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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벗어난 클레이튼, 올해 '대중화'에 중점…'디플레이션' 추구(종합)

자체 코인 '클레이' 디플레이션 추구…"클레이 활용처 늘릴 것"
"카카오 '거리두기'는 아냐…재단 체제로 의사결정 속도 빨라질 것"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2023-03-06 14:21 송고
6일 서울 강남구 크러스트유니버스에서 열린 클레이튼 재단 기자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6일 서울 강남구 크러스트유니버스에서 열린 클레이튼 재단 기자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최근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토큰경제(토크노믹스) 수정에 나선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이 올해 '블록체인 대중화'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한다. 

조직개편을 통해 클레이튼 운영권이 카카오 계열사 크러스트에서 독립법인 클레이튼 재단으로 넘어간 만큼,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 지속가능한 토크노믹스를 설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클레이튼은 자체 코인 클레이(KLAY)를 '디플레이션 통화'로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또 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등 커뮤니티 구축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클레이 가치를 높이는 한편 투자자들의 정보 접근성도 강화함으로써 '블록체인 대중화'를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블록체인 대중화 위해 '디플레이션' 추구…커뮤니티 소통도 강화

6일 서울 강남구 크러스트유니버스에서 열린 클레이튼 재단 기자간담회에서 서상민 클레이튼 재단 이사장은 "블록체인은 여전히 어려운 기술이고, 대중화된 디앱(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은 많지 않다"며 올해 목표를 블록체인 대중화로 삼겠다고 밝혔다. 

대중화를 위한 과제로 서 이사장은 세 가지를 내세웠다. △지속가능성 △증명가능성 및 투명성 △탄탄한 커뮤니티가 그 세 가지다. 이 같은 과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세부적인 내용들이 올해 클레이튼의 목표라고 그는 밝혔다. 

클레이튼이 밝힌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한 과제 세 가지. 클레이튼 제공
클레이튼이 밝힌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한 과제 세 가지. 클레이튼 제공

우선 지속가능성은 토크노믹스를 제대로 구축함으로써 실현할 예정이다. 서 이사장은 "클레이가 '디플레이션 가능한 통화'가 될 수 있도록 모델을 구축하고, 클레이가 거래 수수료를 넘어 다양하게 쓰일 수 있도록 용처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토큰을 생성하고, 생성한 토큰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정책을 쓰는데 이것이 건강한 토크노믹스는 아니다"라며 "클레이튼 블록체인 메인넷이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자체 수익만 가지고도 운영되는 형태로 나아가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토큰을 새로 찍어내 운영비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클레이튼 플랫폼 자체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운영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려면 매년 새로 발행되는 클레이 개수가 점차 줄면서 인플레이션율이 낮아지고, 궁극적으로는 디플레이션으로 전환돼야 한다.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높이고자 클레이튼 재단은 클레이의 다양한 활용처를 마련할 계획이다. 서 이사장은 "현재는 클레이가 클레이튼 메인넷 상 거래 수수료(가스비)로만 쓰이지만, 수수료를 넘어 다양한 영역에서 쓰일 수 있도록 해서 플랫폼의 수익을 다변화하곘다"고 말했다. 

이날 서 이사장 발표에 이어 이너진 패널 질의응답 시간에는 클레이 활용처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구상이 언급됐다. 

조일현 크러스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헤드는 "자체 토큰을 발행하기 보다 클레이를 기축통화로 활용하는 서비스, 프로젝트들을 지원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클레이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들 중 서비스 고유 토큰을 발행하는 대신 클레이를 활용하려고 할 경우 재단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재단이 직접 클레이를 수수료로 활용하는 오라클 솔루션도 개발한다. 블록체인 상 데이터는 위·변조가 불가능하지만, 처음부터 조작된 데이터가 블록체인 상에 올라갈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이 같은 문제를 오라클 문제이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오라클 솔루션이 블록체인 플랫폼에는 반드시 필요하다. 재단이 이를 직접 개발하고 오라클 수수료로 클레이를 활용함으로써 클레이 활용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클레이튼은 증명 가능성 및 투명성을 추구함으로써 블록체인 대중화라는 목표에 다가간다는 방침이다. 서 이사장은 "거버넌스카운슬 멤버를 선정하는 과정도 더 알려지도록 할 예정이고, 투자자의 정보접근성과 커뮤니티와의 소통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텔레그램뿐 아니라 커뮤니티 오프라인 행사 등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자 커뮤니티뿐 아니라 개발자 커뮤니티도 탄탄히 구축할 계획이다. 곧 출시 예정인 오라클 솔루션을 통해 개발을 지원할뿐 아니라, 지난해 발표한 메타버스 소프웨어개발키트(SDK) 등으로 메타버스 분야 개발자들도 지원한다고 클레이튼 측은 밝혔다. 

◇카카오 뗀 클레이튼, 계열사는 GC로 참여…업비트 상장은 '신중'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최근 클레이튼의 조직개편도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그간 클레이튼 플랫폼을 운영해온 카카오 계열사 크러스트는 최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 운영권을 독립단체인 클레이튼 재단에 위임했다. 앞으로 클레이튼은 카카오 지분이 없는 클레이튼 재단 아래서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싱가포르에 설립된 클레이튼 재단은 독립 법인이자 비영리법인이다. 구성원은 약 50여명이다. 재단 운영비는 단기적으로 '파운데이션(재단) 펀드'에 의존할 예정이다. 클레이튼은 최근 토크노믹스(토큰경제) 개편을 통해 블록 생성으로 새로 발행되는 클레이의 20%를 재단 펀드로 편성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클레이튼과 카카오 간의 '거리두기'라는 평가가 나오자, 서 이사장은 "거리두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카카오 계열사들은 '거버넌스카운슬(GC)' 멤버로서 클레이튼 생태계에 기여한다"며 "클레이튼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결정하는 속도가 좀 더 빨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러스트 아래서 운영되던 클레이튼은 특정 의사결정을 위해 카카오 그룹의 법무 검토까지 거쳐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만 했다. 클레이튼 재단 아래서도 법무적인 검토는 이어갈 계획이지만, 카카오가 아닌 블록체인 플랫폼과 관련한 검토 절차만 거쳐도 되므로 결정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게 클레이튼 측 설명이다. 

단, 카카오페이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그라운드X, 관계사인 메타보라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카카오 공동체'는 거버넌스카운슬 멤버로서 계속 클레이튼 생태계에 참여한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선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업비트 상장'에 대한 이슈도 등장했다.

그동안 클레이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등 카카오 그룹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 지분을 갖고 있어 업비트에 상장되지 못할 거란 추측이 따랐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상 가상자산 거래소는 특수관계인의 가상자산을 상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단, 특수관계를 어디까지로 해석할 것인지에 따라 클레이의 상장 가능 여부가 갈린다.  

이에 대해 이윤호 클레이튼 비즈니스 및 거버넌스 헤드는 "업비트 인도네시아엔 상장했고, 상장을 위한 기술적인 준비는 다 되어있는 상태"라며 "한국 주요 거래소에도 상장돼있지만 이는 상장 신청이 아닌 자율상장에 의한 것이었고, 다른 국내 거래소에 상장하는 것은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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