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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골볼선수 김희진 "파리서 미친개처럼 날뛰겠다"

골볼 국가대표 주장, 패럴림픽 출전권 획득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

(이천=뉴스1) 김도용 기자 | 2023-02-02 06:00 송고 | 2023-02-02 10:32 최종수정
골볼 국가대표 김희진 /뉴스1 © 뉴스1
골볼 국가대표 김희진 /뉴스1 © 뉴스1

한국 여자 골볼은 지난해 12월 모두의 예상을 깨고 28년 만에 패럴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한국이 당당하게 2024 파리 패럴림픽 출전 자격을 얻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주장 김희진(29‧서울특별시청골볼팀)의 역할이 컸다.
김희진은 대표팀에서 주로 수비에 치중하는 센터 역할을 맡아 한국이 2022 국제시각스포츠연맹(IBSA) 골볼 세계선수권대회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김희진은 몸을 던지며 상대의 공을 막아낼 뿐만 아니라 매 경기 팀의 중심에서 큰 소리로 동료들을 진두지휘, 한국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28년 만에 패럴림픽 출전에 크게 기여했다.

김희진은 1일 경기도 이천의 대한장애인체육회 선수촌에서 취재진과 만나 "세계선수권을 돌아보면 일본과의 8강전이 가장 힘들었다. 그동안 단 한번도 일본을 이기지 못했는데 중요한 경기에서 첫 승리를 거둬 눈물이 났다"면서 "대회 전 대표팀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경기를 하면서 선수들이 똘똘 뭉쳐 결승 진출이라는 결과를 냈다"고 세계선수권대회를 돌아봤다.

이어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주변에 '미친개 한 마리가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여주고 오겠다'라고 말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했다"면서 "패럴림픽에서는 동료들이 나처럼 미친개처럼 뛰어다닐 것"이라며 생애 처음 출전하는 패럴림픽을 기대했다.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세계적인 골볼 선수로 이름을 알린 김희진은 16세 때 골볼을 처음 접했다. 어린 시절 시각장애인이 된 김희진은 골볼을 시작하기 전 육상 선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 눈 때문에 상대 라인을 침범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골볼 경기 중인 김희진(ISBA 골볼 페이스북 캡처)
골볼 경기 중인 김희진(ISBA 골볼 페이스북 캡처)

김희진은 일반학교에서 맹학교로 학교를 옮긴 뒤 골볼을 처음 한 뒤 매력에 빠져들었다.
김희진은 "골볼은 모두가 눈을 가리고 동등한 환경에서 어느 도움 없이 경기를 치른다. (육상처럼 라인 침범에 대한) 불안함과 조급함 없이 움직이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며 "골볼을 할 때 모든 집중력이 동료와 상대, 공의 움직으로 향하는 긴장감에 짜릿함이 있다"고 골볼의 매력을 설명했다.

더불어 김희진이 맡고 있는 센터라는 포지션도 그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 김희진은 "센터는 수비에 집중하는 포지션이다. 상대가 전력을 다해서 공을 굴렸는데, 이를 막아내면 성취감과 쾌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해를 기분 좋게 마무리한 김희진은 올해 바쁘게 보낼 예정이다. 여자 골볼 대표팀은 6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레이디스 컵에 출전, 파리 현지 적응에 들어간다. 또한 10월에는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12월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선수권대회에도 출전한다. 더불어 올해 3개의 국내 대회와 함께 골볼 리그전도 예정돼 있다.

골볼 일정만으로도 바쁜데, 김희진은 올해 숭실사이버대학교 스포츠재활복지학과에 입학해 대학 생활도 해야 한다. 쉴 틈이 없는 일정이다.

김희진은 "골볼 선수 생활을 오래 했다고 모든 것을 알 수 없다. 이 분야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서 늦었지만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면서 "지금까지는 골볼과 음악을 동시에 했는데, 올해는 운동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교 시절 밴드부에서 보컬로 활동할 정도로 노래 실력이 빼어난 김희진은 20세 때 시각장애인이 주인공인 뮤지컬에 출연한 바 있다. 이후에도 틈틈이 TV 프로그램 등 여러 무대를 통해 노래 실력을 자랑했다.

이날도 2023년 장애인체육회 훈련개시식에서 축하 가수로 등장해 열창, 참석한 관계자와 동료 선수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동료들에게 김윤아씨의 '고잉 홈'을 들려준 김희진은 "김윤아씨의 팬으로, 위로와 힐링을 주는 '고잉 홈'을 좋아한다. 올해를 시작하는 자리에서 동료 선수들이 노래를 듣고 위로받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노래를 택했다"고 선곡 이유를 설명했다.

김희진은 "골볼과 음악 모두 사랑해 아직까지 한 가지를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운동에 집중하면서 패럴림픽을 준비하려고 한다.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판단, 공연은 잠시 뒤로 미룰 계획"이라며 당분간은 패럴림픽만을 바라보겠다고 다짐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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