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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때보다 더한 '500억달러' 무역적자 위기…총파업에 더 어려워진 수출

멈춰 선 화물차…수출입 기업 애로 신고접수 84건
1~11월까지 적자액만 425.6억달러…남은 한달 총파업 영향까지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2022-12-04 08:00 송고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2022.11.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2022.11.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가 우리 수출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수입액 급증과, 우리 경제를 든든히 지탱해 온 수출마저 두 달 연속 역성장으로 돌아선 상황 속 올해 우리나라 연간 무역 적자액이 500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화물연대 총파업에 관련 수출입 산업 피해 규모도 늘고 있다.

이미 올해 무역수지 적자액이 지난달까지 425억달러를 기록 중인 상황에서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인한 우리 수출입 기업들의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 행동이 9일째 이어진 2일 오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 인근 갓길에 화물차들이 정차해 있다. 2022.12.2/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 행동이 9일째 이어진 2일 오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 인근 갓길에 화물차들이 정차해 있다. 2022.12.2/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멈춰 선 화물차에 수출입 길도 막혀…피해접수 잇따라

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화물연대가 파업을 시작한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2일까지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접수한 결과 모두 48개사에서 84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애로사항을 접수한 국내 수출 기업 중 45.2%(38건)는 납품 지연에 따른 위약금 발생과 해외 바이어 거래선 단절을 우려하고 있다. 27.4%(23건)는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로 물류비가 증가하는 피해를 겪고 있다. 원자재 조달에 차질을 빚어 생산을 중단할 위기에 놓인 사례도 23.8%(20건)에 달한다. 공장·항만 반출입 차질로 물품을 폐기한 곳은 3.6%(3건)로 나타났다.

실례로 A사는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고객사 지체보상금이나 거래선 이탈 등 피해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지만, 현실적인 대응방안이 없어 발만 동동구르고 있다. 회사는 생산과 납기 일정에 맞춰 터미널 반출입이 가능토록 협조를 부탁하면서 파업으로 불가피하게 발생 된 물류비를 보상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11월 수출은 전년 대비 14% 감소했고 11월 무역수지는 70.1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며 "화물 운수종사자 여러분도 업무중단을 끝내고 경제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도 전에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위기가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지금의 글로벌 복합위기 역시 수출 증진으로 정면 돌파해야 한다"며 화물연대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를 촉구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11월까지 무역수지는 8개월 연속 적자…수출마저 두 달 연속 '역성장'전환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1월까지 발생한 무역적자는 사상 최대 규모인 425억6100만달러다.

무역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1956년 이후 연간 적자 규모가 400억달러를 넘은 것도 처음이지만, 올해가 아직 한 달 더 남은 상황에서 500억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무역수지 적자 행진은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한 수입액 급증 때문인데, 더 큰 문제는 그나마 적자 폭을 줄여주던 수출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수출이 흔들리면서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더 커졌다. 그나마 수출이 버텨주던 지난 9월의 무역수지 적자규모는 38억1500만달러였는데,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10월과 11월에는 각각 67억달러, 70억1100만달러까지 적자액이 확대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8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에 올해 연간 무역적자액(1~11월)만 425억6100만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연간 누적 무역적자가 480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화물연대 총파업업과 같은 돌발변수를 제외한 보수적인 견해로, 장기화 중인 집단 운송거부 영향마저 더해질 경우 적자 폭이 얼마나 더 커질지 예단하기 어렵다.

2022 임인년 새해 첫날인 1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4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2021년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2021년 수출액은 6445억4000만달러로, 전년대비 25.8% 증가했다. ‘6000억달러’ 달성은 지난 2018년 이후 두 번째다. 이제 우리나라 수출은 '70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힘찬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21.1.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2022 임인년 새해 첫날인 1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4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2021년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2021년 수출액은 6445억4000만달러로, 전년대비 25.8% 증가했다. ‘6000억달러’ 달성은 지난 2018년 이후 두 번째다. 이제 우리나라 수출은 '70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힘찬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21.1.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내년 수출입 경제도 시계 제로…수출 –4%, 수입 –8% 전망

내년에도 세계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한파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종식, 러-우 전쟁 종전, 보호무역주의가 완화한다면 수입이 감소하면서 무역수지가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란 낙관적인 견해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 올해보다 더 큰 경제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란 비관론도 존재한다.  

세계 경기상황이 현재 여건에서 큰 틀의 변화 없이 다소 완만하게 이어질 것이라 판단하는 보수적 관점에서 봐도 대외여건 악화 지속으로 인한 수출입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무역협회가 내놓은 '2022년 수출입 평가 및 2023년 전망'을 보면 협회는 내년 세계경제의 돌발변수인 코로나19 부진과 러-우 사태가 완만하게나마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구조적인 미‧중 갈등 지속과 최근 2년간 누적된 대외여건 악화영향에 내년 우리나라 수출과 수입 모두 각각 4%, 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은 글로벌 IT 수요 둔화와 국제유가 하락, 주요국 경기회복세 지연 등 제한적인 수출여건이 이어지면서 반도체(-15.0%), 석유제품(-13.5%) 등 주력 품목에서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에 치솟은 수입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하락하면서 완만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러-우 사태 및 OPEC+(석유수출기구)의 공급량 향방에 따른 불확실성을 경고했다.

협회는 이 같은 무역·통상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내년도 무역수지는 연간 138억달러 적자가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무역적자 규모는 올해보다 큰 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것이라기보다 큰 폭의 수입액 감소에 따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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