달 4.14달러로 하락했다.

KB증권은 최근 9개월 간(2022년 7월~2023년 3월) D램과 낸드 가격이 약 70%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1분기에도 D램은 19%, 낸드는 18%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봤다.

가격 하락과 재고 증가는 실적에 반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는 1조90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49% 줄어들 전망이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3조1052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이 우려된다. 

공급업체는 감산으로 물량 조정에 나섰다. 미국 마이크론은 웨이퍼 투입량을 약 20% 줄이기로 했으며, SK하이닉스도 감산을 결정했다. 일본 키옥시아(Kioxia)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 역시 낸드 웨이퍼 투입량을 각각 약 30% 줄인 상태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라인 운영 최적화, 설비 유지보수 강화 등으로 자연적인 감산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추가적인 재고 증가를 막고, 시장 반등을 위해서는 감산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감산 없이 실적 반등도 어렵다는 판단이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감산 결정을 미루게 된다면 판가가 생산 원가 이하 수준에서 머무르게 되는 기간이 3개 분기 이상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업체들의 추가 감산 시점이 매우 임박했거나, 이미 진행 중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업계 관계자도 "재고가 줄지 않는다면 추가 감산 가능성을 열어둘 수밖에 없다"며 "공급을 줄이는 것이 반도체 시장 반등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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