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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론 커지는 코스피…"2000선 깨질수도·위험자산 매력 떨어져"

26일, 코스피 하루만에 3% 급락…개인투자자 '패닉셀'
증권가 "기업 이익 감소 땐 1920선…리스크 관리할 때"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2022-09-27 05:30 송고 | 2022-09-27 08:35 최종수정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69.06p(3.02%) 하락한 2,220.94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99p(5.07%) 하락한 692.37, 달러·원 환율은 22.0원 오른 1,431.3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2022.9.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69.06p(3.02%) 하락한 2,220.94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99p(5.07%) 하락한 692.37, 달러·원 환율은 22.0원 오른 1,431.3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2022.9.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국내 증시에 대한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주식시장이 하루만에 3% 넘게 하락하는 '검은 월요일' 공포에 빠지면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1900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강달러, 경기침체, 추가 긴축우려로 반등 동력이 부재한 만큼 추격 매수에 나설 시기는 아니라고 조언했다.
지난 2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02% 떨어지며 2220.94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2215.36까지 떨어졌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카카오 등은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최근 코스피지수 하락세는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진행된 지난주(9월 넷째주) 3.89% 하락한 데 이어 26일에는 하루 3% 넘게 빠졌다. 9월 한달 동안 7.36% 하락했다.

약세장에서 주식을 사들이고 반등 시 내다 팔며 차익을 실현하던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이날 개인은 코스피에서 2446억원, 코스닥에서 1907억원을 내다 팔며 '패닉셀' 양상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지속되면서 경기 침체로 기업의 실적이 하락해 주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115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짙어진 점도 주된 요인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기업들의 2023년 실적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하고 있는데, 내년 기업실적이 올해와 비슷하다는 가정 하에서는 코스피 적정 수준은 2100~2300포인트"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기업이익이 5~10% 감소하는 완만한 침체 가정에서는 코스피는 1920~2020포인트정도까지 밀릴 수 있다"며 지금보다 11~16% 하락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9월 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고통을 감내할 것'이라고 말한 데서 미루어 볼 때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 2022.9.22/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 2022.9.22/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의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2년 정기예금 금리가 3%대, 3년물 국채금리가 4%를 넘은 반면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2%대에 불과해 주식 대비 현금의 투자 수익률이 높다는 뜻이다.

허 연구원은 "미국 통화정책의 정점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분명해지기 전까지 현금 형태 자산에 비해 주식시장 등 위험자산의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최소한 단기 금리 상승세가 멈춰야 주식시장의 매력을 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국면에 코스피가 부진했던 전례를 고려할 때 추가 하락 가능성도 다분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26일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3고 지수는 9월 현재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며 "6월 저점(2270포인트)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은 시기"라고 진단했다.

실제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2215선까지 하락하며 연저점을 경신한 것은 물론이고 2020년 7월 27일(2203.48) 이후 2년 2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연구원은 "지수 상승은 기업 이익이 오를 때 이뤄지는데 올해 코스피 순이익은 170조원으로 전년대비(191조원) 11% 감소할 전망"이라며 "고객예탁금이 70조원에서 50조원으로 축소되는 등 유동성 유입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2003~2004년과 2013~2016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국면처럼 코스피는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며 "당시 기준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최저점은 0.79배로 현재 시점을 적용할 경우 예상 하단은 2100포인트"라고 설명했다.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4.9p(0.63%) 하락한 2,332.31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48p(0.46%) 내린 751.41, 달러·원 환율은 15.5원 오른 1,409.7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2022.9.2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4.9p(0.63%) 하락한 2,332.31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48p(0.46%) 내린 751.41, 달러·원 환율은 15.5원 오른 1,409.7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2022.9.2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경기 침체를 감수하더라도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상황에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경기충격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는 2023년 상반기까지 역성장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하락 추세에서 코스피 바닥은 2050선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증시 추가 하락 가능성이 다분한 만큼 보유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때 저가 매수에 나서는 '물타기 전략' 등 추격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단이 열렸고 (기업) 이익 추정치의 하향 조정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추가 하락 가능성도 높다"며 "당분간 경기방어주를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에 신경써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수 하락에 따라 코스피 밸류에이션도 낮아져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2배"라며 "밸류에이션은 낮아졌지만 최근 변동성을 고려하면 매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이어 "연준의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를 보기 전까지 반등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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