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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대 불출마…결국 윤심 부담 넘지 못했다

참모회의 격론 끝 불출마로 가닥 잡아
대통령실과 갈등 + 지지율 하락 부담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23-01-25 12:40 송고 | 2023-01-25 20:03 최종수정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했던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힘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불출마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1.2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했던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힘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불출마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1.2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대 변수 나경원 전 의원이 결국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윤심(尹心)의 압박과 지지율 하락에 따른 부담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의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고,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다"며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나 전 의원은 전날부터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논의를 한 끝에 이날 오전 이런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은 출마와 불출마 선언문 두 가지를 써놓고 전날까지 막판 고심을 거듭했다고 한다.

전날 4시간 넘게 이어진 회의에선 나 전 의원 출마 여부를 두고 참모들 간에 격론을 벌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일부 참모들은 낮아진 지지율과 대통령실과 관계 회복을 근거로 불출마를 주장했다고 한다. 내년 총선 공천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한다.

전날 회의에서 그는 출마를 만류하는 측근들에게 출마 의지를 에둘러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참모들 간에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나 전 의원은 회의 막판 "내가 고민해 결정하겠다. 내일 어느 쪽으로든 발표할 테니 중앙당사를 대관해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오후 서울 용산구 자택 앞에서 출마 여부에 대해 "결심은 섰고, 내일 말씀드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장고 끝에 불출마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의 결정에는 대통령실과 갈등 구도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동안 당권 주자 후보군으로 꼽히며 '여권 내 지지율 1위'를 달렸지만,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퇴를 두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다. 

나 전 의원이 5일 기자간담회에서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하거나 면제하는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을 제안하자, 대통령실은 이튿날(6일)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

특히 대통령실의 비판이 나 전 의원이 당대표 출마의 뜻을 시사한 직후에 나왔다는 점으로 미뤄, "결국 전대에 출마하지 말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9일에는 대통령실에 저출산위 부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문자와 전화로 전달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정식 사직서가 제출되지 않았다"며 사의 수용 여부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자 13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정식 사표를 내지 않은 기후환경대사 자리까지 묶어 해임했다. 특히 '해임'은 공무원에 대한 중징계에 해당하는 만큼, 나 전 의원에 대한 대통령실의 직접적 불만 표현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와중에 나 전 의원은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파장이 더욱 커졌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즉각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반박했고,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여당 초선의원 50명이 나 전 의원을 비판하는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장제원 의원을 비롯한 친윤(석열)계 의원들은 '반윤 우두머리'라고 집중 공격했다. 

결국 나 전 의원은 지난 20일 '대통령의 본의' 발언에 대해 "윤 대통령님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대통령실의 거부가 명확해진 상태에서, 나 전 의원의 강력한 무기였던 지지율마저 흔들리면서 발목을 잡았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당권주자 적합도 여론조사에선 윤심을 등에 업은 김기현 의원이 선두를 차지했다는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안철수 의원이 2위, '부동의 당심 1위'로 불렸던 나 전 의원은 3위로 밀려나는 조사가 연달아 나왔다.

이날 YTN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김기현 의원이 25.4%, 안철수 의원 22.3%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고, 나경원 전 의원은 16.9%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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