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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의 한미일 해상훈련… "2017년 이전 수준으로 협력 복원"

30일 동해 공해상서 대잠 훈련 실시… 美 항모 첫 참가
北·中 반발 가능성… "국민적 공감대 고려했나" 비판도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2022-09-29 13:38 송고 | 2022-09-30 17:09 최종수정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2022.9.26/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2022.9.26/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한일관계 정상화' 방침까지 맞물리면서 한미일 3국의 안보 공조 또한 점차 강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와 미국 해군, 그리고 일본 해상자위대는 5년여 만에 해상 연합훈련을 재개하기로 했다.

해군은 "30일 동해 공해상에서 미국·일본 전력과 함께 대잠전 훈련을 실시한다"고 29일 밝혔다. 해군은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등 핵·미사일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능력 고도화 등 점증하는 북한의 잠수함 위협에 따른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며 이번 훈련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한미일 훈련엔 우리 해군 구축함 '문무대왕함'과 미 해군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및 순양함 '챈슬러스빌'·구축함 '배리', 그리고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아사히' 등이 함께할 예정이다. 훈련은 각국 참가전력이 가상의 적 잠수함을 탐색·식별·추적하면서 관련 정보를 상호 교환하는 등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미일 전력은 지난 2017년 4월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도 이 같은 방식의 연합 대잠훈련을 실시한 적이 있다. 당시 우리 해군은 구축함 '강감찬함'과 링스 대잠헬기 1대, 미 해군은 구축함 '맥캠벨'과 MH-60 대잠헬기 및 P-3 해상초계기 각 1대, 그리고 일본 해상자위대는 호위함 '사와기리'와 대잠헬기 1대를 연합훈련에 참가시켰다.

그 뒤 5년 만에 재개되는 이번 연합훈련엔 미 항모까지 참가하면서 그 규모가 훨씬 더 커지게 됐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는 이번 한미일 연합 대잠훈련 실시에 대해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한미일 군사협력을 2017년 이전 수준으로 복원해 나가겠다는 조치의 일환"이란 입장을 내놨다.

미일 양국은 2017년 5월~2022년 5월 문재인 정부 시기에도 우리 측에 3국 연합 해상훈련 실시를 제안한 적이 있다. 그러나 북한과의 대화·협력 등을 강조해온 문재인 정부에선 이를 매번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엔 2018년 10·11월 일본 전범기업들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배상 판결과 이듬해 7월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강화조치 발동에 따른 한일관계 악화도 한몫했다.

지난 6월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오른쪽) 간 한미일 3국 정상이 열리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6.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지난 6월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오른쪽) 간 한미일 3국 정상이 열리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6.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국방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일본과의 군사훈련에 대해선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신중한 검토를 추진해간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그러나 올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미동맹 및 한일관계 강화를 추구하면서 그 기조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한미일은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3국 국방장관 회담에서 미사일 경보훈련과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그 내용과 일정을 공개하기로 합의했고, 그 이행 차원에서 8월 미국 주도 다국적 해상합동훈련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을 계기로 '퍼시픽 드래곤' 훈련을 실시했다.

우리 군 당국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일본 초계기의 우리 해군함 위협비행 사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논란 등 풀지 못한 숙제가 많지만 "한반도 안보를 위해선 미국을 주축으로 하는 한미일 군사협력의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윤석열 정권이 북한의 위협에 압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물론 일본과도 필요한 안보협력은 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번 한미일 연합훈련은 시기가 문제였을 뿐 실행 자체는 예정돼 있다고 봐야 했다"고 설명했다.

한미는 지난 26일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동해상에서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엔 미군의 핵추진 잠수함 '애너폴리스'(SSN-760)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애너폴리스'의 한미연합훈련 참가가 이번 한미일 3국 연합 대잠훈련의 예고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5년 만의 한미일 연합훈련 실시에 따른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리 정부가 "일본과의 군사훈련 여부는 국민적 공감대를 고려해 결정하겠다"던 기존 입장을 충실히 따르지 않았단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식 발표 하루 전인 28일 한미일 연합훈련 계획을 페이스북을 통해 알리면서 "비록 예정된 훈련장소가 한국작전구역(KTO) 밖이긴 하지만 독도에서 불과 150여㎞ 떨어진 곳이다. 유사시 한반도 문제에 일본 해상자위대 개입을 허용하겠다는 것인지 윤석열 정부의 안보관에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도 이번 한미일 연합 훈련에 불만을 표출할 가능성이 있다.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경우 지난 16일 김진표 국회의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미국 주도의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 움직임에 불만을 표시했다. 중국군은 최근 한미연합 해상훈련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서해에서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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