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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다니던 딸, 출산 중 지적장애 얻어…사위는 이혼 요구"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2023-02-09 11:33 송고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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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중 사고로 지적 장애를 얻어 5세 지능이 되어버린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여성의 어머니는 사위와 사돈 측의 이혼 요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비통한 심정을 털어놨다.

8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사연을 보낸 강씨의 30대 딸 A씨는 대기업에 다니며 부모님 생각을 많이 하던 참 착한 딸이었다고 했다.

딸은 대학 시절 만난 남성과 10여 년 전 결혼을 했고 이들은 곧 아이를 가졌다. 하지만 딸은 출산 도중 심정지로 인해 뇌 손상이 오면서 지적 장애를 얻는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출생한 손녀에게는 아무 이상이 없었지만 손녀를 보살피겠다며 아기를 데려간 사돈 측은 대소변도 잘 못 가리고 아기를 봐도 잘 분간을 못 하는 며느리를 보고 "손녀한테 상처만 된다. 더 이상 찾아오지 마라"며 냉정하게 대했다.

강씨의 딸은 지능은 5세가 됐지만 모성애는 남아 있었다. 자신이 출산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했고 늘 아기가 보고 싶다고 얘기했다.

(JTBC 사건반장)
(JTBC 사건반장)

그러던 중 강씨의 가족이 더 큰 상처를 받는 일이 생겼다. 의료소송 1심 결과가 패소로 나온 날 절망적인 상황에 하염없이 울던 강씨에게 사돈 부부와 딸의 시누이가 대뜸 찾아왔다.

딸의 시누이는 눈을 부릅 뜨고 "왜 당신은 법정에 안 갔냐. 왜 내 동생만 힘들게 법정을 왔다 갔다 해야 하냐"며 대뜸 고함을 질렀다. 참고로 시누이는 법정은 물론 강씨의 딸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 단 한 번도 얼굴을 비친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렇게 사돈 부부는 "우리 애라도 살아야 하지 않겠냐"며 이혼을 요구했다. 강씨가 "왜 하필 패소한 날 이렇게 힘들게 하냐"고 하자 시누이는 "아픈 날 한꺼번에 아프라고 그러는 거다"라며 강씨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사위도 마찬가지였다. 사위는 어느 날 장모인 강씨에게 찾아와 "아내의 후견인이 돼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강씨가 후견인이 되자마자 사위는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강씨는 딸의 이혼 절차를 밟아줄 생각이 없다고 했지만 사위는 "장애수당 같은 거 받으려면 이혼이 낫지 않냐"며 "제발 이혼해달라"고 무릎까지 꿇었다.

강씨의 딸은 사고를 당한 후에도 매일 같이 남편에게 "오빠 잘 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강씨가 "이혼할래"라고 물으면 10번 물어도 10번 다 "이혼 안 하겠다"고 얘기했다. 5세가 돼버렸지만 여전히 '나의 남편과 딸'은 마음에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다.

현재 강씨의 사위는 아내의 보험료, 병원비, 휴대전화비 등을 내고 있지 않아 강씨 부부가 대납하고 있는 상태다. 강씨 부부는 농사를 조그맣게 짓고 연금으로 살아가고 있기에 딸을 돌보기에는 생활비도 부족한 현실이다.

사연을 들은 박지훈 변호사는 "재산 문제는 후견인이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혼과 관련해서는 누가 대리로 처리할 수 없다"고 설명하며 "본인(강씨의 딸)이 이혼을 한다고 하면 모르겠지만 싫다고 하는 이상 엄마가 이혼시키는 것이 법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누리꾼들은 "이거 보고 한참을 울었다. 제발 따님에게 기적이 일어나길 진심으로 바란다", "병원비도 많이 나올 텐데. 추후 방송에서 후원계좌라도 알려주시면 꼭 후원하겠다", "아내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아이도 못 보게 하는가. 아이 낳다 그렇게 됐는데 제발 그렇게 살지 마라", "지적장애를 가져도 본인 딸은 알아본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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