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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 아래 GTX 안돼"…아파트 밑 철도, 정말 위험한가요?[부동산백서]

원희룡 장관, 은마아파트 주민 만나 작심비판…"선동 용납 못해"
지하 60m로 내려가 터널 뚫은 GTX 공사…전문가 "아파트 안전 우려 낮다"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2022-11-27 06:30 송고
사진은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은마아파트. 2022.1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사진은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은마아파트. 2022.1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막연한 불안과 위험을 확산시키며 방해하는 식으로 선동하는 것은 국가기관으로서 절대 용납하거나 굴복할 수 없다."

지난 23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은마아파트 주민들을 만나서 한 말입니다. 원 장관은 당초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간담회'를 공개로 전환하며 작심 비판을 쏟아냈는데요.
은마 아파트 주민들은 여전히 GTX 노선이 아파트 밑으로 지나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우회노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GTX가 아파트 밑으로 지나가면 정말 안전이나 소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일까요. GTX가 앞으로도 계속 도입될 신(新) 교통수단이다 보니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한 정부와 주민 측의 기싸움도 치열한 것 같습니다. 오늘 백서는 '은마아파트 GTX-C' 논란을 살펴보려 합니다.

먼저 현재 상황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GTX-C 노선은 지하 40~60m 깊이를 파서 철로를 내는 대심도 방식을 활용해 삼성역~양재역 구간이 은마아파트 아래로 지나갈 예정입니다.
주민들은 이를 두고 은마아파트가 지난 1970년에 지어졌고 과거 부지가 늪지대였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는데요.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은마아파트를 일부 걸치는 우회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원 장관이 공식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원안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논란이 되는 대심도 방식을 왜 굳이 이용하는 걸까요. 핵심은 비용입니다. 토지소유자의 소유권에서 벗어나는 지하로 내려가면 토지보상에서 자유로워지고 공간 활용도가 높아지니 자연스레 비용이 줄어들게 됩니다.  

특히 GTX가 서울 주요 지역을 지나다닌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 입장에서는 필연적인 선택인 것이지요.

21일 오전 서울 성동구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6공구 건설현장에서 쉴드TBM장비가 동탄 방향 굴착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2.4.21/뉴스1 © News1 인수위사진기자단
21일 오전 서울 성동구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6공구 건설현장에서 쉴드TBM장비가 동탄 방향 굴착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2.4.21/뉴스1 © News1 인수위사진기자단

정부 관계자들은 대심도 방식에 안전이나 소음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은마 구간은 지하 60m에서 66m심도로 현재 지반 조건 양호한 경암 구간을 대심도로 통과하고 친환경 대형터널굴착기(TBM) 장비를 활용해 소음이나 진동이 적고 주변 지변 불안도 없다고 설명합니다.

TBM 공법은 기존의 다이너마이트를 이용한 발파방식과 달리 장비 머리 부분에 커터를 달고 회전시켜 암반을 잘게 부수며 나아가는 최첨단 방식입니다. 두더지가 땅을 파서 나아가는 모습을 상상하면 됩니다.

GTX가 기존 지하철과 달리 최고 시속 200㎞ 수준으로 달려 위험성이 높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경기 용인 기흥구에서 최고 시속 350㎞인 SRT가 아파트, 학교 등 다수 건물을 관통하지만 문제가 없다는 사례를 듭니다. 소음이나 진동이 더 큰 SRT도 문제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전문가들의 분석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세계 최초로 TBM 전용 시뮬레이터를 개발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관계자는 "TBM은 기본적으로 기계 굴착이기 때문에 기계 진동이 있고 사람이 느끼기에는 어렵다"며 "60m 이상까지 심각하게 전달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또 "TBM은 굴진할 때 콘크리트 라인이나 세그먼트(굴의 곡면을 만드는 철재 토막)로 지지하면서 가기 때문에 터널이 안전하고 위의 진동을 줄여준다"며 "속도도 일반 발파에 비해 빠르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은마아파트가 노후 아파트고 기존에 없던 GTX가 다닌다는 점에서 지역주민의 우려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도 역점사업인 GTX를 차질 없이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야하는 만큼 이번처럼 강경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큽니다.

향후에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어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어하는 정부의 움직임을 유심히 지켜봐야겠습니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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