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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3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 제주 IUCN 리더스포럼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10.13/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
"신은 어떤 경우에도 인간을 용서하지만, 자연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13일 제주 서귀포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 제주 IUCN 리더스포럼' 기조연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전하며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 전염병에 인류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인류는 큰 변화의 벼랑 끝에 서 있다. 사회와 경제에 심오한 영향을 주는 대변혁을 맞이하고 있다"며 "끊임없는 위기로 인해 불확실성은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코로나19 대유행은 우리의 삶의 방식에 혼란을 주고, 사람과 사람간 접촉을 좁혔다"며 "급격한 기온상승은 가뭄과 홍수, 산불 등 기후위기를 심화시켰다"고 했다.
이어 "생물다양성 손실과 기후변화, 전염병은 어떤 국가도 혼자서 해결할 수 없고, 전 지구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지속가능성과 포괄성, 포용성에 뿌리를 둔 다자주의로 생물다양성과 지구의 회복력에 중점을 두고 대응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반 총장은 "이대로 가면 2100년 인류를 포함한 지구의 생물 70%가 멸종하는 6차 대멸종을 맞게 된다고 한다.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라며 "우리에겐 플랜B가 없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해도 지구 이외에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행성은 없다"며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 총장은 "생물다양성과 지구 보호를 위해 야심찬 목표를 행동으로,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며 "2015년 9월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 채택한 SDG(지속가능발전목표)는 유엔 77년 역사상 가장 훌륭한 계획이고, 실현 가능한 로드맵이다"고 피력했다.
SDG는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전 인류가 달성해야할 공동의 목표를 뜻한다. SDG 이전 유엔이 추진했던 새천년개발목표(MDG·2000~2015년)가 빈곤퇴치 문제를 주로 다뤘다면 SDG는 여기서 더 나아가 경제발전, 사회 불평등, 환경보호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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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3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 제주 IUCN 리더스포럼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10.13/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
하지만 반 총장은 "미국과 중국간 긴장관계 고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범침공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안보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으로 기록되고 있다"며 "이는 기후변화 등에 대응하는 전 지구적 계획을 흔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 총장은 "포용적, 그리고 초국가적인 다자주의에 기반한 협력이 요구된다"며 "이 포럼의 주제인 자연손실을 멈추고 되돌리기 위한 지구와 사회의 회복력 강화, 즉 '네이처 포지티브' 경제·사회구축에 각국 정부와 기업, 국제기구의 리더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도와 환경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13일부터 15일까지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2022 제주 IUCN 리더스포럼'을 열고 있다.
이번 포럼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기업과 시민사회, 국제기구 등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이 모여 세계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의 초대를 받은 세계 각국의 리더들은 '네이처 포지티브(Nature-positive) 경제·사회 구축'을 주제로 분야별·행동주체별로 수행할 역할과 실천 방안을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