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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광모호 '안정속 혁신' 택했다…CEO 유임+젊은 인재 발탁(종합)

LG그룹 정기 임원 인사…신학철·권영수 부회장 등 CEO 대부분 유임
신규 임원 92% 1970년대생…18년 CEO 차석용 용퇴 여성 CEO 선임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22-11-24 18:07 송고
구광모 LG 회장 (LG 제공) /뉴스1

LG그룹 구광모 호의 내년 진용(陣容)이 갖춰졌다. LG는 23일과 24일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2023년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는 '안정 속 혁신'으로 요약된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내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을 감안해 경험 많은 기존 최고경영자(CEO)를 유임하면서도 5년, 10년 뒤 LG의 미래를 설계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나갈 인재를 발탁해 전진 배치했다. 전체 승진자 162명 중 미래 준비의 근간이 되는 연구개발(SW 포함) 분야의 신규 임원만 31명이다. 또 신규 임원 114명 중 1970년 이후 출생이 92%에 달했다.

구광모 회장은 최근 계열사 CEO들과 진행한 사업보고회에서 "사업의 미래 모습과 목표를 명확히 해 미래 준비의 실행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며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미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필요한 인재 발굴, 육성 등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사업 경험 풍부한 CEO 자리 지켰다…"안정에 무게"

LG는 2023년 임원 인사에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사업 경험이 풍부한 CEO를 대부분 재신임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장수를 바꾸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모두 자리를 지켰다. LG전자의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4개 주요 사업본부장도 모두 유임됐다.

특히 세계 1위 가전 사업은 더욱 경쟁력을 높이고, 최근 흑자를 내고 있는 전장(VS)사업은 점유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도록 했다. 생활가전(H&A)사업본부장인 류재철 부사장이 사장으로, VS 전장본부장인 은석현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힘을 실어줬다. 류 사장은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생활가전 세계 1위'를 달성하는데 기여한 공로를, 은 부사장은 지난 9년 동안 적자였던 전장사업의 턴어라운드를 주도한 점을 인정받았다.

LG이노텍 정철동 사장도 재신임받았다. 고객사와 협력을 통해 호실적을 낸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실적 부진을 겪은 LG디스플레이 정호영 사장 역시 자리를 지켰다. 앞으로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에서는 재무통인 차동석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차 사장은 그동안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으면서 전지사업부(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을 안정적으로 성사시킨 주역이다. LG화학은 "다양한 사업 인수·합병·분할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재무건전성 등 펀더멘탈을 공고하게 다진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평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는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인 김동명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1998년 배터리 연구센터로 입사해 지난 2020년부터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아왔다. 주요 고객 수주 증대 및 합작법인 추진 등을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LG그룹 정기 임원 인사 규모

◇ 5년, 10년 뒤 LG의 미래를 설계할 젋은인재 대거 발탁

LG그룹은 안정 속에서도 미래 준비에 대해서 만큼은 더욱 속도를 높였다. 그룹의 미래 포트폴리오를 이끌 핵심 사업에서 승진 인사를 확대했다.

특히 미래 준비 관점에서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며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주도할 수 있는 젊고 추진력 있는 인재들을 발탁했다. 기존 관성에서 벗어나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동시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사업가를 육성하고 조직에 역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지난해부터 2년 연속 전체 승진자 가운데 70% 이상이 신규 임원이다.

이번 신규 임원 중 92%가 1970년 이후 출생자다. 최연소 임원은 1983년생인 LG전자 우정훈 수석전문위원(상무)이다.

우 수석전문위원은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하며 데이터 플랫폼 구축, 스마트 가전 및 ThinQ 앱의 성능 향상 등에 기여해 발탁 승진했다.

LG는 미래 준비를 위해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 영입을 지속했다. 올해도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19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해 기존 조직에 새로운 시각을 접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영입한 외부 인재는 총 86명이다.

주요 영입 인재는 △AI/빅데이터 분야의 LG전자 CTO AIX실장 한은정 상무(前 아마존 Science Manager) △LG에너지솔루션 프로세스AI담당 김영훈 상무(前 아마존 Science Manager) △LG CNS D&A사업부 수석전문위원 정윤호 상무(前 파인트리파트너스 컨설팅 본부장) △플랫폼 분야의 LG전자 플랫폼사업센터장 정기현 부사장(前 메타(Facebook) 한국 대표) △LG전자 HE플랫폼사업담당 조병하 전무(前 하만 인터내셔널 에코시스템 사업총괄) △바이오 분야의 LG화학 생명과학 신사업기획담당 노지혜 상무(前 휴젤 전무) 등이다.

특히 미래 준비를 위해 신기술 개발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분야 인재 중용을 확대하며 기술 리더십 확보에 나섰다는 평이다.

연구개발(SW 포함) 분야에서 신규 임원은 31명이다. 그룹 내 전체 임원 가운데 연구개발 분야 임원도 역대 최대 규모인 196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구광모 (주)LG 회장이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 사장단 워크샵'에서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LG 제공) 2022.9.30/뉴스1

LG는 우수한 기술 인력을 중용하며 연구개발 역량을 키워 첨단 기술 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선행기술 개발과 개방형 혁신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구 회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고객가치'를 구체화할 수 있는 인재도 꾸준히 기용하고, 관련 조직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LG전자는 CX(고객경험)센터, LG디스플레이는 중형CX그룹 및 대형 솔루션 CX그룹 등을 신설했다.

고객 최접점인 CS(고객서비스) 분야에서는 미국, 멕시코, 인도 등 해외 현지 고객의 페인포인트 해결에 앞장서 온 LG전자 장태진 상무를 발탁했다. CS 분야 임원 수는 2018년 3명에서 올해 승진자를 포함해 총 8명으로 증가하게 됐다.

이외에 고객가치 실천을 위한 사업 기본기인 품질과 안전환경의 중요성을 반영,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인재 11명을 중용했다.

◇ 조직 다양성 키운다…차석용 부회장 물러난 자리에 이정애 사장 선임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LG는 이번 인사를 통해 2명의 여성 CEO를 선임했다. 코카콜라음료 이정애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하며 LG생활건강의 CEO를 맡았다. 지투알 박애리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CEO에 선임됐다.

4대 그룹 상장사 중 오너 일가를 제외한 여성 전문경영인 CEO가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과정에서 LG생활건강은 18년 만에 CEO가 바뀌었다. 매번 역대 최고 실적으로 올리며 '차석용 매직'으로 불렸던 차석용 부회장이 용퇴를 결정했다. 차 부회장은 2005년 1월 1일부터 LG생활건강 대표직은 맡은 이래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사업 확장으로 LG생활건강을 업계 선두 반열에 올려놨다. 17년 동안 매출은 9배, 영업이익은 22배로 성장시켰다.

앞으로 LG생활건강을 이끌 이 신임 사장은 LG생활건강 신입사원 공채 출신 최초의 여성임원이다. 적극적인 럭셔리 마케팅으로 2016년 궁중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로 단일 브랜드 연매출 1조원을 올린 주역이기도 하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이정애 신임 사장은 생활용품사업부장·럭셔리화장품사업부장·리프레시먼트(음료)사업부장을 지내 LG생활건강 전체 사업과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LG는 미래 준비를 위해서는 성별, 나이, 국적에 상관없이 인재를 중용하는 정책에 따라 실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여성 임원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지난 2018년 29명이었던 여성 임원은 64명으로 늘어났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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