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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해임안 통과 뒤 '사임' 의사 밝히자 盧 불같이 화를…'당신이 왜'"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2022-10-01 08:03 송고 | 2022-10-02 20:21 최종수정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 News1 DB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 News1 DB

장관 해임건의안과 관련해 헌정사상 5번째이자 마지막 기록을 갖고 있는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알려지지 않았던 19년 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반응을 소개했다.

2003년 9월 3일 여소야대 상황에서 다수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한총련의 포천 미군부대 장갑차 점거시위를 막지 못했다며 김두관 행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 자민련과 힘을 모아 본회의에서 가결 처리했다.
헌정 사상 5번째로 국회를 통과한 장관 해임건의안으로 김 장관은 9월 17일 사표를 제출, 다음날 18일 수리됐다. 이후 2016년 김재수 농림식품부 장관, 2022년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가결됐지만 각각 박근혜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거부당했다.

이에 따라 김두관 의원은 지금까지는 국회로부터 해임 요구를 받은 뒤 자리에서 물러난 5번째이자 마지막 장관인 셈이다.

김 의원은 지난 30일 밤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해임건의안 국회 가결과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김 의원은 2003년 장관이 됐을 때 "한나라당 의원들이 '힐난하고 촌놈이 출세했다. 이장 하다가 군수 하다가 장관 되니까 좋았는지 몰라도 대한민국의 수많은 사람이 절망했다'고 공격하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모욕을 당했다"고 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행자부 장관으로 김두관 전 남해군수를 임명하자 정치권이 깜짝 놀랐다. 당시만 해도 장관 하기에 이른 나이(44살)인데다 남해군 이어리 이장과 남해군수 경력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해임건의안 통과 뒤 상황에 대해 김 의원은 "해임 건의안이 가결되자마자 노무현 대통령을 찾아뵙고 '사임하겠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하니 대통령이 불같이 화를 냈다"고 했다.

"(노 대통령이) '부당한 해임건의안에 맞서 싸워야지 왜 당신이 사표를 내느냐, 사임을 하느냐'고 했다"는 것.

김 의원은 "며칠 뒤 (노 대통령에게) 했던 농담도 생각난다"며 "'저도 군수보다 월급도 많고 지방분권이나 균형발전을 하기 위해 오래 하고 싶지만 장관직을 고수하면 정국이 급랭하기 때문에 국정 운영하기 더 어려워진다. 사임을 받아주셔야 된다고 건의해 결국 사표가 수리됐다"고 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뜻도 있었지만 고심 끝에 사표를 수리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19년 전 비화를 공개한 것은 자신도 물러날 이유가 없었지만 여야 관계를 위해 그만둔 것처럼 박진 외교부 장관도 그 길을 택해야 한다는 우회적 압박이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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