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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가고 99년생 온다…한국야구 10년 책임질 '황금세대' 뜨나

WBC대표팀에 99년생 5명 최다…곽빈·정철원·정우영·강백호·김혜성
'비대표팀' 안우진·한동희·이재원도 99년생…포지션별 고른 분포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23-02-04 05:50 송고
1982년 '황금세대' 중 가장 마지막까지 대표팀을 지켰던 '끝판대장' 오승환의 2021 도쿄 올림픽 당시 모습. /뉴스1 DB © News1 송원영 기자
1982년 '황금세대' 중 가장 마지막까지 대표팀을 지켰던 '끝판대장' 오승환의 2021 도쿄 올림픽 당시 모습. /뉴스1 DB © News1 송원영 기자

한동안 한국 야구의 '황금세대'로 불리던 이들은 1982년생이었다. 추신수를 필두로 오승환, 이대호, 김태균, 정근우, 손승락 등이 국내외 리그에서 맹위를 떨쳐왔다.

이들은 대표팀에서도 오랫동안 터줏대감 노릇을 했다.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를 기준으로 해도 만 24세던 2006년 초대대회부터 가장 최근에 열린 2017년 4회 대회까지 82년생이 빠진 일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러던 그들도 어느덧 불혹을 넘긴 나이가 됐고 점점 대표팀에서 물러날 시기가 됐다. 추신수나 오승환는 여전히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고 경쟁력을 갖췄지만 대표팀에 발탁되기엔 무리가 있었다. 3월 열리는 5회 WBC는 1982년생 없이 치르는 첫 대회인 셈이다.

1982년생이 물러남과 동시에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차지한 이들은 1999년생이다. 투수 곽빈과 정철원(이상 두산), 정우영(LG)과 야수 강백호(KT), 김혜성(키움)까지 무려 5명이나 '이강철호'에 승선했다.

대부분 고개가 끄덕여질만한 선발이다. 아직 만 24세의 젊은 나이지만 이들은 리그에서 각자 활약을 이어가며 '태극마크'를 달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두산 베어스 정철원.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두산 베어스 정철원.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두산의 '영건 듀오' 곽빈과 정철원은 2022시즌 처음으로 두각을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완 정통파에 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투수들로 대표팀에서 높은 활용 가치를 가진다.

2018년 두산의 1차 지명을 받았던 곽빈은 2021년에야 풀타임 1군 투수가 됐다. 데뷔 후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받는 등 제 기량을 발휘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선발 한 자리를 꿰차면서 로테이션을 소화했고, 지난해에는 8승9패 평균자책점 3.78로 기대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정철원은 5년차 시즌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곽빈과 함께 2018년에 입단했던 그는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며 군대도 현역으로 복무했다. 하지만 2022시즌 붕괴한 두산 불펜진에서 '수호신' 노릇을 해냈고, 58경기에서 4승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으로 활약해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정우영은 검증된 불펜자원이다. 데뷔 첫해부터 팀의 필승조로 활약했고 2022년까지 98홀드를 쓸어담았다. 지난 시즌에는 2승3패 35홀드에 평균자책점 2.64로 활약하며 고우석의 앞을 책임졌고 생애 첫 홀드왕 타이틀까지 차지했다. 사이드암의 특성상 좌타자에 약한 감이 있지만 반대로 우타자에게는 '극강'의 포스를 뿜는다.

KT 위즈 강백호. /뉴스1 DB © News1 송원영 기자
KT 위즈 강백호. /뉴스1 DB © News1 송원영 기자

강백호는 '천재'로 통한다. 데뷔 첫해 고졸 신인 최다 홈런(29개) 기록을 쓰며 단숨에 촉망받는 거포 유망주로 떠올랐고 2021년엔 소속팀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의 주역이었다. 2022년엔 부상 등으로 62경기 출전에 그치며 데뷔 최악의 한해를 보냈지만, 건강하다면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을 이전 4년간 입증했다.

김혜성도 일찌감치 소속팀 주전 자리를 꿰차고 리그 톱급 내야수로 눈도장을 찍었다. 정확한 타격 능력에 빠른 발, 수비 능력까지 3박자를 갖췄다. 2루수와 유격수가 모두 가능하고 주루 능력이 좋아 경기 후반 요긴하게 쓰일 재목이다.

앞선 4번의 WBC 대표팀에서 만 25세 미만의 동갑내기 선수들이 '최다 인원'을 차지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황금 세대' 1982년생마저도 WBC팀 최다인원을 기록한 것은 2013년(5명)이 유일했다.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 /뉴스1 DB © News1 임세영 기자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 /뉴스1 DB © News1 임세영 기자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총집결하는 WBC 대표팀에서 만 24세의 어린 선수들이 가장 많이 뽑혔다는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1982년생의 뒤를 이을 새로운 '황금세대'의 탄생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팀 5명 말고도 1999년생 중엔 이미 재능을 인정받은 이들이 많다. 지난해 리그 최고의 투수로 발돋움한 안우진(키움)을 비롯해 롯데 주전 3루수 한동희, LG 염경엽 감독이 점찍은 이재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역시 언제든 대표팀에 발탁될 기량을 가졌다.

이번 대표팀 선발과 관련해 '베테랑'들이 지나치게 많다는 일부 우려 섞인 시선이 있다. 실제 이번 대표팀엔 35세 이상의 '노장'이 7명으로 역대 WBC 엔트리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다.

하지만 반대로 25세 미만의 어린 선수들은 9명에 달한다. 역시 역대 가장 많은 숫자다. 5명이나 되는 1999년생보다 더 어린 원태인(삼성)과 김윤식(LG·이상 2000년생), 소형준(KT·2001년생), 이의리(KIA·2002년생) 등이 포진하고 있다.

한국야구는 이미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는 게 아닐까.

◇역대 WBC 대표팀 연령 분포(대회 당시 기준)
△2006년 1회
-25세 미만 : 오승환 김태균 전병두
-35세 이상 : 구대성 이종범

△2009년 2회
-25세 미만 : 강민호 이용규 윤석민 류현진 최정 김광현 임태훈 김현수
-35세 이상 : 박경완

△2013년 3회
-25세 미만 : 김상수
-35세 이상 : 진갑용 이승엽 서재응 정대현

△2017년 4회
-25세 미만 : 심창민 김하성
-35세 이상 : 오승환 이대호 김태균

△2023년 5회
-25세 미만 : 곽빈 정철원 정우영 강백호 김혜성 원태인 김윤식 소형준 이의리
-35세 이상 : 박병호 이지영 양의지 최정 김광현 양현종 김현수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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