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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최악 가뭄⑤] "생각보다 훨씬 심각"…수압 낮추고 영산강물 끌어와

내년 3월 제한 급수 불가피…생활 속 20% 물 절약 등 비상 대책
영산강 하천수 관로 설치…관정 개발해 지하수 확보도 추진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2022-11-24 08:31 송고 | 2022-11-24 09:01 최종수정
편집자주 전남을 중심으로 남부지방은 올해도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완도·신안 등 섬 지역은 매년 제한 급수가 일상이 됐고, 대도시인 광주시도 30년 만에 제한 급수를 검토 중이다. 가뭄은 농촌과 산단에도 영향을 끼쳐 농업용수와 공업용수 확보에도 비상이다. 현재 급수 상황, 가뭄 원인, 향후 대책 등을 전반에 걸쳐 짚어봤다.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광주시민의 주 식수원인 전남 화순 동복호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동복호의 10월말 평균 저수율은 85.8%이지만 올해는 11월11일 기준 32.3%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낮다. 광주시는 비가 오지 않거나 미약할 경우 내년 3월말에는 동복호가 고갈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2.11.13/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가뭄 상황이 시민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광주시의 안정적 수돗물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이정삼 상수도사업본부장의 한탄이다.

이 본부장은 "절수 효과가 조기에 20% 이상 도달하지 못하면 내년 초에는 제한 급수가 불가피하다"며 "내년 6~7월 장마 때까지는 버텨야 하는데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내년 장마 때까지 버티더라도 올해처럼 마른장마가 이어진다면 국가 재난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 이 본부장을 비롯해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들의 입술이 바싹바싹 타들어 간다. 

광주는 올해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올해 가뭄일수는 250여일에 달한다.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처음이다.  

광주시가 하루에 쓰는 물의 양은 50만톤이다. 식수원인 동복댐에서 하루 22만톤, 주암댐은 하루 28만톤을 공급한다.

23일 기준 동복댐의 저수율은 28%, 주암댐은 33.2%다. 평년 같으면 60~70%가량 차 있어야 할 물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연말연시 갈수기에도 비가 내리지 않으면 동복댐은 내년 3월, 주암댐은 2개월 뒤인 5월에 고갈된다.

광주시는 초비상이다. '물 부족 위기 대응 사전 비상 행동 단계'에 돌입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한 시청 공무원들이 16일 오전 시청 앞 사거리에서 가뭄 극복을 위한 생활 속 물 절약 실천 홍보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광주시 제공) 2022.11.16/뉴스1 © News1 

당장 내년 초부터 제한 급수는 불가피하다. 제한 급수는 30년 만이다. 광주는 1992년 12월21일부터 1993년 6월1일까지 163일 동안 제한 급수가 이뤄졌다.

시는 수요 관리를 위해 수압 조절 등 절수 캠페인, 수돗물 저감 포인트제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5개 자치구의 수돗물 절감 성과를 평가해 교부금 30억원을 차등 배분한다. 가뭄 위기 극복과 수돗물 절약을 위한 고육지책이다.

물 공급 다변화를 위해 수원지별 공급 일수 조절, 원수 추가 확보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사전 비상 행동 추진단을 꾸려 실천 방안을 찾고 영산강유역환경청, 농어촌공사와 '가뭄 행동 회의'도 제안했다.

상수도 현장에선 마른 수건 쥐어짜듯 동복댐 밑바닥 물까지 끌어쓸 준비를 하고 있다.

동복댐 최대 담수량은 9900여만톤이다. 그중 사용 가능한 물은 9200여만톤이다. 바닥에 남는 물 700만톤은 취수탑에서 끌어올리지를 못한다.

시는 700만톤 중 저수층 500만톤도 펌프질해서 쓰는 방안까지 고민하고 있다. 바닥에 깔린 물까지 정수해서 최대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20일 정도 버틸 수 있을 뿐 예방책이 되진 못한다.

광주시는 상수도 가뭄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극단적 가뭄 상황에 대비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광주시민의 주 식수원인 전남 화순 동복호 수위가 해발 156m 밑으로 떨어져 있다. 해발 144m가 취수 제한선으로 11미터 가량 남았다. 이대로 비가 오지 않으면 내년 3월쯤 동복호는 고갈된다.2022.11.13/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광주천 유지용수로 쓰고 있는 영산강 하천수를 하루 4만3000톤 끌어다쓰는 안이다. 하천수를 끌어오려면 광주천 상류에서 고도 정수처리가 가능한 용연정수장까지 1.5㎞ 관로를 설치해야 한다. 예산 규모는 약 100억원 정도다.
  
영산강 하천수 수질은 3급수이지만 용연정수장 내 고도 정수처리 시설을 거치면 수돗물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공사 기간이다. 타당성 조사를 거쳐 다음달 확정되면 공사 기간을 최대한 앞당겨 내년 봄까지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동복호 상류나 용연·덕남정수장과 18개 배수지 주변에 대형 관정을 개발해 지하수를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방안도 물 부족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만 언제 실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타당성을 검토하고 설계 시공까지 하는 데 시간적으로 촉박하다"며 "최대한 공사 기간을 앞당기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의 물 사용량은 각 가정에 공급되는 생활용수가 전체의 68%를 차지한다.

음식점과 사무실 등에서 쓰는 업무용은 25%, 산업용은 7%다. 이 둘을 합쳐도 생활용수 사용량의 절반에 미치지 않는다.

광주시는 단수에 앞서 일반 가정에서의 물 절약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양수기 수압 밸브 조정이 절수 효과가 큰 것으로 보고 광주시 간부 공무원 440여명을 아파트 단지별 책임관으로 지정해 전체 공동주택 1200개 단지 44만 세대를 대상으로 수압 낮추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정삼 본부장은 "생활 속에서 물 20% 아껴 쓰기를 실천하면 하루 물 소비량이 10만 톤가량 줄어 내년 장마철까지 제한 급수 없이 버텨볼 수 있다"며 "계량기 수도 밸브 조절을 통한 수압 저감, 설거지통을 이용한 설거지 등 절수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nofatej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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