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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건강] '토르' 몸에서 발견된 치매 유전자...'아포이4' 정체

'ApoE4' 2개 보유시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 15배…전체 인구의 약 5%
국내 병원서도 혈액검사로 확인 가능…찾아도 마땅한 치료법 없어 생활습관으로 예방 노력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2022-11-26 06:29 송고
크리스 헴스워스. © AFP=뉴스1
크리스 헴스워스. © AFP=뉴스1

마블 히어로 '토르'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가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리기 쉬운 유전자를 보유한 사실이 공개됐다. 헴스워스가 갖고 있다는 치매 유전자는 'ApoE4'(아포이4)다.

26일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전국 65세 이상 추정 치매환자 수는 2020년 약 84만192명이다. 이는 꾸준히 증가해 2030년 136만864명, 2040년 217만3089명, 2050년에는 302만3404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는 인지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는 증상을 뜻한다.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병은 다양하다. 이 중 알츠하이머는 가장 큰 치매의 원인으로 꼽힌다. ApoE4가 바로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 유전자다.

우리나라는 보통 선별검사를 통해 인지능력 저하자를 스크리닝 한 뒤 유소견자를 대상으로 치매원인을 파악한다. CT, MRI 등 여러 방법으로 치매원인을 판단할 수 있다. 치매원인 검사 중 ApoE4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혈액검사도 있다.

ApoE는 중추신경계의 신경 회복 작용을 돕는 대립형 유전자다. 사람은 누구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ApoE를 각각 1개씩 받게 된다. ApoE는 세부적으로 ApoE2, ApoE3, ApoE4가 존재한다.
따라서 누구나 한쌍의 ApoE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그 조합은 6가지가 된다. ApoE3/ApoE3 조합 보유자가 60% 이상으로 가장 많다. 

이찬녕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는 "ApoE3은 대다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정상 유전자이며 ApoE2는 알츠하이머병에 덜 걸리는 저항인자"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ApoE4 유전자다. ApoE4/ApoE4 조합을 가진 사람의 비율은 5% 정도로 알려져 있다. ApoE4 한개를 보유한 사람은 약 20%로, 인구 4분의 1은 ApoE4 유전자를 하나 이상 가지고 있는 꼴이다. 

ApoE4가 1개 있올 경우 알츠하이머 치매 유병률은 ApoE3/ApoE3 보유자에 비해 2~3배 높아진다. 2개 모두 보유했다면 ApoE3/ApoE3 대비 약 15배로 크게 높아진다. 헴스워스는 이 유전자를 2개 보유한 경우다.

이 교수는 "ApoE4가 2개 나왔을 땐 65세 이상에서 사망 전까지 90% 이상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리게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물론 ApoE4 유전자를 가졌다고 모두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리는 건 아니다. ApoE4 유전자가 없는 알츠하이머 환자도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혈액검사만으로 ApoE4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ApoE4 혈액검사는 종합병원뿐만 아니라 의원급에서도 가능하다. 병원 규모마다 비용은 다르지만, 10만원 안팎으로 검사할 수 있다.

다만 ApoE4가 확인됐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 마땅한 치료법은 없다. 대신 생활습관을 교정해 알츠하이머 치매를 어느 정도 예방하는 노력이 권고된다.     

이 교수는 "신체 활동을 많이 하고, 인지능력을 향상시키는 게임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영양식도 하면서 종합적으로 웰빙 생활을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혈액검사에서 ApoE4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나올 새로운 의학 기술을 기다리면서 일상생활에서 위험요소를 줄여가면 된다"고 당부했다. 

헴스워스는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다 제작 과정에서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 그는 활동을 중단하고 가족들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내면서 치매 예방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한편 ApoE4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미보유자에 비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2배 높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2020년 5월 발표되기도 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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