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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급 불펜으로 거듭난 KT 김민수의 꿈…"가을야구서 멋지게 삼진 잡고파"

ERA 1.98, 27홀드…WAR 3.15로 '40세이브' 고우석보다 기여도 높아
"KS 우승했지만 한 경기도 못 뛰어…올해는 어떻게든 보탬돼야죠"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22-10-03 05:00 송고
KT 위즈 김민수. (KT 제공)
KT 위즈 김민수. (KT 제공)

프로야구 144경기의 장기 레이스는 모든 선수들에게 고되다. 약 반년 동안 일주일에 하루만 쉬고 매일 경기를 준비해야하기에 시즌 막바지로 가면 체력이 바닥날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유독 힘든 보직이 불펜투수다. 선발투수와 달리 언제 나갈지도, 어떤 상황에 마운드에 오를 지 불투명하다. 체력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 탄탄하던 불펜도 시즌 막판으로 가면 어이 없이 '붕괴'되는 경우가 심심치 않은데, 소개한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올 시즌 KT 위즈의 '믿을맨'으로 자리 잡은 김민수(30)에게 "힘들지 않느냐"고 물어봤다. "혼자 뛰는 것도 아니고 다 같이 하는 거니까,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 이겨내야한다"는 '정답'이 돌아왔다.

김민수의 올 시즌 활약은 눈부시다. 팀이 치른 138경기 중 절반이 넘는 73경기에 나가 74⅔이닝을 소화했다. 평균자책점은 1.93에 불과하고 피안타율은 0.217,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99로 이닝당 1명의 주자를 채 내보내지 않는 깔끔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주권, 박시영에 이은 3번째 필승조 투수로 여겨졌지만, 중반 이후로는 확고한 '1번' 필승조가 됐다. 확실히 이겨야할 경기, 리드를 지켜야할 경기에 등판해 마무리 김재윤에게 배턴을 넘겨주는 역할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김민수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이다. WAR은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로 통용되는데, KBO 공식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 기준 WAR이 3.15로 리그 15위(9월30일 기준)다. 이는 불펜투수 중 가장 높은 수치로, WAR로만 본다면 40세이브를 올린 LG 마무리 고우석(2.56)보다도 가치 있는 선수인 셈이다.

김민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 체인지업 그립을 바꿨는데 그게 나한테 잘 맞는 것 같다"면서 "그 전까지는 직구, 슬라이더 투피치였는데 구종 하나가 늘어나면서 마운드에서 좀 더 수월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2015년 입단한 김민수는 상무 입대 후 돌아온 뒤에도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19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8승5패 2세이브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이 4.96으로 경기력이 들쑥날쑥했고, 2020년엔 3승8패 평균자책점 6.10으로 더 부진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불펜투수로 자리를 잡았는데, 올 시즌 본격적으로 기량이 만개했다.

그는 "시즌 초반만 해도 타이트한 상황에 나가면 부담감이 컸는데, 자주 나가다보니 익숙해졌다"면서 "어떤 상황인지, 타석에 누가 있는 지는 신경 쓰지 않고 '어떻게 던져야겠다'만 생각하고 마운드에 오르다보니 잘 풀린 것 같다"며 웃었다.

실점을 하거나 승리를 지키지 못하는 등 아쉬운 경기를 했을 땐 최대한 빨리 잊으려한다고.

김민수는 "잘 했을 때는 숙소에 돌아가서도 그 경기를 반복해서 보곤 하는데, 못 했을 때는 아예 생각 안 하고 잔다"면서 "내가 못 했던 경기를 없었던 경기로 만들고 싶은 나만의 루틴"이라고 말했다.

KT 위즈 김민수와 포수 장성우. (KT 제공)
KT 위즈 김민수와 포수 장성우. (KT 제공)

올 시즌 시작할 때 김민수의 목표는 '15홀드'였다. 지난 시즌 11홀드였으니 그 보다 조금 더 나아가보자는 것이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다소 '소박'해보이는 목표이기도 했다.

김민수는 "생각보다 15홀드를 빨리해서 목표를 20홀드로 높였는데, 그것도 넘겼다"면서 "주변에서는 30홀드, 홀드왕 욕심 내보라는 말도 하지만, 20홀드를 넘긴 뒤로는 더 이상은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저 팀이 필요하면 언제든 나가고 싶은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그도 올 시즌 간절히 바라는 소망이 있다. 바로 '가을야구' 무대에 서는 것이다.

KT는 2020년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플레이오프를 치렀고, 지난해에는 페넌트레이스 우승 후 한국시리즈마저 제패했다. 하지만 김민수는 그 2년 동안 포스트시즌 경기엔 한 번도 나서지 못했다.

그는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는 포함됐지만 경기에 나가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면서 "어떤 상황이든 상관없으니 가을야구에 나가서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을 큰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생각해놓은 '꿈'도 있다. 김민수는 "우리 팀이 이기고 있을 때 마운드에 올라 상태 타자들 다 잡아내고 (김)재윤이형한테 연결해주고 싶다"면서 "기왕이면 세 번째 아웃카운트는 멋지게 삼진으로 잡아내고 싶다"며 미소지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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