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게임 판호' 발급 늘리는 중국…만리장성은 '진짜' 열렸을까

中 1월 88개 게임 판호 발급…대형사 대작 게임 대거 포함
숨통 트였지만 향후 판호 발급 추이 및 현지 성공 여부 지켜봐야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2023-01-25 05:05 송고 | 2023-01-25 09:13 최종수정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세계 최대 시장 중 한 곳인 중국 당국이 신규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이어가며 규제 완화 신호를 보이자 국내 게임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한때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고 규정하며 규제 수위를 높였고, 이 기간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게임사는 물론이고 중국 내 게임사도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이 게임산업에 대해 '개방' 신호를 보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올해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45조원 이상으로 미국과 유사한 규모로 추정되는데, 중국 당국의 '한한령' 이후 국내 게임사의 중국 직진출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판호를 발급받은 국내 게임사는 물론이고 강력한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인 게임사들의 수혜가 기대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판호 발급이 게임 흥행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 중국 현지 게임사들의 경쟁력이 많이 확대된 점을 들어 과도한 기대를 경계하고 있다.

◇"20일만에 또 판호"…中 게임 규제 마무리된 듯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국가신문출판서는 지난 17일 88개 게임에 판호를 발급했다. 이는 지난해 4월 판호 발급을 재개한 후 가장 가장 많은 것이자, 직전 판호 발급 이후 불과 20일만에 또 이뤄졌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9년 1571개의 판호를 발급했으나 2020년 1316개, 2021년 768개, 2022년 468개를 발급하는 데 그쳤다.

이번 신규 판호 발급 대상에 외자 판호는 없었으나, 텐센트, 넷이즈, 미호요, 퍼펙트월드 등 중국을 대표하는 대형 게임사의 게임이 다수 포함된데다 '대작'으로 분류되는 게임도 이름을 올렸다.

주요 게임으로는 퍼펙트게임의 김용 작가 '천룡팔부'를 기반으로하는 MMORPG 게임 '천룡팔부'의 후속작인 '천룡팔부2":비룡전천', 미호요의 대표 IP '붕괴'를 활용한 신작, 텐센트의 RPG 미소녀 게임으로 이미 해외 10여개국에서 출시돼 큰 인기를 끌었던 '백야극광' 등이 있다.

이와 관련 중국 은하증권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번 판호 발급 특징은 중국 내 다수 대형게임사의 대작 게임이 포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화안증권은 "게임산업의 판호 발급이 정상화됐고, 당국의 정책 추진하에 향후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 K-게임 中 진출 청신호 켜졌지만…

중국의 게임산업 개방 신호는 국내 게임사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12월 중국은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와 '에픽세븐', 넷마블의 '제2의나라', 엔픽셀의 '그랑사가' 등 7개 게임을 대상으로 판호를 발급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중국 당국이 게임산업에 대해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두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다만 여전히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감지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한령 아래에선 퍼블리셔를 통해 내자판호를 받아 기술 자문료, IP 수수료 명목으로 매출을 발생시킨 경우가 최선의 선택으로 여겨졌고 수년간 한국 게임사의 외자판호는 '검은사막모바일', '서머너즈워:천공의아레나' 등 단 두 건만 발급돼 기대감이 적었다"며 "향후 한국 개발사의 게임에 대해 외자 판호가 빈번하게, 그리고 많이 발급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의 한국 게임시장 관련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규제 입장을 선회한 것은 긍정적인 시그널로 평가된다. 그러나 판호 발급이 게임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으며, 판호 발급을 받았다 하더라도 현지화 과정으로 인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골드만삭스는 크래프톤, 펄어비스, 넷마블 등에 대한 매도 의견을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게임 산업에 대해 규제를 이어가는 동안 현지 게임사들도 글로벌 진출 등으로 돌파구를 모색하며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사실"이라며 "3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를 전후로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을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jjung@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