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경제 >

"내년 1.7% 성장" 한은마저 암울 전망…'경기 침체' 우려 확산

OECD 1.8% 이어 내년 1%대 전망…역사상 찾기 힘든 저성장
연말 정부 예상치도 한은 따라갈 듯…"비관적인 1.7% 아니다"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2022-11-24 16:43 송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11.24/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11.24/뉴스1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1%대에 그친다는 전망이 우후죽순처럼 번지고 있다. 경제 성장에 밀접한 금리 정책을 담당하는 한국은행마저 내년 1.7% 성장을 예상했다.
이듬해 경기 침체 진입 전망이 정부 당국 내에서도 공식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24일 발표한 수정 경제 전망에서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 8월(2.1%)보다 0.4%포인트(p) 하향 조정한 1.7%로 제시했다.

이는 한은이 새로 추정한 우리나라의 잠재 성장률인 2%를 0.3%p 밑도는 수준이다.

한은은 "향후 국내 경제는 주요국 경기 동반 부진 등으로 잠재 수준을 하회하는 성장 흐름이 이어지겠다"고 밝혔다.
잠재 성장률은 한 나라의 모든 생산 요소를 활용해 물가 상승 등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장 정도를 뜻한다.

이에 정부도 다음 달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내년 전망치를 1%대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6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으면서 내년 성장률을 2.5%로 제시한 바 있다.

한은의 1.7%와 정부의 2.5% 사이 간극은 0.8%p로 매우 크다.

그럼에도 지금은 정부가 한은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국내외 기관들은 주요국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우리나라의 전망치까지 줄줄이 낮추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 2.0%, 신용평가사 피치가 1.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8%를 한국의 내년 성장치로 내놨다. 심지어 일부는 마이너스 성장을 점쳤다.

국내에서는 한국경제연구원이 1.9%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를, 한국금융연구원은 1.7%를 예상했다. 한은이 국내 기관 중에서는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한은은 내년 1.7% 전망이 국제적으로 봤을 때 낙관적이지도 비관적이지도 않은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한은처럼 중간 톤으로 이듬해 경제를 바라본다면 1.7% 내외의 값이 나올 확률이 높은 셈이다.

24일 오후 전남 광양시 광양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2.11.24/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24일 오후 전남 광양시 광양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2.11.24/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그런데 한국의 역대 성장률로 관점을 돌릴 경우, 한은의 전망은 자연스레 위기 의식으로 이어진다.

한국에서 연간 경제 성장률이 2%보다 떨어진 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0.7%),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9년(0.8%), 외환위기가 덮친 1998년(-5.1%), 2차 석유파동 직후인 1980년(-1.6%) 등이 전부다.

주로 경제가 대형 위기에 처했을 때 1%대 또는 그 아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물론 한은은 이 때와 같은 중대 위기는 내년에 도래하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외환위기처럼 큰일이 생기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은에 따르면 내년 성장세가 정체되는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이다. 대내보다 대외적인 요인이 이번 성장률 하향 조정에 더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이번 전망 브리핑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 국내 금리 상승 등으로 수출과 투자가 부진하고 소비 회복세도 점차 완만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이듬해 경기는 글로벌 경제의 향방에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한은에 따르면 이듬해 상반기는 글로벌 수입 수요 약화에 따라 한국의 수출이 감소로 전환하지만, 하반기에는 세계 경제가 다시 회복되면서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서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김 국장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반도체 등 IT 경기도 좋아진다고 본다"면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도 완화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한국의 성장세는) 개선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icef08@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