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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테슬라, 아래는 중국…가격 경쟁 치이는 현대차·기아

美전기차 1, 2위 테슬라, 포드 나란히 가격인하…'가성비' 중국차도 부담
현대차, 기아도 가격 인하 고민해야…"경쟁력 확보로 점유율 유지"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2023-02-02 06:07 송고 | 2023-02-02 08:35 최종수정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최근 테슬라가 글로벌시장에서 대대적인 할인에 나선 데 이어 포드도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기로 결정하면서, 테슬라발(發)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업체들이 가성비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전기차 1, 2위 업체들까지 연달아 가격을 내리면서 현대차와 기아가 받는 압박도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포드는 최근 머스탱 마하-E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인하 폭은 구성에 따라 1.2~8.8%까지 다양하며, 최대 5900달러(약 726만원)까지 인하됐다. 포드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포드의 이같은 조치를 테슬라의 가격 인하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테슬라는 한국 시장에서 차량 가격을 최대 1000만원, 중국 시장에서 13% 가량 인하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차량 가격을 최대 20% 가까이 내렸다.

테슬라는 파격 가격 인하는 기존 차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으나, 주문량은 급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달 실적 콘퍼런스에서 "올 1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주문량이 밀려들고 있다"며 "생산하는 속도보다 거의 두배 빠르다"고 밝혔다.
가격 인하정책에 따라 미국에서 테슬라의 모델Y은 약 5만3000달러, 포드의 머스탱 마하는 5만4000달러~6만4000달러로 가격이 내렸다.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으면 가격은 더 내려간다. 테슬라, 포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와 가격이 거의 비슷해지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발효로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 현대차 아이오닉5 롱레인지 RWD 모델은 약 4만5500달러, 기아 EV6 롱레인지 RWD는 4만87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업체들의 약진도 현대차와 기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독일, 한국을 제치고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의 자동차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세계 전기차 판매 모델 상위 10개 중 7개가 중국 업체 모델(우링의 홍광미니, BYD의 한, 송 플러스, 친 플러스, 위안 플러스 등)로 기록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가장 열심히, 가장 똑똑하게 일한다"며 "중국업체가 테슬라의 뒤를 이어 세계 2위의 전기차 업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가 가격을 다운시키면서 현대차의 가격대를 침입하기 시작했다"며 "프로모션을 통해서라도 가격 조정을 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전기차의 경우 수익이 크게 나는 모델은 아니지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가격 경쟁으로 판매 물량을 늘려 규모의 경제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대차와 기아가 현 상황에서 가격을 몇퍼센트 조정할 수 있는지, 낮춘다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다른 기업은 어떤 전략을 가지고 나올지 등 여러가지를 따져보고 가격 인하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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