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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안전경고' 이틀 만에"…코레일 '산재·탈선'에 '시민안전' 위기감 재점화

원희룡 "하나부터 열까지 다 바꿔야"…국토부, 코레일 감사 예고
전문가 "내부 안전의식 문제…노후화·고속화 철도체계 손봐야"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2022-11-07 14:44 송고
영등포역 부근에서 무궁화호 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영등포역에서 코레일 관계자들이 열차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2022.1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영등포역 부근에서 무궁화호 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영등포역에서 코레일 관계자들이 열차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2022.1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이틀 연속으로 안전 사고가 발생하면서 철도 안전관리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안전 의식은 물론 갈수록 고속화·노후화하는 철도설비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코레일에서는 지난 5~6일 연이어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5일에는 오후 8시20분쯤 경기 의왕시 소재 남부화물기지선 오봉역 구내 양회(시멘트)선에서 벌크화차 12량을 입환(차량 연결 또는 해제)하는 작업을 하던 수송담당역무원 A씨(34)가 기관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튿날인 6일에는 용산역을 출발한 익산행 무궁화호 열차가 오후 8시52분쯤 영등포역으로 진입하던 중 선로를 이탈하는 사고로 승객 275명 중 25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로 인해 월요일인 7일 오전 1호선 열차 운행이 대거 중단·지연되면서 출근길 대규모 시민 불편으로까지 이어졌다. 영등포역과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KTX와 일반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이번 사고는 3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 주재로 '철도안전 비상대책 회의'가 열린 지 이틀 만에 연달아 발생하면서 코레일의 안전의식과 철도안전체계 전반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원 장관은 당시 회의에서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철도사고가 최근 들어 증가 추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대형 인명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고속철도 충돌·탈선사고가 2004년 고속철도 개통 후 작년까지 5건 발생했는데 올해에만 2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3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로 대전광역시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개최된  '철도안전 비상대책 회의'가 진행되는 모습. (국토교통부 제공) 2022.11.3/뉴스1
지난 3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로 대전광역시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개최된  '철도안전 비상대책 회의'가 진행되는 모습. (국토교통부 제공) 2022.11.3/뉴스1

실제 코레일에서는 올해 들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코레일에서 작업 도중 직원이 목숨을 잃는 중대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 올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4번째다. 

지난 9월30일에는 경기 고양시 소재 정발산역에서 스크린도어 부품 교체 작업 중이던 근로자가 들어오던 열차에 부딪혀 병원 치료를 받다 지난달 14일 결국 숨졌다.

지난 7월13일에는 서울 소재 중량역 승강장 측면 배수로 점검 중 근로자가 열차에 부딪혀 목숨을 잃었다. 3월14일에는 대전시 소재 열차 검수고에서 객차 하부와 레일 사이에 끼임 상태로 추정되는 사고로 근로자 1명이 숨졌다.

코레일 열차의 선로 이탈 사고는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지난 1월5일 충북 영동군 영동읍 회동리 인근 KTX 영동터널을 지나던 부산행 KTX-산천 23열차가 선로를 이탈해 7명이 다쳤다. 

이 밖에 7월1일에는 부산역을 출발해 서울 수서역으로 향하던 SRT 338호 열차의 1호차와 후부 동력차 2량이 대전조차장역 인근에서 궤도를 이탈해 11명이 부상을 입은 바 있다. 

연이은 철도 사고와 관련해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안전 측면에서 봤을 때 철도 안전관리시스템뿐만 아니라 이를 수행하는 주체에도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며 "계절적 요인이 없는 시기에도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임원진을 포함한 내부 안전의식이 부족했거나 인력 부족에 따른 공백 문제가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철도노조 내부에서는 인력 부족과 시스템 운용에 문제가 있었다는 시각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오봉역 사고의 경우 '2인1조' 작업에 무리가 있었던 것으로 본다"며 "정부의 공공기관 인력 감축이 실현될 경우 인력 부족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창영 광주대 방재안전학과 교수는 "설비 노후화가 심해진 상황에서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는 만큼 시스템 전반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며 "안전 관련 전문인력도 더욱 집중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등포역 부근에서 무궁화호 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영등포역에 열차 운행 중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는 이날 오후 4시 정상운행을 목표로 복구작업을 펼치고 있다. 사고복구 시까지 용산역, 영등포역에 모든 열차는 정차하지 않는다. 2022.1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영등포역 부근에서 무궁화호 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영등포역에 열차 운행 중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는 이날 오후 4시 정상운행을 목표로 복구작업을 펼치고 있다. 사고복구 시까지 용산역, 영등포역에 모든 열차는 정차하지 않는다. 2022.1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중대재해 사망사고와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관련자들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중대재해법 적용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노동부는 지난 3월 대전에서 발생한 직원 사망 사고와 관련해 나희승 코레일 사장을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선로 이탈 사고와 철도안전감독관·철도사법경찰관 및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을 현장에 파견해 사고원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 감사담당관실 외에도 감사원 협조를 구해 코레일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특히 국토부는 이달 말 발주 예정인 '철도안전체계 심층진단 및 개선방안' 연구용역을 통해 철도안전체계의 근본 개선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출장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체류 중인 원 장관 역시 이날 "사고가 끊이지 않는 코레일은 이제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만 코레일에서 탈선 사고가 두 번 발생했고, 운행 지연 사태도 수 차례 있었기 때문에 심각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연구용역을 통해 이번 사고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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